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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당’ 일본 항복문서 조인식 현장에서 문화공간으로

  • 2021.10.26
레트로 타이완
항복문서 조인식이 열린 중산당 2층 ‘광복청(光復廳)’. [사진 = 타이베이시 중산당 공식홈페이지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바로 어제였습니다. 지난 10월 25일은 50년 간에 걸친 암흑과 질곡의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 빛을 되찾은 날 바로 타이완의 ‘광복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1945년 일왕의 항복 선언 이후 타이완총독부가 항복문서에 서명한 역사의 현장이자, 그후 중화민국 정부가 외국 귀빈을 영접하는 장소로 사용하였으며, 지금은 전시회, 공연 등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중산당(中山堂)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럼 타이완의 운명을 바꾼 그곳 중산당! 그 역사 현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1895년 4월 17일 청나라의 리홍장과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는 시모노세키에 위치해 있는 춘범루에서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었습니다. 시모노세키 조약은 일본이 본격적으로 제국주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고, 조약의 2조와 3조를 통해 일본은 타이완에 대한 주권을 이양 받았습니다.

타이완의 운명을 좌우한 춘범루에서 청과 일본이 맺은 시모노세키 조약. 청일전쟁의 매듭을 지은 결과물인 시모노세키 조약에 의해 타이완이 청으로부터 일본으로 할양된 1895년 4월 17일부터 2차 세계대전 포츠담 선언에 의해 마지막 타이완총독이자 제10방면군(第十方面軍) 총사령관인 안도 리키치(安藤利吉)가 일본을 대표해 항복 문서에 서명한 1945년 10월 25일까지!! 이 50년을 일제시대라고 말하는데요.

마지막 타이완총독 안도 리키치가 일본을 대표해 항복 문서에 서명한 장소, 항복조인식이 열린 중산당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라는 시대배경 아래 1928년 일본이 히로히토 일왕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일본식민시기 당시의 명칭은 타이베이 공회당(臺北公會堂)이었습니다.

히로히토 일왕 즉위를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1928년 착공해 장장 8년의 공사기간을 들여 1936년 완공된 중산당은 4층 구조물로, 건물 외관은 고전과 모던이 어우러진 건축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면 중앙 중산당 본관 내부에 들어서기 전 지나야하는 프렌치 르네상스 건물 양식으로 지어진 아치모양 입구는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히로히토 일왕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 공을 들여 지어진 중산당은 일제시대 예술 공연과 중요한 행사가 개최되는 장소로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945년 8월 14일, 일본은 연합국에 항복을 통보하였고, 8월 15일 낮 12시 일왕이 ‘무조건적인 항복’을 선언 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인 9월2일 일본의 도쿄만 요코하마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USS 미주리호 함상에서의 항복 문서 조인식이 열렸습니다. 항복문서 조인식은 일본과의 전쟁에서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군의 맥아더 원수가 주도했습니다. 패전국 일본을 대표해 항복 문서에 서명한 이는 시게미쓰 마모루 외무대신이 정식으로 나와서 항복문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은 완전 종결되었습니다.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뒤 연합군 최고 사령관 맥아더 원수가 발령한 '일반명령 제1호'(一般命令第一號) 제1조에 따라 1945년 10월 25일 당시 타이베이공회당이라 불린 중산당 2층 대연회장에서 오전 10시 연합군과 일본 사이에 항복문서 조인식이 열렸습니다. 히로히토 일왕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중산당, 맥아더 원수가 역사적인 항복문서 조인식의 장소로 중산당을 선택한 것 자체가 일본에 모욕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중산당 2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조인식에는 천이(陳儀) 장군이 중화민국과 연합군 대표로 나왔고, 패전국 일본을 대표해 마지막 타이완총독 안도 리키치는 연합군과 중화민국정부 대표로 참석한 천이, 거징언(葛敬恩), 커위안펀(柯遠芬), 시민대표 린셴탕(林獻堂), 린마오성(林茂生)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항복문서에 서명했습니다.일본 제국의 식민지가 되어, 식민 정부인 타이완총독부에 의해 1945년까지 50년간의 식민 지배가 끝났음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광복 직후 항복문서 조인식이 열린 중산당 2층 대연회장은 빛을 되찾은 공간 ‘광복청(光復廳)’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중산당은 외국의 국가원수와 국빈급인사등 외빈 접객 장소로 사용됐습니다. 해방 이후 미국의 제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 한국의 이승만 대통령 등 국가원수들이 중산당을 다녀갔습니다. 또 외빈 접객 장소로 사용된 것 외에도 중산당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지금도 특별 기획 전시회나 공연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옛 소련의 반체제 인권운동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故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박사가 타이완에서의 첫 강연한 장소 역시 중산당이었습니다.

중산당 앞 부채 모양에 광장은 주말이면 보드를 타는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공연과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항복문서 조인식! 그때 그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내부 공간과 곳곳에 있는 항복문서 조인식 현장 사진들을 구경하는 것도 또하나의 매력입니다. 역사의 현장 중산당은 1992년 국가 2급 고적 문화재로 지정되었고요, 2019년에는 문화부가 지정한 국가고적이 되었습니다.

76주년 광복절 당일인 지난 25일 중산당에서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항복문서의 초본을 최초로 공개한 것인데요.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현장 중산당에서 선인들이 겪었던 일들이 우리 앞에도 다시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그 일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교훈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장디(張帝)의 포르모사(寶島)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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