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福과 돈을 부르는 행운의 음식 ‘이바오刈包’

  • 2022.04.15
랜선 미식회
타이완 햄버거로 불리는 '이바오'.[타이베이시정부 홈페이지]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 부위를 말하라면 아마 한국인과 타이완인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이 부위를 말할 것 같아요, 바로 ‘우화러우五花肉’ 즉 ‘삼겹살’을 꼽지 않을까 싶은데요.

돼지 뱃살부위 삼겹살은 다른 부위보다 기름기가 많아 지방함유량은 물론 칼로리도 높지만, 그 짙은 풍미와 고소한 맛에 타이완에서나 한국에서나 친구들과의 작은 모임 혹은 가족과 함께하는 외식이나 회식 자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선호 메뉴이기도 합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삼겹살! 삼겹살을 맛있게 먹으려면 역시 불판 위에 ‘치익’ 소리를 내며 구워 먹어야 제맛이겠죠? 구울 때 나는 소리 조차 아름다운 삼겹살은 타이완에서는 간장 양념에 푹~ 졸여서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간장에 넣고 푹~졸인 삼겹살은 뭐니뭐니해도 흰 쌀밥과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데, 타이완에는 이 양념에 졸인 삼겹살을 흰 쌀밥에 올려 덮밥 스타일로 먹는…타이완사람들이 즐겨먹는 소울푸드 루로우판(滷肉飯)이라는 국민 음식이 있습니다.

곱게 갈은 삼겹살을 간장에 졸여 밥 위에 푹 졸인 고기를 얹어서 먹는 타이완의 대표적인 음식 루로우판은 이전 방송을 청취하신 분들은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지난 방송에서 제가 소개해 드린적이 있었습니다. 루러우판이 어떤 음식인지 궁금하신 분들 혹은 이전 방송을 듣지 못하신 분들께서 다시 듣기를 할 수 있도록 오늘 방송 내용에 ‘루로우판’편 링크를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통해서 방송을 다시 청취해주세요~

('루러우판 편'링크: https://d3b7ynlbcyh5kv.cloudfront.net/radio/programMessageView/programId/19/id/1792)

간장에 넣고 푹~졸인 삼겹살을 밥에다 올려 먹는 ‘루러우판’도 맛있지만요, 타이완에서는 찜통에서 쪄낸 납작한 흰 빵을 갈라서  그 안에 간장에 푹 조린 부드러운 삼겹살을 끼워 넣어 먹는 ‘이바오刈包’도 인기가 많습니다. 빵 중간에 패티를 넣은 것이 햄버거와 흡사하다고 해서 서양인들에게 타이완식 햄버거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이바오’는 2012년 미국 CNN에서 선정한 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타이완 야시장 음식에 선정됐고, 2013년 피플 초이스 어워드(People's Choice Award 2013)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길거리 음식 그리고 2013년 영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음식 (Young British Foodies 2013)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푹 졸인 삼겹살이 들어간 타이완 햄버거 ‘이바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20년 8월 30일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발에도 밀로스 비르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을 단장으로 체코 상원의원 8명, 즈데니에크 흐리브 프라하 시장, 학술·문화·산업계 대표와 체코 국영 체테카(CTK) 통신, 체코 공영 텔레비전 방송인 체스카 텔레비제 등 기자 11명 등 89명으로 구성등 대규모 방문단이 타이완을 방문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차이잉원 총통이 체코 방문단에게 야식으로 대접한 음식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우엉 튀김, 새우롤 그리고 2020년 미슐랭 가이드 타이베이 빕 구르망 레스토랑에 선정된 이자즈찬인(一甲子餐飲)식당에 ‘이바오’ 등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체코 방문단이 투숙하고 있던 호텔로 보내주었습니다. 코로나19 시국이다 보니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호텔 앞 편의점은 말할 것도 없고, 야시장 방문 등 외부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던 체코 방문단은 차이잉원 총통의 깊은 배려심이 담긴 음식들을 전해 받고 환한 웃음으로 보답했습니다. 그리고 야식이 담긴 포장지를 뜯어보고서는 다시 한번 감동했습니다. 타이완 음식이 낯설수도 있는 체코 방문단을 위해 차이잉원 총통은 각각의 음식마다 그 음식을 체코어로 자세히 설명해 놓은 종이 카드들를 봉투에 따로 넣어 두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바오’에 대해서 설명해놓은 카드에는 ‘타이완식 햄버거’라고 설명하는 글과 함께 ‘드실 때 반드시 고수를 많이 넣어서 먹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이바오’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도 체코 방문단과 공유했습니다.

