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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 신선들의 싸움 이야기 - 괴기소설 <소봉신>

  • 2022.04.15
포르모사 문학관
타이완 괴기소설《소봉신(小封神)》만화판 - 사진: 타이난 의향(台南意向)

오늘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것은 타이난(台南) 출신 문학가이자, 정치가, 만화가, 작사가인 쉬빙딩(許丙丁)의 대표작 《소봉신(小封神)》이란 소설입니다. 저는 3주 전의 금요일(3/25)의 포르모사문학관 시간에서 생전에 다양한 분야에서 넘나들었던 타이완 문인 쉬빙딩에 대해서 소개를 해봤습니다. 당시에도 그의 유명 작품 《소봉신》을 조금 언급했는데 오늘은 더욱 자세하게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소봉신》은 중국 괴기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의 요소를 타이난 현지의 민간신앙 전설과 결합하여 만든 24회의 장회소설로 마주여신, 나타, 손오공 등 신선들이 법술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쉬빙딩은 소설에서 신선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연애를 하거나, 재물을 탐내는 등 인간적인 성격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미신을 깨며 부조리한 사회현상을 풍자하기도 했습니다. 《소봉신》은 민남어(타이완말)로 쓰여졌으며 일제시대 1931년부터 1932년까지 1년 동안 문학잡지 ‘369소보(三六九小報)’에 연재됐습니다. 당시 쉬빙딩은 스스로 이 소설을 ‘골계동화(滑稽童話)’로 정의했습니다.

쉬빙딩은 어렸을 때부터 타이완의 역사 및 문화 수도인 타이난에서 자라면서 ‘민간신앙 전설’ 을 많이 접했습니다. 당시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집 근처의 사찰에 가서 설서인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대대로 전해내려온 역사 이야기와 민간 전설들은 설서인의 화려한 설명에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쉬빙딩의 머리 속에 남아 그의 문학 및 예술 창작에 튼튼한 기반이 되어 주었습니다.

《소봉신》의 이야기는 타이난에 위치한 ‘소상제(小上帝)’묘에서 시작됩니다. 소상제묘의 주신인 소상제야(小上帝爺)는 사원의 향화(香火) 부족으로 인해 돈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는 두 명의 부하가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자기의 통천관(通天冠)을 벗고 두 명 부하에게 통천관을 저당잡히도록 합니다. 두 명 부하는 통천관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받아 쌀을 구매하러 가다가 마주묘 앞에서 도박하고 있는 마주의 시종 천리안(千里眼)과 순풍이(順風耳)를 우연히 만납니다. 두 명 부하는 돈을 벌고 싶어서 도박판에 끼는데 모든 돈을 탕진하게 됩니다. 그들은 소상제야에게 혼날까 봐 도박 행위를 숨기고 통천관은 천리안에게 빼앗겼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이를 듣고 분노한 소상제야는 천리안을 찾으러 갈 때 시험의 신인 괴성야(魁星爺)를 우연히 만나 그를 천리안으로 오해해서 괴성야를 잡고 소상제묘에 매달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합나다. 이에 불만한 신선들이 괴성야를 구하려고 소상제묘를 찾아왔지만 소상제야는 괴성야를 놓아주기를 거절합니다. 이에 괴성야를 구하고 싶어하는 신선들과 소상제야 진영의 신선들이 싸우기 시작합니다…

《소봉신》 속의 신선들은 그냥 신선이 아니라 우리 인간처럼 화도 내고 거짓말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의 신에 대한 거리감을 줄일 뿐만 아니라 타이완 민속신앙의 활발함과 자유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쉬빙딩은 또한 신선들이 싸우는 과정과 그들의 교류 및 대화를 통해 사람의 과도한 맹신과 삐뚤어진 가치관,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들을 비판하고 고발했습니다.

《소봉신》 제5회에서 쉬빙딩은 나타(哪吒)태자가 자전거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는 이야기를 통해 ‘미신’에 대한 ‘불찬성’의 뜻을 표현했습니다. 나타는 소상제야를 도우려고 풍화륜(風火輪)을 타고 인간 세상에 내려오는데 그날 마침 태아난에서 자전거대회가 거행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건거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나타는 ‘나처럼 풍화륜을 타는 인간이 천만 명이 있다니 …’라고 하면서 하늘로 돌아갑니다. 쉬빙딩은 나타처럼 용맹하고 대단한 신이라도 인간 세상의 발달한 과학 기술에 부딪히게 되면 두려움을 느껴 도망갈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신의 관위를 약화시키고 미신을 타파하려고 했습니다.

또, 쉬빙딩은 제천대성 손오공(齊天大聖孫悟空)과 나타의 아버지 탁탑천왕 이정(托塔天王李靖)의 대화를 통해 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이 당선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쓰는 현상을 풍자했습니다. 소설에서 제천대성의 ‘대성(大聖)’의 중국어 발음이 크게 이긴다를 뜻하는 ‘대승(大勝)’의 중국어 발음과 비슷해서 선거 때마다 선거인들은 손오공묘를 찾아가서 기도를 하는데 이로 인해 손오공은 쉬지 못해 매우 피곤합니다. 이를 알게 된 이정은 손오공에게“천계의 선거는 인간계 선거보다 훨씬 더 비열합니다. 천계에서 조상에게 대량의 재산을 물려받아 돈을 물 쓰듯 하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른바‘맥주 의원’, ‘ 돼지고기 의원’, ‘담배 의원’이 이렇게 많은 것이죠”라고 말하는데 쉬빙딩은 소설에서 이런 일은 천계에서만 발생하는 일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현실을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사회에서는 정치인들이 당선되기 위해 맥주와 돼지고기, 담배, 현금 등 뇌물을 쓰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봉신》은 그저 재미는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현상도 반영해서 일반 괴기소설보다 문학적 가치가 훨씬 높다고 평가받았습니다. 또 《소봉신》은 나중에도 만화, 영화, 포대희(布袋戲), 무용, 퍼즐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로 이용됐는데 이를 통해 그의 오락적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소봉신》은 90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 많이 연구되고 토론되는 문학작품이라서 오늘은 이렇게 소개해봤는데요. 즐겁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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