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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와 최초로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한 작가 - 리친펑

  • 2021.07.23
포르모사 문학관
타이와 최초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을 한 작가 리친펑(李琴峰) - 사진:CNA

여성 작가 리친펑(李琴峰)은 타이와 최초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을 한 작가입니다. 리친펑은 필명이고 본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리(李)’자는‘사중삼리(詞中三李)’라는 단어에서 딴 것입니다. ‘사중삼리’는 중국 당대에 발생해서 송나라에 유행하던 문학 장르 사(詞)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3명 문인 이태백(李白), 이청조(李清照),이옥(李煜)을 뜻합니다.‘친(琴)’자는 일본어로 코토(Koto)라고 발음하는데 린친펑이 아주 좋아하는 글자입니다. 그리고 ‘펑’자는 청말 민국초에 활동한 학자 왕궈웨이(王國維)의 〈완계사(浣溪沙)〉라는 제목의 사에서 나온 구절 " 높은 봉우리에 올라 밝은 달을 엿보려다. 우연히 천안이 뜨여 속세를 엿보니. 가련한 내 자신도 속세의 인간이로구나. (試上高峰窺皓月,偶開天眼覷紅塵,可憐身是眼中人)”에서 딴 것입니다. 

리친펑은 중학교 2학년 때 《포켓몬》, 《명탐정 코난》 등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이름과 노래 가사 공부부터 스스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또한 중국어로 문학 창작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타이완 최고의 대학 국립타이완대학에서 중국어와 일본어 복수전공을 마친 후 2013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명문 사립 대학 와세다 대학교 일본어 교육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일본 회사에서 일하면서 문학 창작을 합니다. 리친펑은 일본에 가고 싶어한 이유는 일본어를 좋아하는 것 외에 동성애자로서 타이완에서 각종 폭력을 당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일본으로 ‘도망갔다’고 글을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동성애자로서 린칭펑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데뷔작 《혼자춤(独り舞)》은 2017년 일본 가장 유명한 신인문학상 중 하나인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고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일본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이 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리친펑은 이 작품에서 자살, 성폭행, 정신질병, 동성애 등 이슈를 다뤘을 뿐만 아니라 921대지진, 해바라기 학생 운동 등 타이완 중요 사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혼자춤(独り舞)》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성취향 때문에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여성 동성애자 자오잉메이(趙迎梅)는 초등학교 때 짝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었으나 졸업한 후 성폭력을 당해서 매일 불안감과 슬픔, 두려움에 시달립니다. 과거에서 도망치려고 자오잉메이는 이름을 바꾸고 일본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이름과 고향을 포기하고 타국으로 떠났지만 마음의 상처는 깨어나도 그치지 않는 악몽처럼 그를 계속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수상 소식이 공포된 지 1주에 학원 교사가 여학생을 유혹하여 강간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타이완 소설 《방스치의 첫사랑 낙원 (房思琪的初戀樂園)》의 저작자 린이한(林奕含)이 자살했습니다. 이것은 타이완에서 큰 소동을 일으켰고 일본 언론도 이와 관련해 보도를 했습니다. 이 소설이 처음 발매됐을 때도 마침 성폭력, 성추행에 대한 미투(me too)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을 때였는데 이렇게 《혼자춤》은 우연히 사회적 풍조를 타고 핫한 이슈와 관련된 문학 기록이 됐습니다.

2019년 발표한 《카운트다운 종료 5초 전의 초승달 (倒數五秒月牙)》 은 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카운트다운 종료 5초 전의 초승달》은 리친펑이 2018년 한 친구와 도쿄에서 다시 만났던 것에 발상하여 작성했습니다. 소설은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 타이완 여성 동성애자는 한시의 형식으로 연애편지를 쓰고 좋아하는 친구와 곧 헤어지기 전 5초에 편지를 줄까 말까 고민하는 이야기를 묘사합니다. 

이번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소설 《피안화가 피는 섬(彼岸花盛開之島)》은 판타지 요소를 담은 순수문학 소설로 앞의 작품들과 달리 확실한 시간과 장소 설정이 없는 완전한 허구적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일본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한 섬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섬은 타이완과 일본 문화가 융합된 것이며 최고 지도자는 여성이고 종교 활동과 정치적 사무, 역사 편찬 등 일도 모두 여자가 담당하며 심지어 여성만 배울 수 있는 언어도 있습니다. 

리친펑은 이 소설을 통해 역사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수천년 이래 우리의 역사는 남자의 시각과 의사로 기록되고 해석돼왔는데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현재에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유와 논리, 과학 지식, 정치 체제, 의식 형태 모두 남자가 세우고 구성한 것이라 여자가 주도하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피안화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마취제로 만들 수 있고 가공해서 독물로 만들 수 있기도 하는데 리친펑은 이를 통해 소설 속의 섬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했습니다. 그중 소설에서 그 섬의 남성은 종교와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어두운 면이라고 리친펑이 설명했습니다. 

리친펑 소설의 주인공은 타향인, 여성 동성애자, 중대한 상처를 입은 피해자 등 신분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은데요. 그들은 선택하지 못하는 가족에서 도망치고 바꾸지 못하는 사회 가치에서 도망치고, 지우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과거에서 도망쳐서 최종에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햇빛을 행해 열심히 삽니다. 리친펑처럼.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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