차이 총통이 체코 방문단에게 대접한 '이바오'.[사진=차이잉원 총통 인스타그램]

또 지난해 10월 주헝가리 타이완대표부는 ‘이바오 외교’를 통해 타이완 문화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타이난시정부는 헝가리 솔노크에 위치한 다미아니 야노스 박물관 (Damjanich János Museum)과 공동으로 ‘타이완 미식의 도시-타이난 길거리 음식 문화 영상전’을 개최했고, 지난 10월 12일 개막식을 진행했습니다. 류스중 대사는 이날 개막식 행사 축사에서 헝가리어로 타이난은 타이완의 문화의 도시이자 미식의 천국이라고 현지인들에게 타이난을 소개하고, 다미아니 야노스 박물관 관장과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교장 등과 함께 ‘이바오’를 직접 만들고 맛보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2일 행사에서 주헝리 타이완대표부 류스중(劉世忠 사진 좌부터) 대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교장, 다미아니 야노스 박물관 관장이 함께 타이완 대표 음식인 이바오와 전주나이차(珍珠奶茶,버블티) 를 먹었다. [사진 = 주헝가리 타이완대표부 공식 페이스북]

타이완 국민 음식에서 외국인들의 입맛까지도 사로잡고 심지어 타이완을 알리는 외교 역할까지도 톡톡히하고 있는 ‘이바오’!

전통적인 ‘이바오’는 찜통에서 막쪄 낸 납작한 모양의 흰 빵을 갈라서 속에다 삼겹살 조림, 수안차이(酸菜)이라 불리는 절인 야채와 고수, 땅콩가루를 꽉 채워 넣어 먹습니다.

서양인들은 속재료를 품고 있는 납작한 모양의 빵이 야구글러브 모양 같다고 해서 글러브번이라고도 하는 데, 타이완에서는 빵사이에 속이 꽉찬 ‘이바오’의 빵빵한 모습이 돈이 둑둑히 들어있는 빵빵한 지갑처럼 보인다고 해서 다음해엔 재물이 들어와 부자가 되자는 의미로 회사 송년회 때 ‘이바이’를 다 함께 먹습니다. 또 재물운 외에 일선 영업사원분들도 아주 특별한 이유에서 송년회 때 꼭 이바오를 챙겨 먹는데요. 보통 영업사원들은 회사를 위해 또 실적을 올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영업을 해야될 때가 있습니다. 좋든 나쁘던 올해 영업을 위해 했던 이런 거짓말을 모조리 먹어버리고 내년에는 하는 일이 더 대박나자는 의미로 송년회 때 ‘이바오’를 먹습니다.

속이 꽉 찬 이바오는 비주얼로 인해 멋들어진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조개처럼 벌어진 빵 사이에 고기를 품고 있는 ‘이바오’의 모습이 마치 호랑이가 입을 한껏 크게 벌리고 돼지고기를 물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타이완에서는 호랑이가 돼지를 물고있다라는 뜻의 ‘후야오주(虎咬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또 의도치 않게 호랑이가 돼지를 물고있다라는 뜻에 ‘후야오주’라는 발음이 복을 잡다라는 뜻에 ‘푸야오주福咬住’와 발음이 비슷해서 복을 잡다를 상징하기도 하는 ‘이바오’는 나쁜일이나 뭔가 찝찝한 일이 있을 때 재수가 좋아지라는 의미로 타이완인들은 ‘이바오’를 찾아서 먹곤 합니다.

재물부터 복까지 먹기만 해도 운이 좋아진다는 ‘이바오’는 서양인의 입맛도 사로잡을 만큼 맛도 일품입니다. 우선 푹 졸인 삼겹살, 채소 절임, 고수, 땅콩가루를 감싸고 있는 빵은 포실포실 달달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짭쪼름한 졸인 고기는 연하면서도 기름지지만 이 느끼함을 산뜻한 채소 절임이 잡아주고, 여기에 고수 특유의 향과 고소한 땅콩가루의 맛이 더해져 이바오는 환상의 맛을 자랑합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타이완 국민음식에서 전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는 이바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바오가 전세계를 하나로 만들어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보며, 오늘 엔딩곡으로 웨이루쉬엔(魏如萱)의 우리(我們)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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