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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은 고통을 글쓰기로 치유하는 작가 - 리리

  • 2022.09.30
포르모사 문학관
미국에 거주하는 타이완 여류 소설가이자 산문가 리리(李黎) - 사진: 타이베이 뉴 호라이즌(臺北文創,Taipei New Horizon)

미국에 거주하는 여류 소설가이자 산문가 리리(李黎, 이여)는 본명은 바오리리(鮑利黎)로, 1948년 중국 난징에서 태어났으며, 1949년에 삼촌 가족과 함께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으로 건너와서 정착하여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으나 나이가 들면서 그림보다는 글쓰기로 더욱 마음 속의 풍부한 정감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것이 느껴져서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 이미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였으며, 국립타이완대학교 역사학과에서 4년 간 공부를 했을 때도 중국어문학과 수업을 많이 청강했는데, 그때 리리는 타이징농(臺靜農)이란 선생님을 매우 좋아했고, 나중에 그 선생님을 모티브로 《탄교수의 하루(譚教授的一天)》라는 소설까지 작성했습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그는 또한 ‘리양(黎陽)’이란 필명으로 당시의 남자친구이자 현재의 남편인 쉬에런왕(薛人望)과 함께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디스토피아 소설인 《멋진 신세계》를 번역·출판했습니다. 1970년 두 사람은 《멋진 신세계》 번역으로 번 돈으로 미국으로 유학가고 반년 후에는 미국에서 결혼했습니다.  

리리는 미국에서 타이완에서는 언론과 사상을 관제하기 위해 정부에 의해 금서로 지정된 책들을 많이 읽으면서 타이완과 중국의 역사와 정치, 그리고 양안관계에 대한 안목이 더욱 넓어졌고, 국민당 정권의 폭력적인 통치로 인한 타이완인의 고통과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으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들의 고단한 삶, 가부장제에 의해 억압받는 여성들의 무력감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쏟게 됐습니다. 이 외에도, 리리는 이 시기에 남편과 함께 ‘댜이위타이(釣魚島, 일본 명 尖閣센카쿠) 수호운동’에 참여했습니다.  

1970년대 초기, 미국에 있던 타이완 유학생들이 댜오위타이의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이른바 ‘댜이위타이(釣魚島, 일본 명 尖閣센카쿠) 수호운동’을 벌였으며, 그중 댜오위타이를 지키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국민당 정부에 실망하여 좌파로 전향된 학생들이 있어서 국민당은 당시 댜이위타이 수호운동에 참여한 많은 유학생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고 그들의 귀국을 금지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인 요인으로 인해 리리 부부는 15년 동안 타이완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리리는 타이완이나 중국 역사에 대한 생각과 타이완에 대한 향수를 바탕으로 소설을 주로 발표했으나 1989년부터는 개인 감정을 표출하는 산문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89년은 리리에게는 영원히 잊혀지지 못하는 고통스로운 해였습니다. 그 해에 그녀의 13살 된 첫째 아들이 놀다가 넘어지자 심장혈관의 선천성 발달장애로 인해 숨졌습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들을 애도하고, 또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고통과 슬픔을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리리는 1년에 걸쳐 아들을 잃어버린 심정을 기록하고 《슬픔의 편지(悲懷書簡)》라는 산문을 작성했습니다. 이와 동시에도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계속 살아갈 용기를 찾기 위해, 생과 사를 다루거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을 다룬 책들을 대량으로 열람했습니다.  

첫째 아들이 사망한 후, 리리는 40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하나 더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결찰된 나팔관을 풀어주고 여러가지 임신하는 방법을 시도한 끝에 결국 기적과도 같은 셋째 아이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에 초음파 모니터를 통한 아이와의 첫 만남, 양수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의 심정, 아이를 키우면서 느껴지는 기쁨 등 셋째 아들이 태어나 두 살 때까지 성장하는 과정과 첫째 아들에 대한 영원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산문 《맑은 날의 필기(晴天筆記)》를 썼습니다.  

모친으로서의 심정을 묘사하는 《슬픔의 편지》와 《맑은 날의 필기》 외에도,  리리는 영화와 여행을 주제로 한 산문집을 많이 발표했는데, 특히 여행 산문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산문에서 중국, 인도, 이집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본 교토 등 국가 및 지역을 방문하는 소감을 밝혔는데, 그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관련한 내용 중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예전에 예르바부에나(Yerba Buena)라고 불렸다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예르바부에나는 스페인어인데 향기로운 허브라는 뜻입니다. 1776년 스페인의 탐험대가 탐사를 하면서 한 마을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풍부한 허브를 보아서 마을을 예르바부에나라고 명명했는데 이 마을은 바로 현재의 샌프란시스코라고 리리는 산문에서 알렸습니다. 또 리리는 인도는 ‘흙, 동물, 사람, 카레, 향신료, 고무, 쓰레기’ 등 다양한 냄새들이 섞인 냄새가 나는 곳인데 기분 좋은 냄새도 있긴 있지만, ‘썩은 냄새’와 ‘가난의 냄새’가 훨씬 심하다고 산문에서 밝혔으며, 또 인도는 색채가 풍부하고 화려한 ‘컬러풀’한 나라로, 눈부신 색상의 의복을 입은 사람들로 붐비며 색으로 인한 시각적인 자극이 가득한다고 리리는 밝혔습니다.   

리리의 작품에서 우리는 사회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댜이위타이 수호운동’에 동참하는 열정적인 청년, 아들을 잃어 상처 투성이도 용감하고 부드럽게 세상과 신생명을 안아주는 어머니, 순수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만물을 바라보는 여행자 등 그녀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소설이든 산문이든, 리리의 작품이 항상 독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항상 자신의 삶과 경험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이를 진솔한 언어로 표현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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