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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무역에서 현대 기업까지, ‘테이트 상사(德記洋行)’가 들려주는 19세기 무역 이야기 🚢

  • 2025.04.09
랜드마크 원정대
영국 사업가가 1867년 타이난 안핑(安平)에 세운 상사 '테이트 상사(德記洋行, 덕기양행)’ - 사진: CNA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타이완 남부 타이난 안핑(安平)은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발전한 지역으로, 다양한 역사적 랜드마크가 있어 높은 관광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요. 17세기 네덜란드인이 건설한 타이완 최초의 상점가, 현 ‘안핑 옛거리(안핑 라오제, 安平老街)’는 지난해 타이완 관광서가 발표한 인기 국내 여행지 중 3위를 기록해 총 1,450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했습니다. 옛거리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테이트 상사(德記洋行, 덕기양행)’는 최근 공사를 마치고 지난 청명절 연휴의 이틀째인 4월 4일 재오픈했는데요. ‘안핑 1865(Anping 1865 洋潮來襲:回望安平商貿的黃金年代)’라는 제목의 새로운 상설전시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미션 게임부터 푸짐한 선물까지 일련의 행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4월 4일부터 열리는 새로운 상설전시회 - 사진: CNA

테이트 상사는 영국 사업가 제임스 테이트(James Tait)가 1845년 중국 푸젠에 설립한 무역회사로, 영국과 중국의 거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1858년 청나라가 제2차 아편 전쟁에서 패해 톈진조약(天津條約)을 체결하면서 타이완의 4대 항구인 안핑항(安平港), 단수이항(淡水港), 가오슝항(高雄港), 지룽항(基隆港)이 개항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타이완은 대륙 끝에 있는 작은 섬에서 중요한 무역거점으로 탈바꿈하여 왕성한 상업활동을 펼쳤습니다. 외국상인과 선교사들이 타이완으로 와 서양 문화와 기독교를 가져오는 동시에, 타이완의 찻잎, 장뇌, 설탕 등 특산물도 뜨거운 상품이 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테이트 상사는 1867년 안핑, 1878년 단수이, 1887년 타이베이 시내 다다오청(大稻埕)에 지사를 세워 타이완과 영국의 무역을 추진했습니다. 이번 상설전시는 바로 테이트 상사의 역사를 통해 19세기 안핑항의 무역 전성기를 부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오늘은 타이완이 국제 무역 무대에 진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던 테이트 상사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세기 타이완 무역의 주도자 🚢

동아시아 교통 요충지에 위치한 타이완은 17세기 대항해시대부터 서양 국가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대상이었고, 특히 경제 중심지였던 안핑에서는 개항 전부터 밀수 무역이 활발했습니다. 비록 개항이 침략의 결과물이었지만 이 물결 속에서 설립된 정부 차원의 세관과 외국영사관은 타이완의 산업 발전에 큰 도약을 가져왔습니다. 참고로 테이트 상사 근처에는 영국영사관과 독일영사관이 있었습니다. 당시 안핑 일대에는 총 5개의 대형 외국 상사가 있었는데, 주로 설탕 수출에 주력했으며, 막대한 자본과 현대적인 해운 수단으로 타이완 현지의 상업조합(郊)을 대체했습니다. 현재 5대 상사 중 원래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는 테이트 상사와 독일의 ‘동흥 상사(東興洋行)’ 외에 나머지는 모두 역사가 되었습니다.


19세기의 테이트 상사와 영국영사관 - 사진: 
National Historic Monuments of Taiwan

외국 상사라고 하지만, 외국인 직원 한두 명만 고용하고 실제 업무를 타이완 현지인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에 타이완인은 통역, 청나라 정부와의 소통 등의 일만 처리할 수 있었는데, 대외 사무에 대한 청나라의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계약 처리, 통관 업무, 시장 개척 등으로 업무를 크게 확장해 점차 실질적인 운영자가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오슝 출신 사업가 천푸첸(陳福謙)은 테이트 상사와 손잡아 타이완 남부의 설탕 사업을 장악했습니다. 또한 1870년대부터 상사의 운영방식을 본받아 신식 선박을 임대하고 타이완의 설탕을 일본 요코하마로 운송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일본 농민, 상인들과 협력해 돌아오는 길에 다양한 일본 상품을 가져왔습니다. 천푸첸의 뛰어난 사업 수완 덕분에 테이트 상사는 선두 자리를 지켰죠.

