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음악으로 사회적 메지시 전달하는 타이완 원주민 여가수 - 바나이 쿠쇠

  • 2024.07.26
멜로디 가든
사회운동에 장기적으로 참여해 온 원주민 가수 바나이 쿠쇠(巴奈·庫穗)는 앨범 《박쥐(夜婆)》로 제35회 금곡장(金曲獎) 최우수 타이완어 앨범상을 수상했다. - 사진: CNA

타이완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35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이 지난 6월 말 타이베이에서 개최되었는데,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 타이완어(민남어) 앨범 부문 수상자 바나이 쿠쇠(巴奈·庫穗)는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금곡장이 35회를 맞은 해일 뿐만 아니라, 중국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지 3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며, 천안문 사태를 잊지 말자”고 말해 중국 네티즌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사회참여적 뮤지션인 바나이 쿠쇠(이하 바나이)는 1969년 타이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원주민족이지만 아버지가 타이완어를 배워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바나이의 모어는 원주민어가 아닌 타이완어입니다.   

그는 1990년 음반사 록레코드(滾石)와 계약을 맺었으나 6년 동안 앨범을 내지 못한 채로 계약이 완료됐고, 2000년이 되어서야 첫 정규앨범 《흙인형(泥娃娃)》을 선보이며 정식 데뷔했습니다. 이 앨범에서 바나이는 원주민어로 노래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낮고 깊은 목소리에 담긴 도시 원주민으로서의 향수와 외로운 감정이 많은 이들에게 짙은 감동을 선사하였으며, 특히 앨범 수록곡 <유랑기(流浪記)>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타이완 가수와 중국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왔습니다.  

바나이 쿠쇠(巴奈·庫穗) - <유랑기(流浪記)>

첫 앨범 《흙인형》을 발표한 후, 바나이는 사회운동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그는 원주민 출신으로서 원주민족 권리운동에 특히 적극적인 참여를 했으며, 원주민 전통 영역과 관련된 신규 법령에 항의하기 위해 무려 7년 동안이나 총통부 앞 찻길인 카이다거란(凱達格蘭)대로와 228평화기념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법령 개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중화민국 최초의 여성 국가 원수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은 정부를 대표해 원주민들에게 중화민국 총통의 이름으로 사과하고 '총통부 원주민족 역사정의 및 전환기 정의 위원회' (總統府原住民族歷史正義與轉型正義委員會)를 설립해 원주민과 타이완의 역사 정의에 관한 문제의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에 발표한 ‘원주민족 토지 또는 부락 범위 토지 환정 판법(原住民族土地或部落範圍土地劃設辦法)’에서는 원주민 전통 영역 범위에 사유지를 제외하여 오히려 그들의 생활 영역 주권 소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원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습니다.    

이에 바나이와 그의 남편은 항의를 표하고 법령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카이다거란대로와 228평화기념공원에서 시위를 위한 ‘노숙생활’을 시작하고, 차이잉원 전 총통이 퇴임하고 라이칭더 현임 총통이 취임하게 된 지난 5월 20일이 되어서야 텐트를 철거하고 2644일 간의 기나긴 시위 활동을 끝냈습니다.     

항의 투쟁에 돌입하던 지난 7년 동안 바나이는 음악인으로서의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2017년과 2018년에 연이어 미니앨범 《카이다거란대로 위의 벼이삭(凱道上的稻穗)》과 《카이다거란대로에서의 바나이 유랑기(凱道巴奈流浪記)》를 발표했으며, 2020년에는 두번째 자작 앨범 《사랑은 아직(愛,不到)》으로 타이완의 인디음악 시상식 금음장(金音獎)에서 심사위원단상을 수상받았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타이중 한 원주민 중학생이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당해 투신자살을 한 사건에 충격받고 싱글 <넌 자신이 밀지 않았다고 하지만(你說你又沒有推他)>을 발행한 데 이어, 동년 12월 첫 타이완어 앨범 《박쥐(夜婆)》를 선보이고, 이듬해 금곡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타이완어 앨범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금곡장, 금종장(金鐘獎), 금마장(金馬獎) 등 삼금(三金) 음악부문 수상 경력이 있는 타이완 유명 프로듀서인 커즈하오(柯智豪)가 14년을 거쳐 만든 8곡의 노래들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8개 농촌에 사는 동식물과 사물을 통해 구시대 타이완 여성들의 내면세계를 은유적으로 그려냅니다.   

예컨대, 앨범의 동명의 수록곡 <박쥐>는 남에게는 들켜서는 안 될 연애를 박쥐의 야행성 습성에 빗대어 표현하고, <허수아비(稻草人)>는 가정 유지에 바빠하며 자기를 잃어버린 농촌 여성을 허수아비로 비유하며, <천산갑(鯪鯉)>은 천산갑의 외모와 습성을 통해 인색하고 허세를 잘 부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음악에 담아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애를 쓰고 있는 여성 원주민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바나이 쿠쇠, 앞으로 그가 또 어떤 작품으로 리스너에게 힐링과 감동을 안겨줄지 기대가 됩니다.  

바나이 쿠쇠(巴奈·庫穗) - <박쥐(夜婆)>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