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을 상징하는 ‘중화민국 국기가’가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울려퍼졌습니다.
3개월 전 파리 올림픽에서 타이완의 린위팅(林郁婷) 선수가 여자 복싱 57kg급 금메달을, 리양(李洋)과 왕치린(王齊麟) 선수가 배드민턴 남자 복식 금메달을 두 번째로 획득한 데 이어, 4일 전(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타이완이 홈팀인 일본을 완승해 우승을 차지한 뒤 경기장 시상식에서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중화민국 국기가가 연주되며 현장에 있거나 집에서 TV로 지켜보는 타이완 국민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습니다.
중화민국도 타이완도 아닌 ‘중화 타이베이’로 출전한 타이완은 2024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국제대회 27연승을 달리던 일본을 4-0으로 완파하며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이는 타이완 성인 야구의 사상 첫 메이저 국제대회(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 우승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전 이후 무려 32년 만의 일본전 승리로, 이에 타이완 전국은 온통 축제 분위기입니다.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타이완이 홈팀인 일본을 완승해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 중화민국야구협회 제공
사실, 경기 전 타이완 대표팀 선수 구성에 대해서는 타이완인들이 보편적으로 반대 또는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유망주로 해외로 보내진 선수 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스타 선수들이 연이어 몸 관리 등을 이유로 대표팀 차출을 거절하거나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는 했지만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프리미어12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던 경우가 종종 발생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최종 결정된 타이완 대표팀은 ‘최고의 라인업’이 아니라며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의 언론에서도 타이완을 12개 팀 중 꼴지에서 두 번째로 평가했고, 프리미어 12의 포스터에조차 타이완 선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과소평가 받은 타이완 대표팀이 우승은 커녕 슈퍼라운드(4강) 진출도 어렵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3일 한국과의 첫판에서 6-3, 14일 도미니카공화국을 2-1, 16일 1-3으로 일본에 패했지만 17일 호주를 11-3, 18일 쿠바를 2-0으로 이기며 4승 1패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 지난 32년 간의 모든 국제대회, 심지어 이번 프리미어12의 조별전과 슈퍼라운드에서도 이기지 못했던 일본을 상대로 ‘대이변’이라고 평가받은 만큼의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팀 타이완’은 이번 프리미어12의 모든 경기에서 수비든 타격이든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에이스 투수와 4번 타자의 대활약에 크게 의존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 대표팀은 결승전까지 9경기를 치르는 동안 조별리그 한국전과 대일본 결승전에서 홈런을 쳐낸 2홈런의 천제시엔(陳傑憲)을 비롯해 타자 9명이 10홈런을 때리며 1번부터 9번까지 든든한 타선을 연출했습니다. 득점을 노리는 타격 외에, 실점을 피하는 빈틈없는 수비와 뛰어난 투수력도 이번 타이완팀의 프리미어12 우승에 핵심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선발 투수 린위민(林昱珉)을 필두로 한 탄탄한 불펜진이 일본의 강력한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이에 더해 내야와 외야를 가릴 것 없는 철벽 수비로 일본을 4안타로 묶어 두며 4-0 완승을 거뒀습니다.
재미있게도 결승전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은 린자정(林家正)과 3점포로 승리의 쐐기를 박은 천제시엔은 이번 프리미어12 경기 동안 가장 화제를 모았던 선수들입니다.
이번 타이완 대표팀의 에이스 린위민과 함께 애리조나 산하 더블A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포수 린자정은 안정감 있는 포구와 경기 내내 투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에 짙고 두꺼운 눈썹과 코와 턱의 덥수룩한 수염이 선사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으로 타이완의 여심을 사로잡아 ‘자정푸(가정부家正婦)’라는 팬덤까지 생겼습니다. 린자정과 함께 배우, 아이돌 못지 않은 잘생긴 외모로 이번 타이완 야구대표팀의 ‘양대 남신’이라고 불리는 천제시엔은 대표팀 캡틴으로서 뛰어난 리더십과 경기력으로 우승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타율 0.625 2홈런 6타점의 맹타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올 월드 팀’ 명단에도 외야수로 이름이 올랐고, 타율상, 수비상 등 개인상도 수상하며 이번 대회의 가장 빛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6일 오후 타이베이 중심가에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우승을 거둔 타이완 야구대표팀을 환영하는 카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졌다. 사진은 린자정(林家正, 좌) 선수와 3점포로 승리의 쐐기를 박은 천제시엔(陳傑憲, 우) 선수가 함께 지프카에 올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 CNA
이 두 선수말고도 기타 선수들의 걸출한 활약도 주목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선수와 그의 소속 구단에 대한 관심도 대폭 늘어나며 1990년대 후반 프로야구의 승부조작 사건 전 타이완 전국민이 야구에 열광하던 시절이 다시 오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선수 외에, 감독단과 정보수집팀 등 스태프들도 우승의 대공신입니다. 철저한 정보수집을 활용한 감독단의 융통성 있는 전략 제정과 결단력 있는 선수 배치에 힘입어 승리 확률이 크게 높아져 우승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감독단은 예전에 타이완을 대표해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퇴역 선수들로 구성되었는데, 그들이 선수의 신분이 아니지만 감독의 신분으로 우승의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이번 프리미어12의 우승은 참으로 값진 성과입니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타이완 대표팀 감독단 –사진: 중화민국야구협회 제공
이번 프리미어12 우승으로 타이완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에 각인시킨 ‘팀 타이완’과 지난 7월 파리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 인상적인 기량을 펼친 대표팀 선수들, 그리고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국제무대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타이완 스포츠 선수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의 향후의 활약을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엔딩곡으로는 이번 프리미어 12 타이완 대표팀을 위한 응원가 <다 함께(就一起)>를 띄어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프리미어 12 타이완 대표팀 응원가 <다 함께(就一起)> 우승판 뮤직비디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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