하지만 외국 상사의 전성기는 청나라의 쇠퇴와 함께 끝났는데요. 일본 식민지 시대에 들어 독점제도가 실시되면서 장뇌와 아편 무역은 일본 정부, 설탕 무역은 일본 회사가 장악했습니다. 게다가 타이완 최대 항구였던 안핑항이 토사 침적으로 인해 항구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5대 상사는 잇따라 타이완을 떠났습니다. 이 중 테이트 상사는 일본 정부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16년 더 운영했지만, 여전히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1911년 안핑 지사를 폐지했습니다. 이후 상사가 위치한 건물은 제염공장의 사무실과 기숙사로 쓰였다가, 1979년 타이난시정부에 의해 회수되어 건물 2층이 역사 전시관이 되었습니다. 2006년 주타이완 네덜란드 대표부가 타이난시정부에 네덜란드 시대의 수장품을 기증한 후, 건물 1층도 전시관이 되었습니다. 이번 상시전시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기획된 건데요. 안핑항 개항과 테이트 상사의 역사 외에 19세기 안핑에 살았던 외국인의 생활모습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미션 게임을 완성하면 2024년 타이완문화박람회의 고양이 마스코트 ‘골목길 니아우(巷仔Niau)'의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 타이완문화박람회의 고양이 마스코트 ‘골목길 니아우(巷仔Niau)'의 선물들 - 사진: 藝遊臺南 페이스북

이어 안핑항을 배경으로 한 노래, 양신화(楊欣樺)의 ‘안핑항에서 만나요(相逢安平港)’를 띄워드립니다.

▲관련 프로그램:
[타이난 400] '포르모사의 100가지 모습' 2024 타이완문화박람회


180년 역사를 지닌 무역회사 ✨

흥미롭게도 테이트 상사는 아직도 잘 운영되고 있는데요. 몇 차례의 교체를 거쳐 2008년 타이완 최대 식품업체인 통일그룹(統一集團)에 인수되어 음료, 디저트, 술, 과자 등의 수출입 무역에 전념해 왔습니다. 타이완의 국민음료 ‘카이시 우롱차(開喜烏龍茶)’를 비롯한 자체 브랜드뿐만 아니라, 미국 스타벅스의 캔커피, 일본 모리나가 제과의 아이스크림, 한국의 웅진식품, 유어스, 삼다수 등 글로벌 브랜드의 수입 대리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테이트 상사를 통해 타이완에 수입된 대표적인 한국 제품으로는 초록매실 음료, 아침 햇살 아이스크림, 신당동 떡볶이 과자 등이 있습니다. 현재 회사 위치는 타이베이와 타이난에 있습니다. 

테이트 상사가 소재했던 2층 높이의 흰 건축은 1985년 유적지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북도의 아치형 구조와 에메랄드색 난간이 특색이며, 타이난의 대표적인 웨딩 촬영지입니다. 상사 양쪽에도 유명한 랜드마크가 있는데, 하나는 상사 창고였던 ‘안핑 나무집(안핑수옥, 安平樹屋)’, 다른 하나는 제염공장 기숙사로 쓰였던 ‘주쥬잉 고택(朱玖瑩故居)’입니다. 전자는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 나무와 건물이 하나로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으로, 대자연의 신비함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후자는 타이완 재정부 염업총국(鹽務總局) 국장을 맡았던 주쥬잉의 고택으로, 그의 서예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꿀팁 하나를 드리자면, 테이트 상사의 입장권을 구매하면 위의 세 가지 건물을 한 번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테이트 상사 옆에 있는 안핑 나무집 - 사진: 타이난시관광국

청나라 시대의 설탕 무역 중심지에서 일본 식민지 시대와 중화민국 초기의 제염공장까지, 테이트 상사는 안핑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존재입니다. 주변 네덜란드인이 건설한 ‘질란드아 요새(熱蘭遮城/安平古堡)’와 안핑 옛거리, 그리고 청나라 시대 세워진 타이완 최초의 서양식 포대인 ‘억재금성(億載金城, 이자이 진청)’을 더하면 하루종일 놀아도 모자란 코스가 될 겁니다. 타이완의 역사 이야기를 보다 깊이 이해하려면 타이난 안핑을 추천드립니다!

▲관련 프로그램:
[타이난 400] 수도는 왜 타이난이 아닌가? 타이완 수도 이전 과정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楊思瑞,「台南古蹟德記洋行推新展 重現19世紀安平榮景」,中央社。
2. 魚夫,「安平德記洋行,讓台南變身的重要推手」,獨立評論。
3. 林聖峰,「【臺灣通史】見證開港通商後的洋行時代:橫跨茶、糖、鴉片產業,甚至差點種起咖啡的德記洋行」,故事。
4. 德記洋行。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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