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족 출신 타이완 문학 거장인 리차오(李喬)는 1959년 처녀작 〈술꾼의 고백(酒徒的自述)〉이란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타이완 문단에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무려 200편이 넘는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발표했는데 그중 평단과 대중에게 가장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은 《한야삼부작(寒夜三部曲)》입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타이완 문학대상 중의 하나인 우산롄(吳三連)문예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소설의 대가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도 했습니다. 《한야삼부작》은 나중에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됐으며, 드라마로 만들어기도 했습니다.
《한야삼부작》은 <한야(寒夜)>, <황촌(荒村)>, <고등(孤燈)> 등 3편의 장편소설로 구성된 대하소설(大河小說)로 리차오의 고향인 먀오리(苗栗)현 판자이린(蕃仔林)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청나라 말기부터 일치시대 말기까지 50여년 동안 타이완인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대하소설이 무엇이냐면 처음으로 이 명칭을 사용한 프랑스 작가인 앙드레 모루아의 정의에 따르면 "내용의 줄거리 전개가 완만하고, 등장인물이 잡다하며, 사건이 연속·중첩되어 마치 대하(大河)의 흐름과 같은 장편소설"입니다. 타이완 대하소설의 특징은 3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의 운명과 사회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역사와 사회에 대한 동정이나 비판 정신을 가진 것입니다. 나머지 특징은 타이완 역사를 집중적으로 묘사하여 역사적과 교육적 의미를 갖춘 것입니다.
《한야삼부작》의 첫번째 소설인 <한야>는 청나라 말기부터 일치시대 초기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펑(彭)씨 가족이 판자이린을 개간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펑씨 가족의 지도자인 펑아챵(彭阿強)은 화창(火槍)을 가진 남자 류아한(劉阿漢)의 보호 하에 가족을 이끌고 원주민 세력 범위 안에 있는 판자이린에 도착해 거기를 개척하여 정착하게 됩니다. 자연재해와 원주민의 머리사냥 풍습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드디어 좀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데 정부의 토지정책으로 인해 토지소유권을 잃게 됩니다. 땅을 잃고 싶어하지 않아서 지주의 목을 물어 죽인 펑아챵도 스스로 자살합니다. 얼마 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의 패배로 타이완이 일본에 할양됩니다…
삼부작의 두번째 작품인 <황촌>은 일치시대 중기를 배경으로 하여 <한야>에서 이미 나왔던 역할 류아한과 그의 아들 류밍딩(劉明鼎)이 항일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를 묘사합니다. 류아한은 소유땅을 일본 식민지 정부에 빼앗긴 농민들을 위해 정부에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류아한의 아들 류밍딩은 아버지와 함께 항일운동을 하다가 사회게급과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는 정치적 입장을 가진 조직인 타이완문화협회(台灣文化協會)에 참여해 무력으로 식민 정권을 뒤집으려고 하는데 두 사람이 모두 실패합니다. 류아한은 고문을 받을 때 독침을 맞아서 경찰소에 나온 지 7일 후 사망하고, 류밍딩은 감옥 안에서 병사합니다.
삼부작의 최종편인 <고등>은 일치시대 말기의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전쟁 기간 동안 물자 통제와 식량 부족으로 인한 판자이린 주민들의 고단한 삶과 일본 패해 후 강제징용된 타이완 청년들이 남양군도에서 타이완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리차오는 문학 창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자신이 가장 사랑하거나 익숙하거나 삶과 가장 관련 있는 것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생명관과 역사관을 나타내는 포부를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한야삼부작》은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한야>는 리차오의 조부모와 부모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황촌>은 장년기의 부모의 이야기를, <고등>은 마을 사람들의 실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소설에서 묘사된 산촌에서의 가난한 삶은 리차오가 자신이 판자이린에서 자란 기억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이렇게 《한야삼부작》은 작가의 개인 경험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타이완의 전반적인 역사적 운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대하소설로 여겨집니다.
또, 《한야삼부작》은 리차오의 핵심 사상인 ‘반항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는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반항’은 그의 전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사유입니다. 우리는 면역체계로 바이러스의 공격에 ‘반항’하고, 의지력으로 탐욕과 비겁함에 ‘반항’하고, 존엄과 생존을 위해 사회의 부조리 및 불의와 정부의 압박에 ‘반항’하고… 그는 반항은 존재의 역량이며 계속 존재하기 위해 하는 하나의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야삼부작》, 특히 <한야>와 <황촌>은 바로 타이완인이 토지를 약탈자에게 빼앗기지 않고 계속 토지에 의존하여 살아갈 수 있기 위해 반항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묘사해서 그의 문학관, 인생관, 가치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 중의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비록 《한야삼부작》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허구적 요소도 지니지만 일치시대 타이완들이 정부, 기업, 지주로부터 억압과 착취를 받았던 역사적 사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타이완의 역사, 민족, 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해서 문학적 뿐만 아니라, 역사적과 사회적으로도 가치가 굉장히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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