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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문단의 괴걸' - 리앙

  • 2021.09.17
포르모사 문학관
‘타이완 문단의 괴걸(台灣文壇怪傑)’이라고 불리는 여류 작가 리앙(李昂) - 사진: '리앙'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타이완 여류 작가 리앙(李昂)의 본명은 스수돤(施淑端)입니다. 필명은 어머니의 성씨 ‘리’자와 들 앙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격이 단단한 어머니처럼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문학 창작을 하는 바람으로 지은 것입니다. 리앙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작가로 손꼽히고 있으며 성과 정치, 저항의 관계를 다루는 도발적이고 과감한 작품세계로 ‘타이완 문단의 괴걸(台灣文壇怪傑)’이라고 불립니다. 

리앙은 1952년 타이완 중서부 장화(彰化)현 루강(鹿港)진에서 태어났으며 작가인 친언니 2명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일찍 창작을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처녀작 〈꽃피는 계절(花季)〉이 《중국시보》문학상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그는 16세 사춘기 소녀로서의 생활 경험과 당시 배웠던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개념을 기초로 작성한 〈꽃피는 계절〉은 “공주와 왕자가 행복하게 보내는 성탄절”에 대한 환성을 가진 여학상이 땡땡이치고 나이가 든 정원사를 따라 성탄수를 고르러 갈 때 정원사와의 성관계를 상상하는 이야기입니다.  

1970년 리앙은 고향 루강진을 떠나 타이베이로 올라가 문화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뤼슈롄(呂秀蓮) 전 부총통의 영향으로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인식하게 되고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소설을 쓰ㅣ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 작품인 〈인간세(人間世)〉는 성에 대해 무진한 여대학생이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고 공개적으로 어머니에게 호되게 꾸짖음을 당하는 이야기를 묘사합니다. 당시의 보수적인 시대에 리앙은 대학생의 나이에 학생의 성문화와 사회적 성억압 등 금기로 여겨지던 이슈를 지적해서 문학계의 열렬한 토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그는 미국 유학을 떠나 오리건 주립 대학교 (Oregon State University)에서 희극 석사를 받았고 타이완에 돌아왔습니다. 서양 교육을 받았던 리앙은 1980년대 타이완 신여성주의의 선구자로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하며 전통적 부권제도 전복을 시도했습니다. 이 시기의 작품은 현대적 의식이 강하고 전통 고유 사상과 불합리적인 사회 현실에 도전하는 의도가 크며 성과 정치를 많이 다뤘습니다. 리앙의 성에 대한 묘사는 모두 심리학, 사회학, 정신의학 지식이 기초가 되는 것이며 대부분이 행복하거나 낭만적이 아닌 극도로 모순되고 우울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1983년에 출판된 중편소설《남편 죽이기(殺夫)》입니다. 

《남편 죽이기》는 항일전쟁시기 중국 상하이에서 발생한 사회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부녀 린스(林市)가 돼지를 잡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남편에게 성학대를 지속적으로 당해서 결국 버티지 못해 남편을 돼지처럼 칼로 죽이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소설 속 린스가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을 돼지처럼 대해주는 남편의 장기적 학대를 당하는 것은 취약계층 여성이 부권사회에서 압박을 당하는 현상을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칼로 남편을 죽이는 것은 여성의 최종의 저항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남편 죽이기》는 센세이셔널한 내용으로 인해 발표 초기부터 대중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논란이 됐습니다.  

1985년 《어두운 밤(暗夜)》이 발표되면서 또 다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소설은 자본주의 사회 하의 왠곡된 인성과 가치관, 연애관을 묘사하며 여성의 불륜 문제를 논합니다. 소설 속에서 상업적 정보를 가진 일간지 기자 예위안(葉原)이 스스로 정복자로 섹스로 정보를 얻는 여대학생 기자 딩신신(丁欣欣)의 몸과 마음을 ‘점유’할 줄 알았으나 딩신신은 ‘남녀관계는 상호적’이라며 ‘둘이 모두 그 과정을 즐긴다면 이것은 여자에게 희생을 당하는 것이 아니지’라고 예위안에게 말하는 겁니다. 참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관점인 것 같네요!!! 

1990년대 계엄 해제 이후 정치와 가족, 국가를 주제로 한 서적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리앙도 작품에 정치적인 요소를 녹여내기 시작하고 여성인 역사적 인물, 정치 인물 심지어 세상을 떠도는 여자 귀신을 소재로 작품을 작성했습니다. 1991년 발표한 첫번째 장편소설 《미로의 정원(迷園)》은 지방도시 루청의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주잉홍(朱影紅)이 겪는 두 가지 사랑을 통해 사랑이 본질을 파고들고 있으면서도 자택 정원 ‘함원(菡園)’의 역사와 아버지의 정치적 박해를 당하는 경험을 통해 1950년대 국민당 독재 시절과 1970년대 고도성장기의 타이완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소설, 몸으로 정치적 권력을 얻는 여자 입법위원의 이야기를 묘사하는 《베이강의 향로에는 누구나 향을 꽂는다(北港香爐人人插)》는 또한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리앙은 창작을 통해 자신 또는 이야기 주인공에 대한 여성적 자아와 자기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음식과 생존의 긴말한 관계를 인식하게 되고 음식을 소재로 창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 작품은 《원앙춘선(鴛鴦春膳)》입니다. 

리앙의 작품들은 여러 언어로 번역됐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로 만들기도 하며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남편 죽이기》는 제1회 '연합보' 소설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는 한편,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스웨덴을 비롯한 10개 언어로 번역됐고 영화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리앙의 작품은 충격적인 내용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큰 영향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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