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년 전인 2013년 11월 1일 타이완에서 개봉된 항공촬영 다큐멘터리 《타이완을 보다(看見台灣, Beyond Beauty - TAIWAN FROM ABOVE)》는 타이완 사람으로 하여금 처음으로 국토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아픔과 고통을 그렇게 멀고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쉽고 슬프게도 당시 수많은 타이완인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지보린(齊柏林, 1964. 12. 27.-2017. 06. 10.) 감독은 2017년 6월 10일 화롄(花蓮)현 펑빈(豊濱)향 산악지대에서 《타이완을 보다》 속편을 찍을 때 헬기 추락 사고로 5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이상 그의 눈과 카메라를 통해 더 많은 타이완섬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없지만 그의 작품과 타이완에 대한 사랑은 영원히 기억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데요.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서 바로 ‘생명으로 타이완의 상처와 아름다움을 기록한 항공촬영의 대가’ 지보린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보린은 항공촬영을 매우 즐기지만 사실은 원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롤러코스터를 타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교통부 국도 신설 공정국(國道新建工程局)에서 22년간 일했던 공무원으로 3년만 더 근무하면 뉴타이완달러 400만(한하 약 1억 7천만 원, 2022.03.17.기준)이 넘는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의연히 이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만큼 다큐멘터리를 찍는 결심이 매우 큰 거죠. 1991년 그는 국도 제3호선 등 주요 대형 공사의 건설 과정을 항공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맡았고, 그때부터 20여 년에 걸쳐 타이완 각지의 지리, 하천, 생태 등을 항공 촬영하며 환경보호 운동에 몸담았습니다. 나중에는 30만 장의 항공사진을 정리하여 《섬의 소나타(島嶼奏鳴曲)》、《타이완을 하늘에서 본다(從空中看台灣)》와 같은 여러 항공사진집을 발표하며 타이완 생태 환경에 대한 귀중한 사진기록을 남겼습니다.
2009년 88풍재(風災) 이후 지보린은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재해 지역을 찍으면서 상처투성이가 된 타이완섬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고 사진만을 통해 타이완 사람으로 하여금 타이완섬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타이완의 다종다양한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해서 타이완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기로 했습니다. 그는 저축한 돈을 모두 꺼내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뉴타이완달러 3000만 원(한화 약 12억 9 천만 원)가치의 항공촬영 전문 장비를 구입한 후 다큐영화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헬기를 이용해 《타이완을 보다》를 찍는 데 들인 시간은 총 400시간인데 헬기 대여 비용은 1시간당 15만 원이고 촬영 장비를 구매하는 데 쓴 3000만 원을 합쳐 총 뉴타이완달러 9000만 원(한화 약 38억 6천만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다큐 영화는 엄청난 예산을 부었던 만큼 흥행을 하며 뉴타이완달러 2억 원(한화 약 86억)의 성적으로 타이완 다큐멘터리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영화시상식 제50회 금마장(金馬獎) 시상식에서 최고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타이완을 보다》는 날아가는 새의 시각으로 대중에게 예전에 보지 못했던 타이완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타이완에서는 사람이 없는 곳이 가장 예쁘고, 타이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 사람의 흔적이 별로 없는 곳에만 있습니다. 타이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숨 막힐 듯한 이 섬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인위적인 개발로 환경파괴가 된 타이완섬의 고통도 알 수 있습니다. 환경 오염, 폐수 오염, 해안선 퇴각, 불법 채석, 지하수 과잉채수, 삼림 벌채… 경제적 발전에 역행하는 행복지수와 번영 뒤에 자연의 성처와 비명이 감춰져 있다는 것을 《타이완을 보다》를 보면서 더욱 깊이 있게 체득할 수 있습니다. 《타이완을 보다》는 타이완인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국토보육팀을 구성해 영화에서 드러난 16가지 환경문제를 하나씩 진단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타이완을 보다》를 개봉한 지 3년 뒤인 2017년 6월 8일 지보린은 속편의 제작 발표회를 열고 이번에는 타이완 뿐만 아니라 일본,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중국 등 나라와 바다까지 촬영지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세계로 나갈 결심을 선포했지만 이틀 후인 6월 10일에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타이완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지보린을 잃은 것이 타이완의 큰 손실이고, 저희는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를 기억하는 것 외에도 그가 사랑하는 이 땅, 타이완을 계속 지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완을 보다》는 정말 타이완의 자연 생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다큐멘터리 영화니까 청취자분께 추천드립니다. 또, 단수이 옛거리(淡水老街)에는 '지보린 공간(齊柏林空間)이란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정기적으로 지보린이 생전에 찍은 항공사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보린, 그리고 타이완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시면 한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