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연휴의 마지막인 오늘 2월 14일. 귀경을 마치고 타이베이에 돌아온 사람들에게는 출근 전 오랜 시간 운전하며 쌓인 귀경길 피로를 풀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 제가 이번 춘절 연휴 처음으로 타이중, 장화, 윈린, 자이 등 타이완 중남부 지역에 가 시간을 보내고 12일 타이베이로 올라왔는데요. 12일 저녁, 저의 춘절 연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였던 자이(嘉義)에서 타이베이까지 올라오는 데 무려 6시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자이시에서 타이베이시까지 거리는 약 250km로 평소같으면 3시간 정도에 올라올 수 있는 길이었지만, 귀경길 정체가 심해 돌아오는 시간은 2배나 길어지고 말았죠. 타이완 서부의 남과 북을 잇는 국도 3번 길 위에서 남편과 함께 번갈아 운전을 하며 정체된 길에서의 지루함을 서로 달래며 오는 길, 제가 어렸을 적 저희 3남매를 차 뒤에 태우고 밀려오는 졸음을 달래가며 서해안고속도로를 운전하신 아버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한편, 오늘은 사랑하는 연인들의 날인 발렌타인이기도 합니다. 젊은 연인들에게는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행복한 날인데요. 타이완에서는 칭런제(情人節)라고 해서 2월 14일인 오늘 발렌타인데이와 함께 음력 7월 7일인 7석날을 모두 칭런제라고 부르며, 두 날 모두 연인 간의 중요한 날로 여깁니다.
이렇게 춘절 연휴의 마지막 휴일이자 발렌타인 데이기도 한 오늘, 마침 타이베이 곳곳은 활짝 핀 꽃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1월 말, 2월초부터 3월까지 이 두 달은 타이베이의 산과 시내 곳곳에 꽃이 가장 만발하는 시기인데요. 춘절 연휴를 보내며 혹시나 있었을 피로나 스트레스를 활짝 핀 꽃을 보며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타이베이 북쪽의 네이후(內湖), 타이베이 지하철 브라운 라인 동후역(東湖)에서 멀지 않은 러훠공원(樂活公園)에는 지난 1월 26일부터 밤 벚꽃축제가 열리기 시작해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요. 타이베이 원산구(文山)에 소재한 마오콩(貓空)의 녹나무산책길(樟樹步道)에서는 샛노란 뤄빙화(魯冰花)와 해바라기가 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Rti 한국어방송 유튜부로도 소개해드린바 있는 양밍산 핑칭가(平菁街)에는 연분홍빛의 요시노 벚꽃(吉野櫻)과 여덟겹으로 되어있는 겹벚꽃(八重櫻)까지 만발합니다. 그리고 온천으로 유명한 베이터우(北投)에도 꽃이 활짝피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타이베이시에 소재한 각종 산이나 공원에 있는 꽃놀이 장소를 소개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네이후 러훠공원(樂活公園)
타이완의 북부 네이후구에 있는 뤄훠공원에서 열리는 꽃축제는 지난 달 1월 26일에 시작해 이달 말인 2월 29일까지 열리는데요. 뤄훠공원의 영어이름은 로하스 공원. 로하스(lohas)는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생활 방식을 이르는 말입니다. 한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친환경'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바로 될 것입니다. 지룽강에서 뻗어나온 작은 하천인 네이꿔시(內溝溪)가 흐르는 하천 변에 조성환 뤄훠공원은 네이후 동쪽과 난강, 송산에 사는 사람들의 소중한 산책길 입니다. 네이후 뤄훠공원에서 열리는 꽃축제는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여러 꽃축제 중 유일하게 밤에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산 위가 아닌 하천변에 조성되어 있어 귀가길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길이 평평해 밤에 산책하기 딱 적합하죠. 마치 여의도의 윤중로 벚꽃길처럼 벚꽃나무 사이사이로 켜진 조명과 함께 꽃길을 산책하는 것 생각만해도 설레네요.
마오콩 녹나무산책길(樟樹步道)
다음은 마오콩에 소재한 녹나무산책길입니다. 2월 3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마오콩 녹나무산책길의 꽃 축제에는 벚꽃 이외의 다른 종류의 꽃구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데요. 땅에서 세로로 곧게 솟은 뤄빙화(魯冰花)와 키가 큰 해바라기가 산책길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고, 중간중간에는 분홍, 자주빛의 코스모스가 있어 벚꽃길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지하철 브라운 라인의 종착역인 동물원 역에서 마오콩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황금 빛깔 꽃이 만개한 녹나무산책길을 걷고 따뜻한 철관음 차 한 잔 마시고 늦은 저녁 전에 오는 것도 좋겠어요!
양밍산
지난 주 Rti 한국어방송 유튜부로도 소개해드린바 있는 양밍산 핑칭가(平菁街)의 벚꽃나무 길을 비롯해 지금 양밍산 곳곳은 꽃으로 물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밍산에서는 이달 7일부터 오는 3월 17일까지 약 40일 간에 걸쳐 산 도처에서 꽃축제를 연다고 하는데요. 산벚꽃(山櫻花) 한벚꽃(寒櫻), 겹벚꽃(八重櫻) 쇼와벚꽃(昭和櫻), 요시노벚꽃(吉野櫻) 등 벚꽃의 종류도 한 두 가지가 아니고요. 여기에 철쭉과 수선화에 마치 버드나무처럼 위에서 아래로 축 늘어진 꽃줄기에 아기자기 피어있는 자등꽃(紫藤) 등이 양밍산을 꽃의 색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중 양밍산은 타이베이 시민뿐만 아니라 타이완 전국민,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잘 알려진 꽃나들이 장소입니다.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도 특히 “올해 양밍산에 벚꽃이 만개해 눈부신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며 “타이베이시정부 당국이 양밍산 벚꽃 보존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말한 바 있는만큼, 타이베이에서 손꼽히는 장소지요. 올해에는 꽃축제 기간 동안 인스타그램(IG)에서 벚꽃춤 랜선 이벤트를 개최에 안무가와 함께 벚꽃의 아름다움을 그린 춤을 춰 쇼트 영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현장에서 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겠습니다.
엔딩곡으로는 차이코스프스키의 ‘꽃의 왈츠'를 띄워드립니다. 3월 중순이 되어야 길가에 개나리가 노랗게 피기 시작해 봄을 알리는 한국에서는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타이베이에서 먼저 핀 꽃 풍경을 그리시며 오늘 하루 편안히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타이베이 내 꽃 축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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