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에는 외모와 연기를 겸비한 배우도 많지만, 외모보다는 연기력과 개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는 또한 드물지 않습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졌으며 선역과 악역을 거리낌없이 넘나드는 남자 배우 좡카이쉰(莊凱勛)은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1981년 장화현(彰化縣)에서 태어난 좡카이쉰은 국립타이베이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이며 풍부하고 튼튼한 뮤지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20살 때에 정원탕(鄭文堂) 감독에게 발탁돼 연예계에 진출했으며, 대학교 3학년 때에 인생 첫 드라마 《달리는 종관선(奔馳的縱貫線)》에 출연했고, 그 이후에는 수십 편의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을 성실하게 연기하며 이제는 변화무쌍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작품의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이든 다 멋지게 소화할 수 있는 좡카이쉰은 단순히 선한 역할보다는 절대적으로 착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도덕적 회색지대에 사는 작은 인물이나 사회의 아웃사이더를 연기하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선한 역할이 아니어도 관객으로 하여금 그 역할의 매력을 느끼게 하고, 그 역할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연기’입니다. 이어서 좡카이쉰의 대표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5년 드라마 《달리는 종관선》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후 좡카이쉰은 5년 간의 무명생활을 하다가 2011년에 그의 은사인 정원탕 감독이 연출을 담당한 미니 드라마 《브레이킹 프리(破浪而出, Breaking Free)》에 출연하고 타이완 최고 권위의 방송시상식인 금종장(金鐘獎) 후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좡카이쉰은 이 드라마에서 마약사범으로 입되고 출소 후 남자주인공과 함께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전과자 아슈(阿修) 역을 맡았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 복귀에 수많은 어려움과 좌절을 겪는 전과자의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45회 금종장 미니시리즈•텔레비전영화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습니다.

좡카이쉰(좌)은 드라마 《브레이킹 프리(破浪而出, Breaking Free)》에서 마약사범으로 입감되고 출소 후 남자주인공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전과자를 연기했다. - 사진: 다아이 텔레비전(大愛電視) 사이트 페이지 캡쳐
2012년에 좡카이쉰은 영화 《철새가 오는 계절(候鳥來的季節)》에 출연하고 처음으로 타이완 대표 영화시상식인 금마장(金馬獎) 후보에 오르며 배우로서의 실력을 또 한번 인정받았습니다. 《철새가 오는 계절》은 철새의 습성 및 대자연과의 상호작용에 빗대어 각각 도시와 농촌에 사는 두 형제의 삶과 우여곡절을 묘사합니다. 좡카이쉰은 이 영화에서 오랫동안 형과 불화를 겪는 굴 양식업자를 연기했는데, 그는 캐릭터 설정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피부를 태우고 발을 했을 뿐만 아니라, 굴 양식업자의 하루를 체험하기 위해 굴 양식장에 가서 직접 일해 보기도 했습니다.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있는 연기 태도와 생계 유지에 바쁘며 삶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굴 양식업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걸출한 연기력으로 시청자와 평론가들의 일치된 호평을 받으며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금마장 남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고, 타이완 최대 규모의 연예 기획사 캣워크(凱渥, CatWalk) 관계자의 눈에 들어 캣워크의 소속 배우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 좡카이쉰은 《집에 돌아가는 길(回家路上)》와 《나들이(出遊)》두 편으로 제50회 금종장 미니시리즈•텔레비전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에 도전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로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딸과 소통 문제를 가진 동성애자 싱글아버지가 인터넷 친구를 만나러 혼자 타이베이에 올라간 딸과 함께 인터넷 친구의 가족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서로 비밀을 공유하며 부녀관계를 회복하게 되는이야기입니다. 좡카이쉰은 극중에서 딸을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그 애정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모르는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자신의 진정한 젠더 정체성을 감춰오는 동성애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 뿐만 아니라, 금종장 심사위원으로부터도 그 연기력을 인정받고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습니다.

좡카이쉰은 드라마 《집에 돌아가는 길(回家路上)》에서 딸과 소통 문제를 가진 동성애자 싱글아버지를 연기했다. - 사진: 공공TV(公共電視, PTS) 제공
2016년에 좡카이쉰은 영화 《매버릭(菜鳥)》으로 제18회 타이베이영화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매버릭》은 좡카이쉰을 배우로 발탁한 정원탕 감독의 작품으로, 이 영화는 정의감과 혈기가 넘치는 열혈 신인 경찰이 정치권력의 유혹과 압박에 마음이 흔들려 점점 초심을 잃어버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정치권력에 아직 오염되지 않은 혈기왕성한 신인 경찰과는 대조되는 경찰 세계의 어두운 면에 많이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져 버린 베테랑 경찰을 연기했습니다. 비록 좡카이쉰은 영화 촬영 과정에서 은사인 정원탕 감독에게 많이 혼났다고 하지만 그래서인지 연기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고 이 작품으로 처음으로 타이베이영화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루어 냈습니다.
좡카이쉰은 영화 《매버릭(菜鳥, Maverick)》에서 경찰 세계의 어두운 면에 많이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져 버린 베테랑 경찰을 연기했다. - 사진: ‘菜鳥 Maverick’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2017년에 좡카이쉰이 주연으로 출연한 범죄 스릴러 영화 《목격자(目擊者)》가 상영됐습니다. 《목격자》는 좡카이쉰이 연기한 유능한 기자 왕이치(王逸齊)가 자동차 사고를 당해 수리하던 중 자신이 타고 다니던 차량은 9년 전에 목격한 사건 차량이란 것을 발견하고 그 사건을 재조사하게 되는데,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점점 위험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영화는 흥미진진하고 반전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심장을 조이는 치밀한 연기로 관객들의 보편적인 호평을 받으며 당해 년도 금마장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영화로 처음으로 금마장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으나, 좡카이쉰은 이런 장르의 영화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연기를 발휘하지 못해 매우 아쉬웠고, 앞으로 이런 장르물을 한번 더 시도하고 싶다고 합니다.
위에서 소개했던 작품과 캐릭터 외에도, 좡카이쉰은 육교 위에서 마술을 부리며 살아가는 신비스러운 마술사, 남의 사생활을 몰래보는 체육교사, 엄격하지만 선수 하나하나를 챙기는 다정한 줄다리기 코치, 자폐증 동생을 돌보다 지쳐 동생을 데리고 자살하는 형 등 다양한 캐릭터를 시도함을 통해 연기내공을 계속 쌓이고 또 쌓이며 이제는 실력파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그는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좡카이쉰은 드라마 《육교 위의 마술사(天橋上的魔術師)》에서 육교 위에서 마술을 부리며 살아가는 신비스러운 마술사를 연기했다. - 사진: ‘육교 위의 마술사 - 공공TV 드라마(天橋上的魔術師 公視影集)’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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