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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韓臺 MZ세대들의 새로운 교류의 장이 되다

  • 2024.11.20

2009년, 대학교 3학년이던 제가 타이완, 타이베이의 한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간다고 알리자 친구들은 의아해했습니다. “타이완이 어딘데?” “아, 거기 동남아 중에 하나?” “태국인가? 대만인가?” 타이완이 대만인지 태국인지조차 헷갈려하던 지인들에게 저는 “태국이 아니라 대만! 옛날에 우리 교과서에서 배웠잖아,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인 그 대만”이라고 몇 번을 설명했는지 모릅니다. 그러자 이내 “거기에 교환학생을 왜 가?”라는 질문이 들어왔고, 저는 또 다시 해명아닌 해명을 하기 바빴었죠. 영미권이나 서유럽 국가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가면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데 반해, 타이완으로의 교환학생을 선택한 저는 본의아니게 이사람 저사람에게 설명과 해명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 정도로 대만, 타이완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타이완을 단번에 알린 한국의 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바로 2013년 여름에 방영된 tvN 예능, ‘꽃보다 할배: 대만편’.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연륜있는 배우들과 이들을 이끄는 여행가이드가 된 배우 이서진과 조력자 소녀시대의 써니가 함께 프랑스와 스위스에 이어 타이완을 찾았는데요. 이 예능 프로에서 다섯 명의 배우가 30도가 웃도는 더운 여름 날씨를 무릅쓰고 거쳐간 타이베이와 신베이의 주요 관광지들이 한국인들에게 각인되면서, 적어도 젊은 사람들에게 타이완이 태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상식(?)이 보편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예능 ‘꽃보다 할배’는 2012년까지 KBS에서 1박2일 등 예능을 제작하던 나영석 피디가 tvN으로 이적해 만든 첫 번째 예능입니다. 지금은 한국의 국민 예능을 넘어 전세계적인 예능 제작자가 된 나영석PD(이하 나피디)의 질주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프로가 바로 ‘꽃보다 할배’였죠. 

나피디와 타이완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 2024년 11월 그가 다시 타이베이를 찾았습니다! 

‘뿅뿅 지구오락실’의 ‘토롱이’ 타이베이에 상륙하다!

타이완 주최사 야수국(野獸國)은 지난 10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나피디의 최근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처음 등장한 ‘토롱이’의 첫 해외 팝업 스토어가 타이베이 브리즈 남산 백화점(微風南山, Breeze Nanshan) 2층에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2022년 한국의 국민 프로듀서 나영석이 만들고 한국의 차세대 MZ세대를 대표하는 이은지, 미미, 안유진, 이영지가 출연한  '뿅뿅 지구오락실'은 방송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 예능 프로에는 네 명의 실존인물 외에 한 가상의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바로 ‘토롱이’. 현실에서의 ‘토롱이’의 모습은 한 남성 스태프가 토끼의 탈을 쓴 것에 불과했지만, 그의 역할은 글로벌 예능 프로의 세계관과 그로부터 파생된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나피디의 최신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토롱이’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낯선 존재일텐데요. 본명이 ‘옥 암스트롱인’인 ‘토롱이’는 달 뒷면에 있는 옥황상제 직영 휴게소 내 점포인 '우주떡집'의 하나뿐인 직원이자 전속모델이라는 설정의 캐릭터입니다. 사람이 아닌 캐릭터이지만, 가상 설정의 세계관에서 존재감을 내뿜은 토롱이는 인스타 21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이죠. 

‘토롱이’가 타이완을 첫 해외 팝업스토어 무대로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타이완 팬들은 상당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는 꼭 잡고 말거야!”, "기대 기대 기대 기대 너무너무 기대 됨!” "티셔츠 굿즈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재고 꽉 차게 부탁해" 등 타이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예능 프로에서 등장한 한 가상의 캐릭터가 마치 아이돌과 같이 티셔츠, 피규어, 인형 등 다양한 굿즈(아이템)들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1개월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함으로써 현지 팬들의 밀도 높은 참여를 끌어내죠. 새로운 세계관, 가상의 캐릭터, 그리고 팝업스토어를 통한 굿즈 판매 등,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방식의 거래와 문화가 한국의 제작자와 타이베이라는 메트로폴리스가 만나 실현된 것이죠. 

