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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 디화제

  • 2020.12.15
레트로 타이완
타이완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 하고있는 디화제(迪化街),사진:타이완 관광청 제공

타이완에는 지역마다 라오제라 부르는 곳들이 존재하는데요.

한국에 비교적 알려진 곳으로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배경지로 유명한 저우펀 라오제, 소원을 이루어주는 풍등을 날리는 곳으로 알려진 스펀 라오제, 소뿔빵이 맛있다고 알려진 산샤 라오제가 있습니다.

라오제는 옛 거리라는 뜻으로, 1800년대 후반 청나라 제9대 황제인 함풍제 집권시기 단수이 강과 기타 인접한 항구를 통한 청과 유럽 사이에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타이완의 무역중심지가 된 곳을 말합니다.

라오제라고 불리는 옛 거리들의 건물들은 대부분 1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타이완 정부의 허가 없이는 건물주도 함부로 구조를 변경하거나 건물을 철거할 수도 없는데요. 그래서 각 지역에 라오제를 걷다 보면 마치 현실이 아닌 청나라 시기의 영화세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오늘 청취자분들과 떠나게 될 라오제는 19세기 단수이 강이 개항되면서 많은 유럽 상인들이 타이완과 거래를 위해 정착했던 그리고 1891년 타이완 순무(巡撫) 류밍촨(劉銘傳)이 이곳을 지나가는 철로를 건설하면서, 약 150년 전부터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성하던 시장이었던 곳 바로 디화제(迪化街)입니다.

그럼 오늘도 저와 함께 타이완에 옛 거리를 거닐어 볼까요?

타이베이에 베이먼역에서 출발해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디화제.

디화제는 타이완의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재래시장인데요.

오래전 청나라 때부터 타이완 사람들은 이곳에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진귀한 찻잎, 쌀, 장뇌, 전통약재, 천등을 구매했는데요. 특히 매년 타이완에 설인 춘절을 앞두고 최고급 한약재와 영지버섯 등 설 선물과,차례 상에 쓸 제수용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려고 디화제를 찾는 시민들로 북적입니다.

저도 매년 설 연휴를 앞두고 부모님을 따라 설에 쓸 말린 해삼, 제비 집 등을 구입하러 디화제를 찾는데요. 엄청난 인파를 뚫고 디화제에서 장을 다 보고 나면 아빠와 함께 춘절에 빠질 수 없는 간식인 마라오(麻老)를 구매하는데요. 맛과 모양이 한국에 유과와 매우 흡사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방문하셔서 망설이지 마시고 타이완식 유과 마라오를 드셔보세요.

디화제는 진귀한 식자재와 먹거리를 우리에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곳인데요.이곳 건물들은 주로 과거 청나라 시기 외국인들이 무역 거래를 위해 정착한 지역답게, 중국 남부의 푸진 스타일, 웨스턴 스타일, 바로크 양식, 일본양식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어우러져 같은 공간 속에 공존합니다.

실제로 디화제 거리를 거닐다 보면, 곳곳에 건축물들이 마치 오래된 흑백 영화 속에서 보던 거리를 떠오르게 해, 그곳을 걷고 있으면 마치 그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요.그리고 거리 곳곳에서는 스케치북을 펴서 스케치 중인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타이베이의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한 디화제 거리를 걷다 보면,

감성 돋는 카페, 식당, 책방 등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중 디화제 거리 중심에 타이완 최초의 서양식 약국이었던 곳,진한 약 냄새가 풍길 것 같은 A.S.WATSON&CO.건물에는, 다른 카페들과 달리 타이완 각지에서 재배되는 진귀한 타이완 차를 맛볼 수 있는 숨겨진 클래식한 티 하우스가 존재합니다.

A.S.WATSON&CO.의 외관은 옛 약방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지만, 2층과 3층에 위치한 ASW Tea House 내부에 들어서면 빈티지한 영국 컨셉에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ASW 티 하우스에서는 각종 차를 제공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곳을 찾을 때면 꼭 타이완을 대표하는 동방미인 차를 주문하는데요. 타이완을 대표하는 동방미인 차 한잔과 피천득 선생님이 쓰신 책 한 권 그리고 클래식한 영국풍 창밖으로 보이는 영화 같은 디화제 거리의 풍경 늦은 저녁 청취자분들도 따뜻한 타이완 차 한잔 어떠신지요?

 

디화제에는 차, 전통 한약제, 원단 등 재래시장으로 유명하지만, 결혼 적령기인 타이완 분들에게 디화제하면 짝을 점지해주는 샤하이청황먀오는 빠질 수 없는 인기명소인데요.

하해성황묘의 주신은 성황신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반쪽을 찾아 맺어주는 월하노인이 더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매번 이곳을 지나칠 때면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길 바라며 향을 들고 소원을 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흡사 수능을 앞둔 자녀를 위해 기도를 드리는 부모님들을 보는 것 같은 익숙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제 주위에 선배 두 분도 이곳 월하노인이 신통하다고 해서, 하해성황묘를 찾아 소원을 빌고, 몇달 뒤 결혼하게 되었는데요.

선배님들 말에 따르면 소원을 빌 때에는 간절한 마음과 월하노인에 대한 믿음, 그리고 두루뭉숭한 소원 대신 구체적으로 어떤 상대를 원하는지 월하노인에게 빌어야 한다고해요.예를들면, 상대방의 외모, 인성, 경재력 등을 월하노인에게 정확하게 말해야, 월하노인이 콕 집어서 짝을 점지해준 다해요. 그리고 타이완에서는 만약 월하노인께서 짝을 점지해주신다면, 소소하지만 과자와 달달한 사탕 등을 챙겨서 결혼할 상대와 함께 하해성황묘를 찾아 월하노인께 보답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클래식한 건축물과 타이완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 하고있는 디화제를 모르셨나요? 아니면 그저 재래시장으로 여기고 지나치셨나요?

꼭 이곳을 찾으셔서 골목골목 숨겨진 아름다운 건물들과 디화제 거리에 영화 세트장 같은 매혹적인 풍경을 느껴보세요.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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