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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달] 귀신의 문이 곧 닫힌다! 화제의 신작 공포소설들

  • 2024.09.02
포르모사 문학관
음력 7월인 귀신의 달을 맞아 출판된 공포소설 《야관신(夜觀神)》- 사진: CNA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오늘은 음력 7월 30일, 귀신의 달 마지막 날입니다. 귀신의 문은 해시(亥時, 밤 9시부터 11시까지)와 자시(子時, 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의 경계인 밤 11시에 닫힐 예정입니다. 여름휴가를 마친 귀신들을 저승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타이완 곳곳에서 제사가 열리고 있는데요. 민속학자에 따르면, 귀신들이 해가 진 후 출발하기 때문에 제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지내며, 제물은 과자, 라면, 통조림 등 휴대가 편리한 음식을 위주로 합니다. 제사 시 “안녕히 가세요”, “내년에는 더 풍성하게 준비할게요” 등 귀신과 인연을 맺으려는 말을 피해야 합니다.

귀신의 달은 타이완의 중요한 문화인 만큼, 성대한 민속활동 외에 이를 바탕으로 한 야시장도 있는데요.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먀오리(苗栗) 위안리(苑裡) ‘귀문관(鬼門關)’ 야시장은 매년 귀신의 문이 닫히기 하루 전인 음력 7월 29일에만 열리고, 애초에는 시장 상인들의 중원절 제사였습니다. 음력 7월 15일인 중원절 당일에 하지 않는 이유는 시장 상인들이 중원절 제사 용품 판매에 여념이 없어 음력 7월 말에야 집안 제사를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간 현지단체와 정부의 추진으로 성대한 관광행사로 탈바꿈했으며, 특히 하늘에서 보는 불야성 풍경이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유사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올해 행사는 야시장뿐만 아니라 할로윈 페스티벌과 같은 분장 퍼레이드도 함께 펼쳐져 귀신의 달의 마지막을 보다 성대하게 장식했습니다.


먀오리 위안리 귀문관 야시장 - 사진: TNT Fly 페이스북

지난 한 달을 돌이켜보면 더위를 날려주는 호러물이 많이 나왔는데, 이 중 타이완 민속괴담을 모티브로 한 공포소설이 적지 않습니다. 타이완에서 가장 일찍 개발된 도시의 하나인 장화(彰化) 루강(鹿港)을 배경으로 한 《야관신(夜觀神)》과 《차귀(借鬼)》는 현지 관점에서 루강의 민간신앙, 문화, 역사를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내어 귀신의 달에 읽기 좋은 소설입니다. 오늘은 화제의 신작 공포소설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소설의 무대인 루강은 어떤 곳인가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에서 소개해 드렸다시피, 타이완 중부에 위치한 루강은 타이난(台南), 신베이 완화(萬華, 옛 명칭: 艋舺 멍자)와 함께 19세기 타이완의 3대 항구도시로,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고도입니다.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유적지와 길거리 음식은 물론,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목매어 자살한 사람이 썼던 줄을 바닷가에서 태워 원한을 푸는 전통풍습 ‘송육종(送肉粽)’, 그리고 신령과 소통할 수 있는 추석 전통놀이 ‘바구니와 빗자루(籃仔姑掃帚神)’ 등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첫 번째 소설《야관신》은 바로 후자를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타이완의 추석 전통하면, 고기구이, 달구경, 한가위 과일 유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과거 루강에서는 젊은 아이들이 ‘바구니와 빗자루’ 게임을 즐겨했습니다. 바구니 게임은 미혼 여자만, 빗자루 게임은 미혼 남자만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바구니 게임을 할 때는 대나무 바구니를 준비해 어린 소녀의 옷을 손잡이에 걸치고 과일 등 제물을 바구니 안에 넣습니다. 준비가 끝난 후 한 사람은 돼지우리에 가서 향을 피우고 다른 두 사람은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바구니를 잡습니다. 이어 나머지 참가자들은 바구니에 관한 동요를 부르며 바구니 신령을 모셔옵니다. 성공하면 바구니를 잡은 사람 중 한 명이 온몸을 떨게 되는데, 이 때 질문하면 그 사람은 바구니를 흔들며 흔드는 횟수로 문제를 답합니다. 게임을 끝내려면 신령에 빙의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 됩니다. 또한 게임 과정 중 “형수님이 오셨다”는 말은 절대 금기인데요. 바구니 신령은 형수에게 학대당해 돼지우리에서 사망한 3살 여자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아동학대에 초점을 맞춘 인기 한국 드라마 <악귀>와 좀 비슷하죠.