나PD의 타이베이 방문기 

타이완의 창조적인 컨텐츠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데 앞장서는 문책원(文化內容策進院, Taiwan Creative Content Agency)에서 지난 8일 주최한 ‘2024 창의콘텐츠대회(創意內容大會, TCCF)’에 한국의 나피디가 참석했습니다. 마침 그의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의 ‘토롱이’ 첫 해외 팝업스토어를 타이베이에서 오픈한 시기와 맞물립니다. 나피디는 KBS에서의 ‘1박2일’부터 tvN으로 넘어온 뒤 제작한 ‘꽃보다 할배’,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등 한국의 여러 연예인들과 호흡을 맞추며 예능을 제작한 후기와 한국의 유능한 예능 제작자들이 어떻게 전 세계가 열광하는 콘텐츠를 만드는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나피디는 특히 ‘MZ세대’와의 관계와 호흡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1976년생으로 올해로 48살인 그는 실제로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출연자였던 MZ세대 여자 연예인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그들을 찬찬히 이해해가며 세대 차이를 좁혀나가는 모습을 여러번 보여준 바 있는데요. 그는 이은지, 미미, 안유진, 이영지 이 넷이 언제 가장 매력적일까 고민한 결과, 마침 세 명이 가수라는 점을 고려해 마치 이들만의 ‘24시간 음악방송’이란 장을 펼쳐주면 좋을 것 같아서 여행을 하면서 게임을 통해 다양한 춤을 선보이고, 그 과정에서 협력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풀어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무대에서는 패기넘치는 이영지도, 20대 초반의 어린나이에 글로벌 스타가 된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도 그의 예능 속에서는 수줍어도 하고, 실수도 하는 20대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시청자들도 이에 공감하는 것이 자신의 예능 프로가 가진 핵심적 가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타이완이나 우리 아시아인들은 가족, 친구, 내가 속한 공동체를 중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선하게 대하고 따뜻하게 해주기를 원한다는 공통된 가치관이 있기 때문에 착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무언가를 해내고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자신의 예능 프로가 타이완 사람들이 지향하는 삶과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했죠.

타이베이, 韓臺 MZ세대들의 새로운 교류의 장이 되다

타이완과 한국, 한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지금도 여전히 성장 중입니다. 

국가와 정부가 주관하던 과거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방송제작자, 시청자, 시민, 네티즌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세밀하고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싱그러운 두 나라 MZ세대들의 새로운 세계관과 이를 이끌어주는 기성세대들의 연륜이 함께 녹아있습니다.    

제가 처음 타이베이를 찾았던 2009년에서 15년이 지난 2024년. 먹방을 대표하는 유튜버 쯔양과 히밥, 개그맨 박명수와 개그우먼 김숙, 유명 셰프 이연복과 정지선 등 올해에만 수 많은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이 타이베이를 찾고 있습니다. 이제 젊은 세대 한국인들에게도 타이베이는 타이완인지 태국인지 헷갈려했던 15년 전의 흐릿한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누군가에게는 ‘맛집의 성지’로, 누군가에게는 나를 재점검하는 ’휴식의 공간‘으로,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능동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기 위한 ‘글로벌 예능의 장소’로 새롭게 각인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과거의 타이베이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으며, 현재의 타이베이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나요? 엔딩곡으로는 세련된 타이베이의 도시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타이완 인디밴드 선셋롤러코스터(落日飛車)의 ‘소뭄 보눔(summum bonum)’을 띄워드립니다. 

참! 타이베이 브리즈 난산에서 한창 진행중인 ‘뿅뿅 지구오락실’ 팝업스토어는 오는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혹시 방문을 원한다면 이번 주 내로 신이취에 소재해 있는 브리즈 난산을 꼭 방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편안한 밤 되시고요. 지금까지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의 서승임이었습니다. 

 

원고/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진행/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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