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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듣기 좋은 타이완 노래 4곡

  • 2025.05.16
멜로디 가든
바다 - 사진: 진옥순

아직 5월 중순인데, 타이완은 벌써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섰습니다. 거리를 걸어 다니기만 해도 땀이 흐를 정도로 계절은 봄에서 여름철로 접어들고 있는데, 오늘 멜로디 가든에서는 곧 다가오는 여름철을 맞아 여름에서 듣기 좋은 노래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 토라쿠(脫拉庫, TOLAKU) <여름을 사랑해(我愛夏天)>

타이완에서 여름노래 하면 이 노래가 빠질 수 없습니다. 바로 데뷔 25년차 록밴드 토라쿠의 <여름을 사랑해>라는 노래입니다.

1996년에 결성, 1999년에 데뷔한 토라쿠는 특유의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음악으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들의 데뷔앨범 [웰컴 토라쿠(歡迎脫拉庫)]에 수록된 <여름을 사랑해>는 “여름을 사랑해/ 핫걸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름마다 해변으로 가/ 해변에는 예쁜 가오슝 여자가 있어”라는 등 내용의 직설적이고 재밌는 가사와, 초반엔 나른하고 후반에는 경쾌하고 신나는 멜로디로 청량하면서도 푹푹 찌는 여름 해변을 떠올리게 하며 여름마다 생각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탄생 사연도 굉장히 재밌는데요. 밴드의 보컬 궈시(國璽)는 당시 한 여자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타이완 남부 가오슝에서 공부하는 타이베이 사람입니다. 궈시는 그 여자에게 노래를 써주고 싶어했는데, 어느날 “여름”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여름을 소재로 <여름을 사랑해>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사에 등장한 “예쁜 가오슝 여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입니다.  

2. 량징루(梁静茹) <편안한 여름(寧夏)>

<여름을 사랑해> 외에, 타이완 출신은 아니지만 타이완에서 데뷔하고 톱가수로 활동하는 말레이시아 출신 여가수 량징루의 <편안한 여름>도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편안한 여름>의 중국어 원제 ‘寧夏’, 한자로는 ‘편안할 녕’에 ‘여름 하’자를 쓰는데, 이는 원래 중국의 지명 ‘닝샤’를 가리켰습니다.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닝샤는 사막이 많기 때문에 중국에도 가장 가난한 지역 중의 하나입니다. 이 노래의 원작자 리정판(李正帆)은 2003년 중국 통신사인 중국망통으로부터 빈곤지역의 인터넷 보급을 지원하는 캠페인의 주제가를 제작해 달라는 제안을 받아 이를 받아들인 후 직접 닝샤를 방문하였는데, 닝샤에 머무는 동안 그는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만족을 이루고 사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편안한 여름/ 하늘엔 별이 가득하네/ 마음 속에는 그리움이 있는데/ 네 얼굴에 대한 그리움” 이라는 글귀를 써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사를 완성했습니다. 이후 편곡을 맡은 밴드 메이데이(五月天)가 원곡에 여름의 대표적인 요소인 매미 소리와 파도 소리를 넣음으로써 ‘여름’의 분위기를 배가시키며 여름노래로 재탄생했습니다.  

3. 니키 리(李玖哲)의 <여름(夏天)>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여름을 주제로 한 노래는 타이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가수 니키 리(본명 이철구)의 <여름>입니다.

니키 리는 1980년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6개월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는 17세인 1997년 인기그룹 ‘솔리드’의 정재윤을 만나게 되고 그의 데뷔 제안을 받아 1998년 한국에서 3인조 남성 그룹 ‘보이스’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해 결국 2000년 한국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2003년에 정재윤이 ‘LA보이스’ 출신 제프리와 함께 타이완에 세운 기획사를 통해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스무스한 알앤비 스타일의 음악과 소울풀한 목소리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가 2010년에 발표한 <여름>이란 노래는 타이완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배우, 영화 감독인 저우제룬(周杰倫)이 작사를 했습니다. 이 곡은 딱 들어도 저우제룬표 노래인데 라고 생각할 정도로 작곡가의 개성이 강하게 나타난 노래이지만, 니키 리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하여 오히려 이 곡의 그의 대표곡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4. 타이베이시 건국고등학교의 2012년도 졸업가 <그 여름(那個夏天)>

타이완에서는 여름은 졸업시즌입니다. 졸업시즌에는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을 하는데, 졸업식에서 빠질 수 없는 코너는 졸업가를 제창하는 것이죠. 타이완은 우리만의 특유의 졸업가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졸업예비생들이 직접 졸업가를 만들어 졸업식에서 부르는 것입니다.

지난 2012년 타이베이시 건국고등학교와 타이베이시립 제일여자고등학교, 숭산(松山)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각각 졸업가 제작팀을 구성하여 자기 학교의 졸업가를 만들고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지역 고등학교의 학생도 잇따라 졸업가를 만들기에 나서고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이는 타이완 학생들이 졸업가를 직접 만드는 문화의 기원입니다.

여름은 졸업의 계절이라 학생 자작졸업가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데, 요늘 소개해 드릴 여름이 소재로 등장한 졸업가는 타이베이시 건국고등학교의 2012년도 졸업가 <그 여름>입니다.

<그 여름>은 감미로운 멜로디에 “마지막 그 여름/ 그 찬란한 계절/ 우리가 함께하는 종착점이자/ 또 다른 꿈을 향한 출발점” 등 졸업을 앞든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가사가 남학생 린정(林正)의 풋풋하면서도 진심이 가득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더워지는 여름 하면 생각나는 노래 4곡을 소개해 봤습니다. 엔딩곡으로는 타이베이시 건국고등학교의 2012년도 졸업가 <그 여름>을 띄어 드리면서 멜로디 가든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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