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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자는? 🤔

  • 2024.10.21
포르모사 문학관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고란 ​​맘크비스트(Göran Malmqvist)가 꼽은 중국어권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타이완 시인 고 양무(楊牧) - 사진: CNA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 작가의 수상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莫言) 이후 12년 만입니다.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도 축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타이완 출판계의 유명 저작권 매니저 탄광레이(譚光磊)는 페이스북에서 “50대 아시아 여성 작가의 수상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강의 수상을 통해 평생 업적을 평가하는 노벨문학상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어 번역본이 많아야 하고 미국과 유럽 등 지표적인 시장의 출판사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한강의 해외 판권을 독점 중개하는 영국의 저자권 에이전시 RCW(Rogers, Coleridge and White)를 예로 들어, RCW 소속 노벨문학상 수상자로는 한강 외에도 2017년 수상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石黑一雄), 그리고 2018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Olga Nawoja Tokarczuk)가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출판된 한강의 소설은 가부장적 폭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채식주의자》,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한《소년이 온다》,  자전적 색채가 강한 《흰》,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작별하지 않는다》가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한강의 작품이 타이완에서 출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 2021년 유튜브 채널 ‘문학동네’에서 한강이 평소 시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한 영상도 재조명되고 있는데, 한국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이 커버한 덩리쥔의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내 마음은 저 달과 같아)’ 등 곡이 언급되었습니다. 덩리쥔의 노래가 노벨상 수상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타이완인에게 매우 기쁜 소식이죠.


문학의 최고 영예 '노벨문학상' ✨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 작가 중 한 명에게 수여하는 노벨문학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이 1895년 작성한 유언에 따라 제정한 5가지 상(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1968년 경제학상 추가)의 하나입니다. 매년 10월 수상자가 발표되며,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이 열립니다. 선정 작업은 그 전해 9월에 시작되는데, 이때 노벨상의 주최측인 스웨덴 아카데미(한림원)가 전해의 노벨상 수상자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안내장을 보냅니다. 안내장을 받은 사람은 추천 후보자와 추천 이유를 작성해 그 다음해 1월 31일까지 회신해야 합니다. 이어 문학상 선정위원회는 접수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5월까지 5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아카데미에 제출합니다. 6월부터 9월까지 아케데미 회원 18명이 후보자의 작품을 읽고 최종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수상자는 회원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야 합니다.

선정 기준은 노벨의 유언장에 명시된 대로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줍니다.” 이 중 ‘이상적인 방향’이라는 표현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유지가 많은데, 시대변화에 따라 점차 융통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6년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의 수상은 노벨상의 변화를 방증합니다. 콘텐츠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문학상의 정의도 확대되고 있죠.

중국어권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는 앞에서 언급한 중국 작가 모옌과 2000년 수상한 중국계 프랑스인 가오싱젠(高行健)이 있습니다. 전자는 중국 감독 장이머우(張藝謀 장예모)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소설 《홍까오량 가족》으로 유명하며, “환상적인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 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시대와 융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후자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으며 신랄한 통찰, 참신한 언어로 중국 소설과 희곡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 중국어권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타이완 작가 🥇

타이완은 아직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지만, 시인 겸 에세이 작가 고 양무(楊牧, 본명 王靖獻 왕징셴)는 스웨덴 아카데미 회원이자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고란 ​​맘크비스트(Göran Malmqvist)가 꼽은 중국어권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시인입니다. 그러나 양무는 2020년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고인에게 주지 않는다는 노벨상의 원칙에 따라 그의 수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해 양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타이완 신문학사(台灣新文學史)》의 작가 천팡밍(陳芳明) 교수는 양무는 타이완 문단에 큰 영향을 미친 거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1940년 화롄(花蓮)에서 태어난 양무는 15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재학 기간에 ‘예산(葉珊)’이라는 필명으로 신문사와 잡지사에 투고했습니다. 지난 9월 소개해드린 소설《장미 장미 사랑해(玫瑰玫瑰我愛你)》의 작가 왕전허(王禎和)와는 고교 동기생입니다. 1950년대 후반 타이완에서는 다양한 시 동아리가 생겨나면서 출신배경과 문풍이 다르더라도 시인들의 교류가 활발했고, 타이완 토박이인 본성인(本省人) 출신인 양무는 야셴(瘂弦)과 위광중(余光中) 등 외성인(外省人, 1945년 이후 중국에서 타이완으로 온 한족) 시인들과 교신하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 위광중이 주최한 ‘푸른 별 시사(藍星詩社)’를 통해 첫 시집 《물가(水之湄)》를 출간했습니다. 동하이(東海)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인 1964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주최의 국제창작프로그램(International Writing Program, IWP)에 참여해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추가로 한강 작가도 1998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 진학해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중국 고전문학을 현대시 형식으로 재해석하는 한편, 1960년대 반베트남 전쟁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 문풍이 크게 변화습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 필명을 예산에서 양무로 바꾼 것은 그의 창작 분수령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양무는 “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음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바로 이때부터 그의 작품에는 기존의 서정적인 부분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더해졌습니다.

1975년 귀국 후 타이완의 민주화 물결과 마주쳤습니다. 오랫동안 독재체제에 짓눌렸던 타이완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거세지자 양무는 한 외성인 청년의 시각에서 전통과 현대 사이에 끼어 정체성 혼란을 겪는 타이완인들의 심정을 담은 시 〈누군가는 나에게 공리와 정의를 묻는다(有人問我公理與正義的問題)〉를 발표했습니다. 외국에서 배운 것을 타이완에 바친 그는 1996년 고향 화롄에 돌아가 현재 문학창작으로 유명한 동화(東華)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창작 및 영문학 대학원’을 설립해 많은 인재를 배출시켰습니다. 2020년 별세 후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은 그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며 타이완 문단에 대한 기여를 기렸습니다.

양무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가설에 그쳤지만 그가 타이완에 바친 모든 것은 지울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언젠가는 그의 제자들이 수상할 지도 모르죠. 다시 한 번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며, 타이완과 한국 문단이 더욱 발전하여 아시아와 글로벌 문단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를 바랍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董柏廷,「最接近諾貝爾文學獎的台灣詩人 楊牧全集30冊問世」,自由藝文。
2. 李雯珂、宮仲毅,「國寶詩人楊牧病逝 曾被譽為『最有機會拿諾貝爾文學獎的台灣作家』」
3. 盧郁佳,「為什麼諾貝爾文學獎沒臺灣人得?——《臺灣文學的世界之路》」,政府出版品資訊網。
4. 「楊牧的高中同學」,國家文化記憶庫。
5. 〈奇萊山下的文藝詩人—楊牧〉,臺灣記得你。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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