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도시 재개발(都更), 타이베이시가 풀어야 할 난제

  • 2025.03.05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타이베이시 스카이라인 - 사진: 위키피디아

높은 값의 부동산과 그에 따른 주거문제가 공존하는 타이베이. 50년도 훌쩍 넘은 낡은 건물들은 외관과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부동산 가격을 자랑합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타이베이인’이 생겨날 기회를 전혀 주지 않는다”라는 말은 그 실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학업이나 직장 등 더 나은 기회를 위해 타이완 전국의 젊은이들은 타이베이로 상경하지만, 집값 문턱이 너무나 높은 나머지 생활을 유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가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타이베이인’이 생길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집니다. 도시는 점점 노화되고, 젊은 인재는 유출되고 있는 실정에는 높은 집값, 주거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서는 타이베이시가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도시 재개발(都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타이베이시 공공 도시 재개발 실시법안(台北市公辦都市更新實施辦法) 제1조에 따르면, “타이베이시 정부는 도시 재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공 이익과 공공 안전을 기반으로 재개발 지역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주거 환경 품질 개선, 공공 주택 재고 증가 및 지역 기능 조정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규정을 제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타이베이시가 본격적으로 정부 단위에서 공공 주도 도시 재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30년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만, 이는 오히려 집값을 올리고 중산층을 타이베이 밖으로 내몰며 부동산을 쫓는 일종의 게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사람들은 평가합니다. 실제로 타이완의 평균 임금은 한국의 2/3밖에 되지 않음에도 타이베이의 평균 집값은 서울을 웃돌죠. 부동산을 가진 자에게만 더욱 유리하게만 흘러가는 이 게임 속에서 타이베이시를 새로운 사람들을 유치하며 더불어 살아가기위해 리뉴얼하려면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요?   

다퉁구 스원리, 타이베이 도시 재개발의 모범 사례

타이베이시가 도시 재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 시절인 2015년, 타이베이시는 ‘공공 주도 도시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당시 부시장(린친룽, 林欽榮)과 도시개발국장 (린저우민, 林洲民)이 함께 주도해 타이베이 서쪽 다퉁구(大同區) 스원리(斯文里)의 제3단계 재개발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도시 재개발처가 사업 시행자로 나서 각 가구를 직접 방문해 설명하고, 주민의 궁금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전담 직원을 배치했죠. 동시에 사회국은 기존 주민의 임시 거주 문제를 조사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으며, 도시 개발국은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해 임시 거처로 제공하고, 보건국은 이 지역에 의료 지원 거점을 마련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8년 간의 재건축 끝에 2022년 완공된 이 지역의 새 건물에는 기존 주민 198가구가 이주해, 타이베이시 도시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모범 사례가 이곳에 그친다는 데 있습니다. 건축사 우성밍(吳聲明)은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는 도시 재개발을 정부가 주도하지만, 타이베이는 지난 25년 동안 겨우 스원리 한 곳에서만 성공했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 재개발은 우수한 인재들이 타이베이로 유입되어 ‘새로운 타이베이인’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치 뉴욕이나 런던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청년들이 타이베이에서 열심히 노력하다가 30~40대가 되어도 집을 살 수 없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조다. 새로운 타이베이인이 탄생할 기회조차 없다”고 꼬집습니다. 

장완안의 ‘도시 재개발 5대 정책’, 문턱 낮추고 규제 완화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현 시장은 취임 후 도시 재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도시 재개발 5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동의율 75%를 충족하면 도시 재개발처가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재개발을 시작하도록 하는 ‘7599 프로젝트’를 비롯해 민간의 재개발 절차를 지원하고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재개발의 문턱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죠.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의 핵심은 반대 주민 설득이다. 문턱을 낮춘다고 해도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며 결국 정부 부처의 결단력과 공권력 집행이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 재개발이 무척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관계자들은 오래된 건물의 안전성 검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습니다. 특히 건물 구조의 안전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후 건물은 단순히 재건축이나 철거만이 해결책이 아니라, 내진과 방진 성능을 강화하고 보수·유지 관리도 중요한 대안이라고 말하죠. 따라서 타이베이시의 도시 리뉴얼을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시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민간과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삶의 본질로 돌아가 타이베이만의 특색 찾기

천젠화(陳建華) 타이베이 도시 재개발처 처장은 말합니다. “타이베이는 도시 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다.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는 타이베이에 사람들을 정착시키려면 삶의 본질로 돌아가 생활 환경 개선과 오래된 주택의 활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황리링(黃麗玲) 국립타이완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부교수 역시 도시의 주류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이제는 “화려함보다 도시만의 고유한 특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산(中山) 상권 인근의 츠펑제(赤峰街)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 일명 ‘대장간 거리’로 불리며, 한때 빈집률이 50%를 넘는 노후된 아파트 밀집 지역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촌장(천징윈, 陳靜筠)은 당시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고 예술가의 벽화 작업을 유치해 지역의 젊은이들이 돌아오도록 유도했고, 그 결과 이 지역에는 창의적인 소규모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주말마다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문화와 SNS의 명소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내에 나무가 지나치게 우거져 지역 주민들이 한때 ‘귀신 나온다’고 농담하던 젠청 공원(建成公園)은 이제 금속 공업과 기어(gear) 디자인을 테마로 한 특색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타이베이 지하철 중산역 인근의 선형 공원은 많은 쇼핑객들이 쉬어가는 공간이자 주말에는 세련된 소품이나 공예품, 디저트를 파는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츠펑제 거리의 도시 재개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생활 환경이 개선되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뛰어 놀고, 츠펑제 작은 골목길에 생긴 예술가들의 작은 가게에는 패션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이 오고가며, 이 거리의 오래된 한 자동차 부품 가게 앞 이제 젊은 신혼부부들이 웨딩 촬영을 하러 오는 인기 장소가 되었습니다. 

타이베이시는 타이완 도시의 미래를 비추는 축소판인 만큼, 도시 재개발이 단순히 재건축이나 외형 정비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기능을 강화하고,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며, 자신이 속한 공원과 동네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출처: <台北公辦都更25年只成功一案 蔣萬安推「5箭」降門檻,但忽略一個關鍵> 《天下雜誌》2023.04.18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