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각국 선수들이 다양한 종목에 출전해 함께 선의의 경쟁을 겨루는 장면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요즘인데요. 한국 선수들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양궁 남녀 단체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칼, 총, 활 등 무기 종목에 강한 민족’이란 별칭까지 얻고 있는데요. 한국 네티즌들은 우스갯소리로 “지난 몇 천 년의 역사 동안 이웃 나라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당한 결과”, “우리나라는 칼, 총, 활을 잘쓰니 이제 정치만 잘하면 된다”라는 등의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이 있죠. 바로 테니스입니다.
현재 세계 테니스 남자 선수(ATP) 세계랭킹 1위의 이탈리아 야닉 시너부터 2위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 3위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즈, 4위 독일의 알렉산더 츠베레프, 그리고 5위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 선수가 모두 나라를 대표해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기 때문인데요. 이후 야닉 시너 선수는 편도염으로 아쉽게 불참을 선언했지만, 개인 종목 성향이 강한 테니스 종목에 이렇게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여기에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2000년 이래 최고의 테니스 퍼포먼스를 선보인 빅3 선수, 라파엘 나달이 스페인을 대표해 단식과 복식 경기에 참가하면서 그 열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1986년생으로 올해로 38살인 노장 선수 라파엘 나달은 2003년 생으로 올해 21살인 카를로스 알카라즈 선수와 함께 복식 조를 이뤄 이번 올림픽 남자 복식 종목에 출전하기로 했는데요. 알카라즈 선수는 19세에 출전한 US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역대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한 바 있는 강력한 신예 선수입니다. 이 두 선수가 꿈의 복식조를 이뤄 경기에 출전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전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습니다.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에 17살 차이의 나달과 알카라즈가 있다면, 테니스 여자 복식 팀에는 이에 못지 않은 팀이 있습니다. 바로 중화민국 타이완을 대표해 출전한 셰수웨이(謝淑薇)와 차오자이(曹家宜) 팀입니다. 타이완의 테니스 간판 스타이자, 현재 세계 테니스 여자 선수(WTP) 복식 랭킹 6위를 자랑하는 셰수웨이는 나달과 마찬가지로 1986년생으로 올해 38살의 노장 선수이죠. 10년 전인 2014년에는 세계 테니스 여자 복식 랭킹 1위에 등극한 이래 셰수웨이는 여전히 그랜드 슬램 복식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요. 작년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에 이어 올해 호주 오픈 까지 복식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 선수 입니다.
타이완의 테니스 스타 셰수웨이는 그녀의 높은 세계랭킹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자신의 파트너로 올해 20살의 기대주 차오자이(曹家宜)를 선택해 함께 여성 복식 경기에 출전하기로 결정했는데요. 1986년생과 2003년생의 조합이 남자 복식 나달-알카라스 조 말고도 여기 타이완 여자 복식팀에도 있다는 사실!
차오자이 선수는 현재 세계 테니스 여자 복식 랭킹 117위의 선수로, 2022년에 프로로 데뷔한 타이완 테니스계의 신예 선수입니다. 그랜드 슬램과 같은 테니스 메이저 무대는 아직 밟아보지 못했습니다만, 복식 순위는 데뷔 2년 안에 100위권에 진입하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을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종목은 6월 10일 프랑스 오픈이 끝난 직후 해당 주의 최신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10위 안에 드는 선수가 같은 나라의 복식 세계 랭킹 300위 안에 드는 선수와 짝을 지을 수 있는데요. 여자 복식 세계 탑으로 먼저 출전권을 얻은 셰수웨이가 차오자이를 선택하면서 팀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셰-차오 팀은 지난 7월 28일 파리 올림픽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 팀을 상대로 2시간 가량 격전을 벌인 끝에 2세트 연속 이기면서 추가 타이 브레이크 없이 깨끗한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첫 세트는 양팀 모두 6점을 득점하면서 추가 타이 브레이크에 돌입했으나 셰-차오 팀이 7대 2로 이겼고, 두 번째 세트로 양팀이 5대 5까지 갔으나, 셰-차오 팀이 이후 두 게임을 연속으로 이겨 7대 5로 마무리 했습니다.
첫 경기에서 우승해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차오자이 선수가 “제 역할은 코트장에서 수웨이 언니가 원하는 것을 제게 말해주면, 최대한 언니가 제게 준 지시를 잘 수행하는 것이에요.”라고 말하자 셰수웨이는 “그러면 내가 다음에 “자이! 득점해 득점!” 이렇게 모든 지시를 “득점”이라고 해야겠어요.”라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이번 경기에서 처음 함께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경기에 대해 셰수웨이는 차오자이 선수의 성격이 “토끼 갖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보다 세게 함성 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보다 적극적이고 강한 플레이를 기대하는 듯 했습니다.
7월 28일 파리 올림픽 테니스 여자 복식 타이완 대표 셰수웨이-차오자이팀 1라운드 경기 후 인터뷰 - 영상: ELTA Sports
그리고 어제(7/30) 저녁, 두 선수는 2라운드이자 16강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요. 16강에서는 우크라이나 팀이 기권을 하는 바람에 부전승으로 8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복식 경기에 앞서 여자 단식 경기에 출전했던 우크라이나의 마르타 코스튜크 선수가 3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기는 했으나, 체력적인 문제로 복식 경기 포기를 했기 때문인데요. 부전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셰수웨이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금 전까지도 공을 연습하고 있었고, 이미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경기를 하든 안하든 상관없는 상황이었는데, 상대가 아쉽게도 기권을 했다. 상대가 곧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상대 선수의 회복을 바라면서, 8강에서 맞붙을 상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꾸준히 연습하며 상대를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셰수웨이는 12년 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세운 개인 올림픽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가운데, 8강 상대는 이번 대회 톱 시드인 미국의 코코 가우프(CoCo Gauff)와 제시카 페굴라(Jessica Pegula) 팀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코 가우프는 세계 테니스 여자 단식 랭킹 2위 복식 랭킹 13위, 제시카 페굴라는 단식 랭킹 6위 복식 랭킹 44위로, 두 선수 모두 단식과 복식 모두에서 상당한 성적을 자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죠. 현재 파리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차오자이 선수는 “타이완이 더 덥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날씨는 자신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타이완 테니스팀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셰수웨이와 차오자이 팀이 8강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두 선수의 활약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며, 엔딩곡으로는 뉴질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로드(Lorde)의 2013년 EP 앨범 테니스 코트(Tennis Court)를 띄워드립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