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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문학의 시조' - 위리화

  • 2022.10.07
포르모사 문학관
'유학생문학의 시조' 위리화(於梨華) - 사진: '북미중국어작가협회(北美華文作家協會)' 사이트 페이지 캡쳐

21세기 최악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래 현재까지 2년 10개월 동안 이미 전 세계에서 최소 1000만명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특히 평소에 텔리비전이나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었 유명인들의 사망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정말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포르모사문학관 시간에서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작가는 바로 2020년 4월 코로나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유학생문학의 비조’위리화(於梨華, 어리화)입니다.

1949년 전후 수십 만명의 중국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에 왔습니다. 그들은 본토를 수복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채 국민의 사상 통제를 위한 국민당 정권의 강압적인 통치를 겪으면서 낯선 땅에 힘겹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깨달았습니다. 본토수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슬픔, 낯선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고압정책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을 더 이상 겪기 싫어서 많은 젊은이들이 잇따라 이 폐쇄적인 섬 타이완을 떠나 자유의 나라인 미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살면서 직면한 문화 충격과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외로움을 겪는 상황, 고향에 대한 향수 등 감정을 글쓰기로 기록했는데 이 문학 작품들이‘유학생문학’으로 통칭됐습니다. ‘유학생문학’의 등장으로 미국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상이 국내로 유입되어 당시 타이완 학생들과 타이완 문학계 및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타이완에서 큰 영향력을 선사했던 이 ‘유학생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는 바로 오늘 포르모사문학관의 주인공 위리화입니다.

위리화는 1931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947년에 타이완 타이중의 한 공장으로 전근된 아버지를 따라 타이완으로 와 타이중 여자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위리화는 고등학교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그녀의 첫번째 글은 중국 현대문학가 션총원(沈從文)의 대표 중편소설 <변경도시(邊城)>에 대한 평론문입니다. 194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립 타이완대학교에 진학했으며, 대학 4년 동안 《문학잡지(文學雜誌)》, 《현대문학(現代文學)》 등 당시 주요 문학간행물들에 여러 편 소설을 실었습니다. 1953년에 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가서 정착했습니다. 

1963년에 위리화는 첫 장편소설 《칭허로 돌아가길 꿈꾸다(夢回青河)》를 출간하여 큰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소설은 1937년 중국 ‘칠칠사변(七七事變)’ 발발 전후 한 중국 대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며 전통적 가족제도가 여성에게 가하는 고통을 드러냈습니다. 이 소설은 1963년 출판 이후 여섯 차례나 재판됐을 뿐만 아니라 타이완 라디오 방송국에서 방송됐고, 심지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1966년에는 위리화는 《다시 종려나무를 보다(又見棕櫚 . 又見棕櫚)》라는 장편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이 소설은 그녀의 대표작이며 이 작품으로 1967년에 ‘타이완쟈신(嘉新)문학상’소설 부문에서 수상했고, 1999년에 《아주주간(亞洲周刊)》이 선정한‘20세기 100대 중국어 소설’에 올랐습니다. 타이완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주인공의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당시 이주민의 신분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뿌리가 깊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종려나무를 보면서 탄식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당시 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공부하며 비소속감과 고독감을 느끼던 타이완 유학생들의 처지를 암시했습니다.    

《칭허로 돌아가길 꿈꾸다》와 《다시 종려나무를 보다》의 성공으로 위리화는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미국 유학 경험과 이민으로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활약한 문학창작 활동을 펼치며 근 60년의 작가 인생에서 30권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러한 소재의 문학작품을 쓴 최초의 작가라서 ‘유학생문학의 비조’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한편 유학생문학 외에도, 위리화는 후기에는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 그리고 전통에서 벗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용기 등 여성 관련 이슈를 다룬 작품 창작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위리화는 ‘유학생문학’이란 새로운 문학 장르의 개척자로서 타이완 문학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헤아리기도 어려울 지경인데요.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문학적인 공헌이 타이완인들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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