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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작품을 한자리에... 양청원 기획공연 ‘살롱 드 쇼팽’

  • 2021.10.27
수요 산책
피아니스트 11인의 릴레이 연주로 펼쳐지는 양청원 기획공연 ‘살롱 드 쇼팽’. [사진 = 양청원 홈페이지 캡처]

수요산책시간입니다.

'벨벳 같은 손가락'. 쇼팽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가 쇼팽의 손을 두고 한 이야기입니다. 섬세하고 매혹적이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기에 불변의 우아함과 벨벳 위의 진주처럼 흘러가는 쇼팽의 연주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인데요.

올해 '벨벳 같은 손가락'의 주인공을 찾는 쇼팽 콩쿠르가 현지시간 지난10월 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막해 타이완 현지시간으로는  21일 새벽 막을 내렸습니다. 쇼팽 콩쿠르 대회 기간 본선 경연이 펼쳐진 바르샤바 내셔널 필하모닉 홀에서 …본선 진출자는 매 라운드마다 그 원초적이고도 어려운 악기를 대표하는 시인, 또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였던 위대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자유롭고 고귀한 작품만으로 승부를 겨루었습니다.

타이완 현지시간 13일 오전 쇼팽 콩쿠르의 유튜브 실황 중계를 통해 직접 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에서 치러진 경연은 시에웨이팅謝維庭, 수스위蘇思羽, 장카이민張凱閔 등 타이완 참가자 3명과 최형록, 김수연, 이혁 등 한국 참가자 3명을 포함해 총 45명의 전 세계 피아니스트가 참가한 2라운드 중 하루였습니다. 준결승으로 향하는 티켓을 따는 본선 2차 경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타이완과 한국 피아니스트는 섬세하게, 때론 슬프도록 처연하게 각자 쇼팽의 독특한 리듬을 소화해 관객과 현지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한국의 이혁과 김수연을 제외하고 아쉽게도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결선 마지막 참가자가 폴란드 국립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끝나는 시간. 그러니깐 애초 타이완시간으로 10월 21일 오전 5시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벨벳 같은 손가락'의 주인공은 3시간이 미뤄진 오전 8시 주인공이 나왔습니다. 가장 쇼팽 다운 벨벳 같은 손가락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심사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사위원들 사이에 뜨거운 토론 끝에 조성진 이후 올해 벨벳 같은 손가락의 주인공은 대회 내내 우아하고 침착하게 쇼팽을 끌어간 중국계 캐나다인 브루스 리우가 최종 우승자가 됐습니다. 본선에 진출한 타이완 피아니스트 장카이민과 마찬가지로 올해 우승자 브루스 리우도 이번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이자 쇼팽 스페셜리스트 당타이손의 제자인데요.

또 하나 올해 쇼팽 콩쿠르 역시 우승자가 피아노 협주곡1번으로 우승할지 아님 협주곡 2번으로 우승하게 될지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었습니다. 쇼팽은 생전 단 2개의 피아노 협주곡만을 남겼는데, 참가자들은 결선에서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역대 쇼팽 콩쿠르를 돌아보면 참가자들은 당연 첫 번째 협주곡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데요. 지금까지 쇼팽콩쿠르 결선에서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여 우승한 경우는 1980년 제10회 쇼팽콩쿠르 우승자 베트남의 당타이손 단 한 명. 쇼팽 스페셜리스트 당타이손 이후 21세기 들어 단 한번도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우승한 참가자는 없었습니다.

베트남 출신의 피아니스트 당 타이손의 제자이자 올해 벨벳 같은 손가락의 주인공 브루스 리우도 예외없이 쇼팽의 첫 벗째 협주곡을 연주했습니다. 결선 진출자 12명 중 마지막으로 연주했던 캐나다의 브루스 리우의 쇼팽 협주곡 1번은 모든 관객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을 정도로 빛이 났습니다.

2015년 조성진에 이어 ‘2회 연속’ 우승 기대를 모았던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혁은 결선에서 과감하게 쉽지 않은 쇼팽의 협주곡 2번을 연주했습니다. 비록 쇼팽 콩쿠르 입상 명단에는 들지 못했으나  화려한 소리로 기립박수를 받은 만큼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르샤바에서 6년 만에 열린 피아노 올림픽이라 불리는 쇼팽 콩쿠르는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을 우리에게 전달했고 또한 비록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으나 타이완과 한국을 포함한 본선 진출자는 권위를 자랑하는 쇼팽 콩쿠르에서 이름을 각인시키며 세계적 연주자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낭만파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쇼팽의 기일에 맞춰 열리는 쇼팽 국제 콩쿠르. 타이베이 시에 있는 종합예술 문화시설 양청원(兩廳院,National Concert & Theater Hall, NTCH)은 2000년 14회 쇼팽 국제 콩쿠르 준결승 진출자 타이완의 피아니스트 예쥔제(嚴俊傑)와 함께 쇼팽 음악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획공연 ‘살롱 드 쇼팽 온 프라이데이(Salon de Chopin on Fridays)’를 준비했습니다.

오는 11월 5일부터 11월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타이완시간 오후 6시 30분에 양청원 공연예술도서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살롱음악회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살롱음악회에서 이름을 알렸던 쇼팽의 음악을 연주합니다.

오로지 쇼팽을 위해 특별 기획한 이 살롱음악회는 국제무대에서 활약중인 11명의 실력파 타이완 피아니스트들이 쇼팽의 주요 작품을 잇따라 연주하는 형식으로, 관객들은 쇼팽 콩쿠르가 열린 폴란드 바르샤바에 갈 필요 없이 양청원에서 쇼팽의 발라드부터 폴로네이즈까지 쇼팽의 대표적인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양청원이 주관하고 중화개발문교기금회(中華開發文教基金會) 지원으로 마련된 이번 살롱음악회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타이완 피아니스트 장루에이닝(張芮寧)가 오는 11월 5일 첫무대를 엽니다. 이번 공연에서 장루에이닝은 쇼팽의 마주르카 작품번호 41번을 관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고요, 이어서 피아니스트 황타이웨이(黃泰為), 린관팅(林冠廷) 등 국제 콩쿠르에서 이름을 떨친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릴레이로 이어지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고음악 포르테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뤼관팅(呂冠葶)이 11월 26일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가을밤의 정취를 더해나갈 예정입니다.

쇼팽은 살롱음악회 같은 소규모 공연을 선호했습니다. 밀도 높은 음색을 위해 피아노 뚜껑을 닫고 연주하는 걸 즐겼다고 알려져 있죠. 정통 쇼팽의 살롱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획공연 ‘살롱 드 쇼팽 온 프라이데이(Salon de Chopin on Fridays)’에서 릴레이의 두 번째 주인공 피아니스트 황이쉔(黃怡瑄)이 연주 할 예정인 쇼팽의 발라드 1번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수요산책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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