지난 2019년 말 중국 우한(武漢)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도해 한동안 실종됐던 중국의 시민기자 리쩌화(李澤華)가 중국을 탈출한 뒤 최근 워싱턴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CPJ)의 방문 요청을 받아 당시 직접 취재한 경험을 밝혔다.
- 우한 전염병 폭발, 진상을 파헤치려 나선 한 시민기자
2020년 초 우한에서 신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자 전 중국 중앙 방송국(CCTV)의 MC 리쩌화를 포함한 일부 독립 시민 기자들이 잇달아 우한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리 씨는 우한시 일부 주민을 인터뷰했는데, 이들은 코로나 19에 대한 진상을 전혀 알지 못했다. 또한 지역사회가 갑자기 봉쇄되고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1,200만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도시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의심되는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까지 들어갔다. 리쩌화는 이 모든 것을 인터넷에 공개해 중국 공산당을 격분시켰다.
2020년 2월 26일 생방송에서 보안요원이 그의 문을 두드렸고, 그의 채널은 거의 두 달 동안 폐쇄되었다. 리 씨는 경찰서로 끌려가 심문을 받고 '격리' 되었다가 결국 감독하에 풀려났다.
당시 인터뷰 경험을 돌이켜보며 리 씨는 중국이 압도적인 힘으로 그를 침묵시키기 전에 더 나은 준비와 더 나은 장비를 갖춰 100년에 한 번 있는 전염병에 대해 더 포괄적인 보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자의 본분을 다해 변화를 가져오기를 바라다
무엇이 그를 우한으로 불러들여 보도하게 했느냐는 질문에 리쩌화는 “기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싶었다. 나는 나를 기자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정작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이 역사적인 사건에 참여해야 한다’라는 신념이었음을 밝혔다.
리 씨는 당시 임무에서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유명 기자나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우한에 보다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은 상세한 기사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러나 “나 혼자 가기에는 장비•설비•자원이 한정돼 있다. 뉴스를 보여주고 사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리 씨는 “적어도, 나는 스스로 보도 과정을 마쳤고, 심지어 정보의 블랙홀 속에 혼자 있었다. 정보 수집에 최선을 다했는데… 사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나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가 중국의 현재 언론자유 상황을 어떻게 묘사하느냐고 묻자 리쩌화는 "자유도 언론도 없고 선전만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언론자유가 없는 중국에 개탄하다
리 씨는 “언론의 자유가 많을수록 우리의 바이러스 전염은 줄어든다. 이런 질병은 과학의 문제이다. 과학적 논의에서 정치적 요소를 삭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리 씨는 “내 생각에는… 중국이나 북한 같은 정권은 모든 일과 사건에 대한 정보가 짙은 안갯속에 있는 것 같아서 정부가 정보의 원천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며, 그래서 나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나왔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 그는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중국 당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사실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게 아쉽다.내가 더 잘 준비했다면 더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중국 출국이 허가된 것에 대해 리 씨는 솔직히 놀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관료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나를 석방한 후, 비밀경찰을 파견하여 한 달에 몇 번씩 수시로 나를 감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한 달에 한 번 우리 집에 와 부모님을 뵈러 온다. 그들은 당신의 네트워크, 가족,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귀국 기회 막막하지만 중국 변화 위해 힘쓸 것
리쩌화는 “내가 중국을 떠나기 전에는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막노동을 하면서 생계를 꾸리는 척했다. 경찰이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미친 사람인 양 행동했다. 예전처럼 완벽한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를 쓰기 시작했고, 내가 이미 능력을 잃은 것처럼 가장해 내가 영원히 출국하지 않을 것처럼 그들을 오도했다.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고 나서 항공권을 예매하고 세관을 통과해 나왔다”며,
앞으로 중국에 돌아갈 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 매우 슬프다. 참 어렵다. 내가 어떠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리들은 나를 위협했다. 전체주의, 독재주의는 나 같은 사람을 돌아가지 못하게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의 계획에 대해서는 “로체스터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를 막 졸업했다. 인공지능 실험실에서 일하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려고 한다. 박사 과정을 신청해 볼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전에 했던 것처럼 실제적인 방식으로 미래에 기여하고 싶다. 디지털 전체주의에 대항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徐承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