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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서 가장 집값이 높은 구(區)는?

  • 2024.05.29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2023년 타이베이 12개 행정구역 평균 집값 표. - 사진: 융칭부동산(永慶房屋)

부동산. 부동산은 한국이나 타이완이나 서울이나 타이베이와 같은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고민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사회 이슈죠. 부동산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라면, 누군가에게는 투자의 대상이 되죠. 각자 서로의 니즈(needs)에 따라 부동산을 매입하기도 하고, 세를 들어 살기도 하는 등, 부동산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가지각색입니다. 

전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싼 도시로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모나코, 전세계 금융 중심지 홍콩, 유럽에서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 그리고 중국 부호들이 모여있는 싱가포르 등이 꼽힙니다만, 서울과 타이베이도 집값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순위를 갖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평당 1억원을 훌쩍넘는 세계 톱 텐 도시를 제외하고 서울은 13위를 기록했고, 타이베이는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28.7로 전 세계 도시에서 19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파리보다도 높습니다. 

타이완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타이베이시에서 집을 사려면 한 가정이 평균 30년 동안 먹고 마시지 않아야 겨우 마련할 수 있다고요. 그렇지 않다면 젊은이들은 집을 사기 위해 주택 대출을 받아 평생 그 빚을 갚아나가는 신세가 되어야 한다고요. 이런 삶을 되풀이하고 싶어 하지 않은 한국과 타이완 젊은 세대들에게 부동산은 외면하고 싶은, 그래야만 하는 이슈가 되어버렸습니다. 

인구 260만명이 사는 이 작은 공간에 수두룩하게 지어져 있는 건물들. 부동산 매매가 비교적 용이한 타이베이의 부동산 시장은 타이완 부호들은 물론 인접국의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 대상이 되어 상대적으로 자금 유통이 빨라 집값 상승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계속해서 오르고 있죠. 최근 정부가 집값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을 펼쳐보여도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부동산의 임대 시장이 매매 시장보다 훨씬 활발한 프랑스와 달리, 타이완은 한국처럼 부동산, 즉 자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나머지, 매매가에 비해 월세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그래서 종잣돈은 부족하지만 타이베이에 거주해야만 하는 젊은이들은 그나마 월세로 살아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참고로 타이완에는 한국과 같은 전세 개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타이베이 집값, 실제로 어떠할까요?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타이베이 시에 있는 12개 행정구 중 9개 행정구의 집값이 모두 올랐다고 합니다. 이 중 가장 큰 폭으로 집값이 오른 지역은 다안구(大安區). 다안구의 평균 매매 거래가는 평당 172만 4천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7,285만 6,240 원)에 달했습니다. 서울에서 부동산이 가장 비싼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는 서초구(평당 7335만 원)과 거의 유사한 가격입니다. 

이렇게 비싼 집값에도 불구하고 많은 타이완 네티즌들 타이베이 시의 12개 구 중 가장 살고싶어 하는 곳으로 다안구를 꼽습니다. 그 이유로 “다안구에 한 번 살면 다른 구가 눈에 안들어온다”라고 할 만큼,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기능이 좋으며, 특히 영화관이나 공원도 주변에 많기 때문이라고 답하는데요. 

실제로 다안구는 타이베이시의 노른자 지역으로 지하철과 상권이 모두 갖춰져 있고, 주요 대형병원까지 밀집해 있어 타이베이에서 가장 살기 편리한 지역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안구가 타이베이시에서 가장 높은 집값을 유지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학군입니다. 다안구 중 학군이 높은 지역은 진화중학교(金華國中) 인근으로 바로 옆에는 다안삼림공원이 있어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타이베이의 몇 안되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의 평균 거래가는 평당 약 150~160만 뉴타이완달러라고 부동산 전문가는 분석합니다. 안정된 학군에 조용한 동네, 여기에 

공원 경관이 보이는 신축이라면 평당 200만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8,450만원)은 거뜬히 넘는다고 하는군요. 

한편, 타이베이에서 가장 집값이 저렴한 지역은 12개의 행정구역 중 완화구(萬華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이베이의 서남부에 위치한 완화구는 한국인에게도 유명한 관광지인 시먼(西門)과 용산사가 있는 곳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보자면 완화구의 평균 집값은 약 1,611.9만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6억 8천만원)입니다. 다른 11개 구의 집값이 평균 2,000만 뉴타이완달러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갖고 있습니다. 일제시기 때는 가장 번화했던 도시였으나, 이후 타이베이 도시 발전의 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현대적인 공공 시설이 부족하고 지하철도 한 개 라인(블루라인) 밖에 지나다니지 않다보니, 주택 개발도 지연되고 거주자들의 연령대도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완화구를 비롯해 타이베이 서쪽에 있는 세 개의 구(중정구, 완화구, 다퉁구)를 중심으로 타이베이 서구 개발을 추진하고자 하는 타이베이 시정부의 계획에 따라 다안구와 신이구가 있는 타이베이 동부와 함께 이중 축을 이루는 도시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고 하여 완화구의 잠재력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부동산 업자들은 이야기합니다. 

타이베이에서 같은 구의 부동산 가격 격차가 가장 큰 곳은 바로 타이베이 북쪽에 위치한 스린구(士林區)입니다. 스린시장으로도 유명한 스린구는 양명산 산자락에서 시작해 지하철 레드라인 젠탄역(劍潭站)까지 이어지는 세로로 넓은 지역을 포함하는데요. 스린구의 부동산 격차는 무려 43%로 12개 행정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스린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티엔무(天母) 지역은 스린구보다는 ‘티엔무’라는 명칭으로 바로 불릴 만큼 독자적인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죠. 지난 어반스케처스 타이베이에서도 한 번 소개해드린 바 있는 티엔무는 타이베이에서 내로라하는 국제학교가 밀집해있어,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불편한 대중교통 조건 속에서도 타이베이시에서 여전히 최고의 집값을 자랑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자가로 다니면 되니깐요. 반면, 노후주택들이 모여있는 스린구의 구시가지는 같은 이유로 집값이 현저하게 떨어져있어, 티엔무지역의 신규주택과 40년이 넘는 노후주택 간의 가격 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타이완에도 이런 말이 있다죠?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 평균 임금은 한국보다 낮은 타이완이지만 타이베이의 집값은 서울의 집값과 비슷하거나 비싼 현실. 타이베이 시민들은 이러한 현실을 마주한 채 오늘도 하루를 무사하게 보냅니다.  

엔딩곡으로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베이시스트 루자쥔(陸家駿)의 첫 번째 솔로 앨범에 수록된 ‘블루 타이베이(藍色臺北)’를 띄워드립니다. 베이스는 솔로 악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관념이 루씨의 2006년 이 앨범을 통해 와르르 무너지게 되었죠. 베이스 솔로 연주를 통해 묘사한 타이베이를 감상해보시죠.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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