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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어린이를 위한 타이완만의 동화'----정칭원의 동화 작품 소개

  • 2022.05.20
포르모사 문학관
그림책 《제비의 심장(燕心果)》 - 사진: '청핀(誠品, ESLITE) 서점' 사이트 페이지 캡쳐

지난주 저는 타이완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 정칭원(鄭清文, 정청문)의 프로필과 소설 작품 특색에 대해서 소개해드렸는데 오늘은 그의 동화 작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정칭원은 26세인 1958년에 첫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으며, 이후 여러 소설 작품을 선보이면서 소설가로 문학계에서 중요한 지위를 얻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정칭원은 1977년부터 소설 뿐만 아니라 동화도 쓰기 시작했으며, 1978년 첫 동화 작품 〈여귀신(鬼姑娘)〉을 발표했습니다. 오랫동안 소설을 주로 써 왔던 정칭원은 왜 갑자기 동화를 쓰기 시작했을까요? 대표적인 향토문학 작가인 황춘밍(黃春明), 황춘명)은 “우리와 같은 소설을 쓰는 사람은 타이완 어린이들을 위한 글도 써야 된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정칭원은 이 말에 큰 영향을 받아서 ‘타이완 어린이들을 위한 타이완 동화’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정칭원의 동화 작품은 일반 동화와 달리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엔딩이나 아예 결말이 없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정칭원은 ‘7/8에 해당하는 부분은 표현하지 않고 생략시켜서 독자에게 맡겨야 된다’는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가 주장한 ‘빙산이론’에 영향을 크게 받아 함축적이고 간결한 문필로 소설과 동화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그의 동화가 무슨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게 정말 동화일까”라는 반응을 많이 받았지만 정칭원은 이래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정칭원은 그의 동화는 어린이만 대상으로 하는 ‘아동문학’ 작품이 아닌 어른이도 읽고 싶어하는 ‘문학’ 작품이길 바래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만의 스타일로 동화를 썼습니다.    

1985년 정칭원은 1977년부터 1985년까지 8년간의 작품을 모여 첫 동화집 《제비의 심장(燕心果)》을 발표했습니다. <제비의 심장>은 10여 편 동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반 이상은 동물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동화집에 수록된 동명 동화 <제비의 심장>은 약속과 감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비는 북쪽의 혹한 지대에서 한 물개를 만나고 물개가 남쪽으로 가서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먹고 나면 날개가 생기는 과일을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제비는 과일을 찾게 되고 물개로 날아가는 도중에 큰 물고기에게 쫓기는 숭어를 도와주기 위해 과일을 숭어에게 줘 버립니다. 그래서 제비는 다시 돌아가 과일을 하나 더 찾게 되는데 하지만 쥐에게 속아서 과일을 잃게 됩니다. 제비는 다시 과일을 찾고 물개에게 주고 싶어하지만 더 이상 날 힘이 없어서 죽기 전에 아기 제비들에게 그의 심장을 꺼내 물개에게 주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아기 제비들은 심장을 가지고 북쪽으로 날아가 물개에서 주는데 물개는 심장은 그냥 과일일 줄 알고 먹게 됩니다. 날개가 생기는 과정에서 물개는 그 과일은 사실은 친구 제비의 심장이란 걸 알자 너무 슬퍼서 날개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됩니다. <제비의 심장> 외에,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룬 하얀 모래사장에서 들리는 피어노 소리(白沙灘上的琴聲), 가족 사랑을 다룬 <신목으로 변한 사슴뿔> 등 수록 동화들은 또한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입니다.

《제비의 심장》을 발표한 후 15년이 지난 2000년에 정칭원은 두번째 동화집 《천등·어머니(天燈·母親)》를 냈습니다. 《천등•어머니》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11개 손가락을 가진 소년 아왕(阿旺)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정칭원은 이 동화집에서 도시화로 사라져 가는 타이완 옛날의 농촌 풍경과 농민의 삶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자란 땅인 타이완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고 나아가 좀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동화집을 읽으면서 타이완 농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동식물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츄(烏秋)라는 조류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검은바람까마귀라고 불립니다. 정칭원은 우츄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우츄는 똑똑하고 민첩하고 비행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우츄는 쌀이 아닌 벌레만 먹는 농부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라고 묘사했는데요. 이렇게 독자들이 간단한 서술을 읽으며 상상하면서 타이완 전통 농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04년 정칭원은 세번째 동화집 《복숭아 따기(採桃記)》를 냈습니다. 《복숭아 따기》는 10여 명 학생들이 산에 올라 복숭아를 따러 가던 중 갑자기 쏟아진 뇌우를 피하기 위해 농가에 머물고 밤에 꿈나라에 빠져 꼼속에서 마법 같은 여행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정칭원은 학생들이 꿈속에서 만나게 되는 동식물과 생태환경을 묘사함으로써 자연보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면 <만보산(萬寶山)>에서 만보산은 쓰레기에서 변한 보석들이 가득찬 산으로, 산에서 동물들이 보석들을 식량으로 삼고 쟁탈전을 벌입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과도한 양의 쓰레기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심지어 동물의 먹이 사슬에 연쇄 효과를 일으켜 자연의 균형을 파괴하기도 하는 문제를 다룬 것입니다. 또 <나무정령의 비석(樹靈碑>에서 우는 산과 분노에 흔들리는 나무는 지구의 반격을 상징합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물종 멸종 위기, 극한 기후 등 현상은 모두 인류가 자연을 과도하게 착취하여 초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정칭원의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타이완 특유 생태와 문화를 소재로 타이완 어린이를 위한 타이완만의 동화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정칭원은 타이완 동화 분야에 큰 공헌을 한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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