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되는 언어는 크게 보아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는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 정부가 1949년 타이완으로 옮겨오면서 유입된 북경어를 기초로 한 ‘국어(國語)’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당 정부의 타이완 천도 이전부터 타이완섬에 살고 있던 한족들이 주로 사용했던 ‘타이완어’입니다. 1949년 이전에는 타이완어는 타이완인들이 가장 많이 썼던 언어이지만, 타이완어를 금지하고 국어만을 쓰도록 강요한 국민당 정부의 강력한 언어 정책으로 인해 타이완어는 점점 쇠퇴해 가고 있으며, 중화민국 교육부가 2020년에 발표한 '타이완 본토언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타이완인 가운데 타이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의 비율은 22.3% 밖에 안 됩니다. 비록 타이완어를 쓰는 인구의 비율은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로 보이지만, 타이완어로 된 드라마를 즐겨보는 젊은이들의 수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八點檔(바디엔당)’이라고 불리는 드라마 장르가 있습니다. 바디엔당은 ‘8시의 드라마’라고 뜻하며, 타이완의 막장드라마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TV시청 집중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는 밤 8시부터 11시 사이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온 가족이 함께, TV를 가장 많이 지켜본다고 합니다. 바디엔당은 바로 이 시간대에 방송되는 타이완어로 된 드라마로 ‘향토극(鄉土劇)’과 ‘본토극(本土劇)’이라고도 불립니다. 한국 막장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비디엔당은 복잡하게 꼬여 있는 인물관계,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 현실성과 일관성이 떨어진 상황 설정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바디엔당은 대개 작품성과 예술성이 낮지만, 너무 시리어스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좋은 드라마 장르라서 바디엔당은 40대 이상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즐겨보고 있습니다.
자주 볼 수 있는 배우가 많은데, 그중 ‘정완팅(曾莞婷, 증완정)’이란 여배우가 뛰어난 악녀 연기와 예쁜 외모, 늘씬한 몸매로 ‘본토극의 여신’이란 별칭을 얻게 됐으며 바디엔당 마니아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는 이 정완팅 배우에 대해서 집중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정페이(曾珮)라고 불리는 여배우 정완팅은 16살인 1998년에 재물의 신 토지공의 이야기를 그린 <토지공 전기(土地公傳奇)>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데뷔했습니다. 이후 여러 장르의 드라마를 시도하며 15년 간 무명생활을 하다가 2013년에 바디엔당 <세상의 정(世間情)>에서 궈자자(郭佳佳) 역을 맡아 소름 끼치는 악녀 연기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본토극의 여신’이란 별칭을 얻게 됐습니다. 이것은 얼굴이 순해서 착한 역할만 주어졌던 정완팅이 생애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것이고, 그 이후부터는 악역을 많이 맡게 되며 대중들에게 악역 전문 배우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정완팅은 <세상의 정(世間情)>에서 궈자자(郭佳佳) 역을 맡아 파격적 악녀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 '世間情'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바디엔당 배우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완팅이 바디엔당 배우의 길을 걷기로 한 이유는 빚을 갚기 위함입니다. 정완팅은 살림이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무리한 투자로 재산을 탕진한 데다가 고리대금없자에게 돈을 빌렸기 때문에 결국 거액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일하는 도중에 기차와 부딪히고 돌연 세상을 떠났으며, 정완팅은 어머니를 부양하고 한 달에 뉴타이완달러 7만 원(한화 약 302만, 2023.06.01.기준)에 달하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바디엔당에 출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비록 영화와 드라마에 비하여 바디엔당은 ‘촌스럽다’, ‘볼품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완팅은 바디엔당 배우도 배우이고,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노력도 그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정완팅은 바디엔당 외에,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로부터도 출연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2021년, 자징원(賈靜雯), 커자엔(柯佳嬿), 우캉런(吳慷仁), 린보홍(林柏宏)등 대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새로운 남자와 만나고 싶어하는 60대 과부와 그녀를 걱정하는 두 딸의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 <엄마, 그만해(媽,別鬧了, Mom Don't Do That)>에서 연애와 성에 대한 가치관이 엄청나게 개방적인 생물교사 카이터(凱特) 역을 완변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에게 배우로서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또 지난 4월부터 방송된 적나라한 재벌가의 암투를 묘사하는 《친애하는 나쁜 놈(親愛壞蛋)》에서 인맥을 넓히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미끼로 삼고 유부남과 성관계를 맺은 재벌가 딸 왕페이즈(王沛芝) 역을 연기했는데, 비록 이 드라마에서도 악역을 맡겼지만 연기력이 걸출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정완팅은 <엄마, 그만해(媽,別鬧了, Mom Don't Do That)>에서 연애와 성에 대한 가치관이 엄청나게 개방적인 생물교사 카이터(凱特) 역을 맡았다. - 사진: '媽,別鬧了, Mom Don't Do That'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정완팅은 《친애하는 나쁜 놈(親愛壞蛋)》에서 인맥을 넓히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미끼로 삼고 유부남과 성관계를 맺은 재벌가 딸 왕페이즈(王沛芝, 우) 역을 연기했다. - 사진: FB/@setdrama( 三立華劇)
정완팅의 신작 공포영화 <살풀이(化劫, Antikalpa)>가 오는 6월 21일에 개봉되는데, 최근 영화 포스터와 티저, 스틸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살풀이>는 타이완 공포소설의 대가, ‘만다린어 공포소설의 천후’라고 불리는 링징(笭菁)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이 영화는 요절한 딸을 살리기 위해 무연고 귀신을 모시는 사당에서 함부로 절을 올리며 사주팔자를 알려준 후 귀신에게 빙의를 당하게 되는 여자 왕수야(王舒雅)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정완팅은 바로 주인공 왕수야 역을 맡게 됐습니다. 영화 스틸 시진을 보면 정말 무서워 보이는데, 그는 영화에서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정완팅은 <살풀이(化劫, Antikalpa)>에서 요절한 딸을 살리기 위해 무연고 귀신을 모시는 사당에서 함부로 절을 올리며 사주팔자를 알려준 후 귀신에게 빙의를 당하게 되는 여자 왕수야(王舒雅) 역을 맡았다. - 사진: '禁忌-化劫'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활동 외에, 정완팅은 또한 사업가로 스킨케어, 의류, 음료수 등 다양한 유형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돈 걱정 없이 연기할 수 있기 위한 것입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연기하는 정완팅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하겠습니다.
타이완어 드라마 바디엔당 전문 배우 ‘본토극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정완팅에 대해서 소개해 봤습니다. 엔딩곡으로 정완팅이 출연했던 바디엔당 <세상의 정>의 주제가 타이완어 가수 순수메이(孫淑媚)가 부른 ‘넌 그럴 용기가 있나(你敢不敢)’라는 노래를 들려드리면서 연에계소식을 마치겠습니다. RTI한국어방송 진옥순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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