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오스트리아 출신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1년 내내 브루크너의 음악을 들려주는 콘서트나 전시 등이 열리고 있고, 한국에서도 여러 교향악단에서 그를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월에는 부천 필하모닉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연주했고요, 매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에서도 교향곡 4번과 7번을 제주시립과 인천시립기 각각 연주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향이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하니 클래식 애호가, 특히 후기 낭만 교향곡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Taipei Symphony Orchestra TSO)도 올해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말부터 6월까지 브루크너 교향곡 공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1969년 창단되어 올해로 55주년을 맞이한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은 타이베이를 넘어 타이완을 대표하는 실력파 교향악단입니다. 1979년부터 ‘타이베이시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해 타이완에서는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오페라 등, 대형 음악 공연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루마니아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 러시아 출신 이스라엘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첼리스트 요요마, 러시아 첼로 연주자 므스티슬라프 로스토포비치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꾸준히 협연하고 있습니다.
현재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는 국제 지휘계의 거장 엘리아후 인발(Eliahu Inbal)입니다. 1936년생으로 올해로 88살이 된 이스라엘 출신의 엘리아후는 1965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데뷔한 후,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수석 지휘자, 베니스 페니체 극장 상임지휘자,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거쳐 2023부터 타이베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입니다. 엘라아후는 특히 말러, 쇼스타코비치, 브루크너 등 후기 낭만시기의 교향곡 해석과 지휘에 가장 권위있는 지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안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은 엘리아후 인발의 지휘 아래 4월 26일을 시작으로 6월 14일까지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부터 7번까지 총 네 곡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4월 28일 타이베이 국가음악청에서는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피오트르 안데르셰프스키(Piotr Anderszewski) 의 연주로 바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 후, 2부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중 유일하게 표제가 붙은 4번 교향곡 “낭만”을 연주함. 교향곡 4번은 총 11곡의 브루크너 교향곡 중 가장 밝은 멜로디와 하모니로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실제로 중세 기사들이 사냥을 위해 힘차게 말을 채찍질하는 이야기와 신화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일종의 교향시와 같은 4번 교향곡은 브루크너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입니다.
5월 18일에는 2021년 비전공자 출신 최초의 쇼팽 국제 콩쿨 준결승 진출자로 “피아노 잘 치는 공대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일본 피아니스트 하야토 스미노와 함께 쇼팽의 피아노 콘체르토 1번을 선보인 후, 2부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선보였습니다. 교향곡 7번을 작곡할 당시 브루크너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바그너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이 곡을 한없이 무겁게 표현했는데요. 특히 느린 악장의 베이스에서 흘러나오는 파트는 바그너에 대한 경의를 표현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총 11곡의 교향곡 중 후기 작품에 속하는 7번 교향곡은 신실한 가톨릭 신자인 자신의 종교적 정서를 기반으로 풍부한 화성과 켜켜이 쌓아올린 음색의 화려함을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번주 일요일인 5월 26일에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과 함께 파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일본 태생 피아니스트 모모 코아마의 모차르트 피아토 협주곡 21번도 함께 즐길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6월에는 브루크너 교향곡 6번으로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공연 시리즈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 발매한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 창단 55주년 앨범에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선보이지 않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을 넣어, 그의 탄생 200주년 축하의 의미를 담기도 했는데요. 엔딩곡으로는 브루크너 교향곡 3번 D 단조의 1악장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 창립 55주년 기념 앨범 표지. - 사진: TSO 제공
비교적 알려진 4번이나 7번 교향곡에 비해 연주가 자주 되지는 않는 3번은 ‘바그너 교향곡’이란 별칭이 붙은 브루크너의 다섯 번째 교향곡입니다. 작곡 도중에 자신이 동경하는 작곡가 바그너를 처음 만나 자신이 작곡 중인 3번 교향곡을 바그너에게 직접 보여주며 그에게 헌정하기도 했다는데요. 그만큼 이 곡을 쓴 초기에는 바그너 음악에서 차용한 인용구도 여럿 있었으나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대부분 제거해, 1877년 최종 개정판을 자신의 지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고 합니다. 바그너와의 연관성으로 이 곡의 1악장 첫머리는 나치 독일의 정치 집회장에서 개회를 알리는 팡파르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는군요.
오스트리아 출신 후기 낭만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타이베이시립교향악단에서 준비한 공연과 앨범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음악 감상하시면서 오늘 하루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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