신령과 소통할 수 있는 '바구니 게임' - 사진: 스청화이(施澄淮)

남자 아이들이 하는 빗자루 게임도 마찬가지로 빗자루를 매개체로 신령을 모셔오는 놀이지만, 신령과 소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소를 위해서입니다. 게임 시작 전 한 사람은 향이 꽂혀있는 빗자루를 들며, 나머지 사람들은 향을 들고 빗자루 동요를 부릅니다. 성공하면 빙의된 사람은 향을 따라 이동하여 지나가는 모든 곳을 깨끗이 청소합니다. 때로는 빙의된 사람을 놀리기 위해 일부러 강이나 도랑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빗자루 게임은 유서깊은 바구니 게임과 달리, 상세한 역사 기록은 없고 목적도 재미 위주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두 게임은 높은 위험성 때문에 역사로 남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바구니와 빗자루 게임을 체험할 수는 없지만 웹소설 작가 주이류리(醉琉璃)의 《야관신》을 통해 이 전통놀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 한밤중에 빗자루 게임을 하는 한 무리의 중학생들이 장난으로 빙의된 사람을 시냇물로 안내했다가 불행한 일이 발생했는데, 그로부터 20년 지난 어느 날, 떨어져 사는 주인공들은 모두 편지 한 통을 받고 고향 루강으로 돌아가 다시 빗자루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시작과 함께 오랫동안 감춰왔던 비밀도 밝혀졌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리는 소설은 루강 출신 작가 ‘뉴얼(殺豬的牛二)’의 《차귀》인데요. 타이완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피티티(PTT)’에서 괴상한 게시물로 유명한 그는 고향의 역사와 민간설화를 소설에 녹여 섬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능합니다. 소설《차귀》는 미러문학(鏡文學) 밀리언 소설대상 본선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디즈니 제작법으로 완성된 타이완의 첫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또또와 유령친구들(魔法阿媽)>의 왕샤오디(王小棣) 감독, 그리고 장례식장 직원을 묘사한 소설로 유명한 다스슝(大師兄) 작가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청나라 시대 루강에서 벌어진 이상한 사건을 배경으로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묘사했습니다. 청나라 시대부터 일본 식민지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서사는 200년 동안 루강의 사회상을 재현하는 동시에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민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공포소설로 분류되지만 영락없는 역사소설입니다.


장화 루강을 배경으로 한 공포소설 《차귀(借鬼)》- 사진: CNA

방금 언급한 타이완 애니메이션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타이완 민속신앙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타이완 80-90년대생들이 100% 공감하는 추억의 영화인데요. 영화사는 지난 7월 말 26년 만에 <또또와 유령친구들>의 속편 제작 계획을 밝히면서 왕샤오디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는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두 편의 소설이든, 타이완 영화사상 빼놓을 수 없는 이 애니메이션이든 모두 타이완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귀신의 문은 곧 닫히지만 타이완의 민속 이야기는 계속 전해질 거죠.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2024年農曆七月鬼門關(9/2)怎麼拜拜?供(祭)品、金銀紙該如何準備?鬼門關習俗/禁忌小心不要犯!」,冬瓜行旅。
2. 邱祖胤,「農曆7月讀台灣靈異故事 發現鹿港小鎮怪」,中央社。
3. 〈茶桌異聞-籃仔姑〉,殺豬的牛二。
4. 「經典台灣動畫《魔法阿媽2:魔法小豆苗》集資計畫即將開跑,王小棣接手編劇」,4GA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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