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드라마 ‘황제의 딸’(중국명 환주거거·還珠格格)의 원작 소설을 쓴 타이완 작가이자 극본가인 충야오(瓊瑤)가 지난 4일 신베이시 단수이구 자택에서 86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충야오는 생전에 60권 이상의 소설을 집필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사랑이 주제입니다. 그녀의 여러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타이완과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중화권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충야오는 본인의 작품을 각색한 드라마와 영화들을 위해 직접 극본을 썼을 뿐만 아니라 주제가와 삽입곡 작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는 충야오가 작사한 드라마나 영화 OST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충야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로는 작품은 아무래도‘황제의 딸’이겠죠? 1998년에 공개된‘황제의 딸’은 중국 청나라 청춘 남녀들의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그려낸 타이완-중국 합작 드라마로, 중국 본토에서 62.8%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2000년 ‘황제의 딸’이란 제목으로 방송돼 역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황제의 딸’이 크게 흥행함에 따라 드라마에 나온 OST들이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프닝곡인 <당>(當)은 엄청난 사랑을 받았으며, 충야오가 작사한 OST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타이완 남성 2인조 락그룹 동력화차(動力火車)입니다. 멤버 유추싱(尤秋興)과 엔즈린(顏志琳) 두명 모두 원주민 출신이며, 우렁차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자랑합니다. 충야오는 동력화차의 폭발력 있는 목소리가 <당>의“세상이 멸망한다 해도 당신과 헤어질 수 없다”는 열렬한 사랑을 표현한 가사와 웅장한 멜로디와 매우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동력화차에게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이 노래로 동력화차는 중화권에서 인지도와 인기가 대폭 상승하며 데뷔 1년 만에 톱가수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동력화차(動力火車) - <당>(當)
문학을 중시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고전 시가와 고전 소설을 즐겨 읽고 많은 영향을 받은 충아오는 글을 쓸 때 고전문헌 중의 고사나 어구를 인용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녀의 작품은 우아한 문체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필명 충야오도 중국의 사서오경 중의 하나인 시경(詩經)의 위풍(衛風)편에 실린 “모과(木瓜)”라는 고전시가에서 따온 말입니다.
또한 충야오의 작품의 제목도 고전에서 나온 문구를 인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일렴유몽’(一簾幽夢)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일렴유몽’은 북송(北宋) 사인 진관(秦觀)의 송사(宋詞) 작품 ‘八六子·倚危亭(팔육자, 높은 정자에 기대어)’에 따온 말로 “발의 가려진 그윽한 꿈”을 뜻합니다. 충야오가 1973년에 발표한 멜로소설 ‘일렴유몽’은 두 자매를 둘러싼 남녀 간의 엇갈린 사랑과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된 바 있습니다. 영화판의 동명의 주제가인 <일렴유몽>은 충야오가 작사하고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하며 덩리쥔(鄧麗君), 펑페이페이(鳳飛飛), 페이위칭(費玉清) 등의 슈퍼스타를 양성하여 ‘타이완 대중음악의 대부’라고 불리는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류자창(劉家昌)이 작곡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원창자는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토마토 소녀’라는 칭호를 받은 여가수 샤오리주(蕭孋珠)입니다. 이 곡은 당시 영화와 함께 큰 인기를 누렸으며, 훗날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었고, 페이위칭과 덩리쥔의 버전이 특히 유명합니다.
샤오리주(蕭孋珠) - <일렴유몽>(一簾幽夢)
'일렴유몽’ 영화판이 1975년에 개봉하였는데, 같은 해에는 충야오의 또 다른 작품인 ‘재수일방’(在水一方)을 각색한 영화도 상영했습니다. ‘재수일방’이란 낱말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인 시경(詩經)의 진풍(秦風)편의 겸가(蒹葭)라는 시에서 나오는 표현으로, 사랑하는 사랑이 바로 물 건너 있는데도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자 가까이 갈 수 없음을 나타낸 뜻입니다. ‘재수일방’이란 제목에 어울리게 영화는 우아하고 고결한 여자와 이를 짝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영화의 동명의 주제가 <재수일방>도 겸가(蒹葭)의 시구를 현대적으로 개사하여 곡을 붙인 노래로, 가사에 “짙푸른 산천 자욱한 안개/ 고운 내님 물가에 있네/ 우거진 산천 자욱한 안개/ 고운 내님 물가에 사네/ 물길 거슬러 올라가/ 내님께 가고파 / 물길 거센 앞길에/ 가는길도 멀구나/ 물길 따라 내려가/ 계신 곳 찾고 싶네/ 물위에 내님이/ 어렴풋이 보이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가사는 정말 시적이고 아름답죠?~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저절로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집니다. 원창 가수는 가오링펑(高凌風)이 남자 버전을, 쟝레이(江蕾)가 여자 버전을 불렀으며, 1980년 중화권의 레전드 가수 덩리쥔이 이 곡을 리메이크한 바 있습니다. 덩리쥔의 아름답고 편안하면서도 아련한 슬픔이 배여있는 듯한 오묘한 목소리가 이 곡을 좀 더 살린 것 같아서 원작보다는 덩리쥔 버전이 더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덩리쥔을 이 곡의 원창가수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여기까지 타이완 작가이자 극본가인 충야오가 작사한 드라마와 영화 OST들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엔딩곡으로는 덩리쥔 버전의 ‘재수일방’을 띄어드리면서 멜로디가든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덩리쥔(鄧麗君) - <재수일방>(在水一方)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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