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3년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악시상식 제34회 금곡장(金曲獎)은 신인상 부문의 경쟁이 유난히 치열했다고 하는데, 이 치열했던 신인상 경쟁의 최종 승자는 홍페이위(洪佩瑜)라는 여가수입니다. ‘신인’ 가수라고 하지만, 홍페이위는 대중에 처음 얼굴을 알린 것이 13년 전이었습니다. 2010년에 홍페이위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아이돌(超級偶像)》 시즌5에 참가하여 매력적인 목소리와 독보적인 노래 해석력으로 심사위원과 프로그램 시청자들에게 일치된 극찬을 이끌어내며 최종 순위 2위를 치지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홍페이위는 싱글 <발끝으로 디딘 사랑(踮起腳尖愛)>을 발표했습니다. 이 곡은 타이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로맨스 드라마 ‘너를 사랑하지 못해(我可能不會愛你)’의 삽입곡으로 사용돼 큰 사랑을 받으며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6천 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홍페이위는 이를 계기로 가수 활동을 이어가지 않았고 오히려 갑작스러운 대중의 관심과 과분한 주목에 노래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생기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홍페이위는 쏟아진 계약요청 및 콜라보레이션 요청을 거절했고 무용전공 대학생으로서 계속해서 무용 실력을 키우다가 2013년 졸업 후 프로무용단 단원으로 2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프로무용단 탈퇴 후 9년이란 시간 동안 홍페이위는 개인 앨범을 내지 않았으나 그녀의 귀인, 올해 금곡장의 심사위원장인 천젠치(陳建騏)의 격려 아래 여러 장르의 음악적 작품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슈퍼아이돌》시즌5 결승전에서 홍페이위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천젠치는 홍페이위가 가수의 길을 포기한 것에 대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에 홍페이위에게 “다시 노래할 준비가 되면 나에게 알려줘”라고 말했고, 그 이후에는 뮤지컬, 광고곡, 영화 또는 드라마 삽입곡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작품에 참여하는 기회를 홍페이위에게 제공했습니다.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던 과정에서, 홍페이위는 점점 가창에 대한 흥미도와 자신감을 되찾게 됐으며,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홍페이위는 스스로에게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일이 있냐”고 물었는데, 그때 머릿 속에 떠오르게 된 대답은 바로 “노래하기”였으므로 가수로 컴백하기로 결심을 내렸다고 합니다.
첫 개인 앨범 《밝은 방(明室 Silver Lining)》을 가지고 11년 만에 가단에 복귀한 홍페이위는 앨범을 정식적으로 발매하기 전에 먼저 수록곡 3곡을 공개했고, 그 이후에는 신곡 투어 콘서트도 개최했습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된 3곡 수록곡 가운데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노래는 <사귀지 않으면 헤어지지 않는다(不在一起就不會分開)>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만나고 헤어지고 마음에 큰 성처를 남기기보다는 차라리 관계를 명확하게 확정짓지 않고 둘이서 함께하는 시간만 즐기면 된다는 젊은이의 연애관을 묘사하는 곡입니다.
후렴구 가사는 “우리 사이는 이러면 된다 안된다(我們之間應該不該)/ 친구인지 연인인지 헤아려 보지가 않아(朋友或戀人從不去猜)/ 입 닫아 사랑을 말하지 않으면 쉬워질 줄 알았고(閉口不說愛 自以為變得很簡單)/ 사귀지 않으면 헤어지지 않는다고 순진하게 믿는다(天真地盼 不在一起就不用分開)”라는 내용인데, 다칠까 봐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도 알아보고 싶어하지 않는 이들의 심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곡입니다.
홍페이위는 데뷔 앨범 《밝은 방》으로 올해 2023년 금곡장 올해의 앨범상, 최우수 만다린어 여가수상, 신인상, 최우수 베스트송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부문 후보 지명자가 된 데 이어 신인상 최종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앨범 제목 ‘밝은 방’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비르트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의 제목을 본따 지어진 것입니다. ‘밝은 방’은 롤랑 비르트가 어머니의 타계를 계기로 사진에 대해 펼쳐낸 사유들을 담아낸 사진철학의 고전입니다. 사진의 본질은 ‘그것이-존재-했음(That-has-been)’이며, 사진에 촬영된 대상은 실제로 존재했습니다만, 그 대상과 순간이 존재했음이 이미 과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번 금곡장 올해의 베스트송상 부문 후보에 오른 앨범 동명의 타이틀곡인 <밝은 방>은 수록곡 중 가장 먼저 완성된 곡이자 앨범의 1번 수록곡으로 앨범의 전체의 분위기를 대표합니다. 이 곡의 가사는 시인 겸 작사가 왕샤오먀오(王小苗)가 홍페이위의 인생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작성한 것이며, 이 노래를 녹음할 때 홍페이가가 옛 추억이 되살아 나면서 여러 번 눈물이 터졌다고 합니다. 노래에는 “빌려온 오래된 피아노로(借來的舊鋼琴)/ 나만의 노래를 아직 써내지 못했어(借來的舊鋼琴/還沒寫出一首我的歌)”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이것은 왕샤오먀오가 음악 창작을 시도하려고 친구한테 전자 피아노를 빌렸지만 한 곡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홍페이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가사입니다. 그리고 “나는 존해했어(我曾在)/ 나는 네가 남긴 선물이야(我是你留下的禮物)/ 너의 일부는 내가 되었지(你的一部分成為了我)/ 너는 살았어(你活過)/ 나는 노래하고 있으며 / 모든 그리움이 내 몸을 스쳐가고 있어(讓所有思念穿過我)”라는 내용의 가사는 약 15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홍페이위의 그리움을 표현해낸 가사입니다. 홍페이위는 “내 목소리는 아버지가 내게 준 선물이고, 다른 사람이 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아버지가 생각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어둠이 있어서 빛이 밝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어두운 방에 있어 본 적이 있어서 밝은 방에 있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과거는 슬프더라도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이니 외면하기보다는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가끔씩 그 과거를 꺼내서 회고하며 계속 살아갈 용기를 얻는 것도 좋다고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이 듭니다.
11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가창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되찾고 첫 앨범을 내자마자 금곡장 시상식에서 8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신인상을 거두며 그 우수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홍페이위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됩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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