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타이완 전통기예 중의 하나인 주석 공예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주석은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한 금속의 하나로서 뛰어난 전성·연성·내식성을 가지고 있으며 성질이 부드러운 데다가 녹는점이 낮아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주조 및 가공이 용이하므로 널리 사용되는 전이후금속입니다. 주석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년 경 청동기 시대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청동기는 주석과 구리의 합금입니다. 타이완의 주석공예는 19세기의 청나라 시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중국의 푸젠(福建)성과 광동(廣東)성에서 수많은 한인들이 타이완으로 이주왔는데, 그중 주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장인들이 많이 있고 대부분은 타이완 서부 해안지역 항구 도시에 정착했습니다.
예전에는 석(錫)은 줄 사(賜)의 가차자로 많이 사용되는 길상스러운 글자였습니다. 이로 인해 주석은 옛날부터는 일상생활용품 외에도, 향로, 촛대, 등잔, 차통 등 결혼식이나 제사를 지낼 때 이용하는 제품으로 많이 만들어집니다. 또 주석과 관련하여 “주석 통에 물을 담으면 맑고 달며, 주석통에 술을 담으면 향기 두텁고, 주석통에 차를 담으면 맛이 변하지 않으며, 주석병에 꽃을 담으면 오래 간다(盛水水清甜,盛酒酒香醇,儲茶味不變,插花花長久)”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석 제품은 밀폐성이 강해 냄새와 습을 잘 막아줘 찻잎의 색깔과 향기를 오래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열전도율이 좋아서 찬 물이나 술을 담으면 전체가 금방 차가워지고, 뜨거운 물이나 술을 담으면 적당하게 따뜻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과 술의 잡 냄새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주석은 술이나 차의 저장에 매우 알맞습니다.
과거 타이완 전국 곳곳에 주석 전문 가계가 있었으며, 특히 청나라 통치 시기에 우월한 지리적 위치와 깊은 수심 등 천연적 조건으로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발전하기 시작한 항구도시로 번영을 누렸던 타이완 중서부 장화현(彰化縣) 루강진(鹿港鎮)에는 청나라 말기에는 무려 60 ~ 70 개의 주석 전문 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뒤 초기에는 일본 정부가 타이완인들이 원래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저 제사 규모를 제한했을 뿐이어서 주석으로 제작된 제사용품의 사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나, 후기에는 일본제국이 전쟁에 대비해 민족 문화를 말살하고 타이완을 병참 기지화하려고 황민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민간신앙 제사용품의 사용이 금지되어서 주석공예의 발전이 큰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게다가 전쟁 말기에는 금속이 많이 부족해져 주석 장인들이 재료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주석 주조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이 속속 다른 산업으로 이직했습니다. 이때는 타이완 주석 공예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타이완은 국민당 정부에게 접수되어 회복기에 진입했습니다. 그때 물자가 매우 부족하여 주석 주조사들이 주석을 절약하기 위해 원료에서 납과 같은 기타 금속의 비율을 높이면서 주석 제품의 품질이 크게 떨어지게 됐습니다. 1970년대 이후 시대 변화에 따라 생활문화가 서구적으로 변화되고, 또 납의 과도한 첨가로 주석제품의 독성이 강해져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주석은 점차 일상용품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제사용으로만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제사예법이 쇠퇴하면서 주석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지금 아직 운영 중인 주적 전문 가게가 10여 개 밖에 없으며 주로 장화 루강, 자이(嘉義), 타이난(台南) 등 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루강 룽산스(龍山寺) 근처에 자리잡은 완넝 주석가계(萬能錫舖)는 타이완 주석을 대표하는 장인인 천완넝(陳萬能)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는 주석 전문 가계입니다. 2011년 중화민국 문화부는 ‘주석공예’를 국가 중요 전통공예로 등록하고 천완넝 장인을 인간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타이완의 ‘인간국보’인 천완넝 장인은 주석 공예가 집안에서 태어나 13세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주석 주조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는 전통공예가 쇠퇴해가는 원인은 “틀에 박히고 변화를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역경(易經)과 같은 새 요소의 활용을 통해 여러 새롭고 창의적인 제사용 주석제품을 만들어내 큰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기린연등’, ‘12띠 동물’ 시리즈와 같은 감상용 주석품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완능 장인 자신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들도 잇따라 주석품 제작 및 연구·개발에 투신하게 됐습니다. 주석공예를 보존·계승하기 위해, 그들은 2000년 문화부 문화자산국의 초청으로 타이중문화창의산업단지에서 주석 공예에 대한 단기 과정을 열어 많은 주석 공예 애호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2013년 타이완과학기술대학교의 4명 여학생이 과정을 듣고 주석 공예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졸업 후 ‘우 우콜렉티브(物Woo Collective)’라는 주석 제품 브랜드를 창립했는데, 그 때 천완넝 장인이 도움을 많이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우 우콜렉티브(物Woo Collective)’는 주석으로 현대적인 식기를 주로 생산하며 여러 번 국제적인 다자인 대회에서 상을 거뒀습니다. 또 2018년부터는 문화자산국의 전통기예 보존·계승 프로젝트에 참여해 제자들과 함께 이란전통예술센터(宜蘭傳藝中心)에서 다양한 창작활동 시연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주석 공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며 인재를 육성·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타이완의 인간국보인 천완넝 선생님을 비롯한 주석 산업 장인들의 노력과 정부 및 일반인들의 지지를 통해 백년 역사를 가진 타이완의 주석 공예는 계속 이어지며 오래오래 녹이 슬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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