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미국 시카고, 스페인 이비자. 이 도시들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의 성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베를린은 1990년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자유로운 창작 공간으로 급부상하여 베르그하인(Berghain), 시시포스(Sisyphos) 등 시내 유명 클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레이블과 프로듀서, 디제이(DJ)들이 활동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메카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이비자는 실내 클럽의 문화를 야외로 끌고 나옵니다. 하늘로부터 선물받은 황금같은 날씨를 활용해 매년 여름이면 전 세계 유명 DJ들이 이비자에 모여 공연하면서 야외에서 이뤄지는 대형 클럽 문화의 성지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EDM 씬에 최근 타이베이도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말 독일-프랑스 방송사와 타이완플러스(TaiwanPlus)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아시아의 비트 심전도(亞洲節拍心電圖:台北與北京的電音狂想)>에서는 최근 타이베이와 베이징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EDM 문화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타이베이는 2024년을 전후로 국제 EDM 씬에서 부상하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를 근거지로 두고 있는 EDM의 대표적인 대형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ltra Music Festival)이 작년 11월 타이베이 다자 강변공원(大佳河濱公園)에서 개최되었는데요. 전세계의 유명 EDM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타이완 현지 아티스들과의 협업도 보여주면서 타이베이도 전세계 EDM 씬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베이를 근거지로 한 타이완 EDM 씬의 성장은 이런 국제적인 대형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타이베이 도심 속 작은 클럽 문화나 타이완 현지 아티스트들 간의 다양한 협업 무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서는 언어, 지역, 장르, 성별, 신체 등 모든 경계를 초월하는 타이베이 EDM 음악 페스티벌의 대표주자, 글로우볼 페스티벌(光球音樂祭, Glowball Festival)에 대해 소개해드리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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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global? 글로우볼 glowball!
타이완은 물론,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대륙에서 온 20여개 이상의 EDM 단체와 아티스트들이 타이베이에 모여 관객들에게 상상을 초월한 시청각 경험을 선사합니다. 2025 글로우볼 페스티벌은 일렉트로닉 음악을 기반으로 소리, 시각예술, 과학기술까지 융합한 전방위적인 감각의 향연을 제공합니다. 오직 13시간 동안만이요.
이 음악 축제를 리드하는 타이완 EDM 아티스트, 소니아 칼리코(Sonia Calico)는 일렉트로닉 음악 문화가 담고 있는 신념이자 가치인 ‘전위성’, ‘다양성’, ‘자유’를 실현하고자 다양한 스타일의 문화를 가진 공연 형식과 협업을 이룰 예정이라고 소개합니다. 음악 축제의 이름 ‘글로우볼’ 역시 이러한 신념을 잘 드러냅니다. ‘글로우볼(GLOWBALL)’이란 단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지구’를 의미하는 ‘글로벌(global)’과 발음이 유사하면서도, ‘빛나다’는 의미의 ‘glow’와 ‘무도회’ 혹은 ‘공처럼 둥근 구체’를 의미하는 ‘ball’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죠. 소니아 칼리코는 EDM을 통해 언어, 지역, 신체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 다른 배경의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정신과 다문화 포용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장르, 언어, 지역, 신체의 장벽을 넘어선 화려한 라인업!
올해 열리는 2025 글로우볼 페스티벌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파격적입니다. 타이베이 무자(木柵)에서 결성되어 전통 무술, 타악 연주, 민간 전통극, 종교 의식 등을 융합해 공연무대를 선보이는 타이완 로컬 그룹인 ‘우인신고(優人神鼓)’가 처음으로 EDM 음악제에 합류하고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연하는 런던의 그룹, ‘HE.SHE.THEY.’는 성역없는 무대를 타이베이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남아프리카 출신이나 한국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리그리예(LIGRYE), 그리고 드래그퀸 타이베이 팝콘(Taipei Popcorn), 인도네시아 발리 음악까지. 단순히 EDM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 전위적인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 모아 EDM과 함께 그들의 창작성을 돋보이게 할 예정입니다.
전세계가 열광하는 요즘 대세 뮤지션 찰리 엑스씨엑스(Charli XCX)가 사랑하는 덴마크-우루과이 DJ 겸 프로듀서 디제이 지투지(dj g2g)는 라틴의 뜨거운 리듬과 유럽의 레이브 사운드를 결합해 빠르고 경쾌한 댄스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선사하고요. 케이팝(K-POP)의 유명 작곡가 선우정아와 협업한 바 있는 제14회 한국 대중음악상 수상자 키라라(KIRARA)는 빅 비트(Big Beat)와 하우스라는 EDM의 세부 장르를 기반으로,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비주얼과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오디오비주얼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타이완 현지 아티스트들의 향연
타이완 현지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기대됩니다. 앞서 소개한 우인신고(優人神鼓)의 우렁찬 북소리는 가슴뛰는 비트를 만들어내고, 원주민 민요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의 옛 노래를 기반으로 유쾌한 개사를 통해 타이완 원주민 음악 페스티벌(PASIWALI)를 들썩이게 한 포나이(Ponay)는 제작자 라핀(LafiN)과 손잡고 ‘EDM 노래방’이라는 컨셉으로 원주민 부족의 ‘밤새 놀기’ 문화를 재현한다고 합니다. 타이완 최초 수제 레게 사운드 시스템 팀인 ‘포르모사(福耳摩沙)’는 유럽의 대표 음악제 아웃룩(Outlook)에 참가한 일본 그룹 BS0의 1TA와 요즘 타이완 클럽에서 활약 중인 KATRINA, LEONA, XIXI와 함께 묵직한 베이스의 저음을 폭발할 예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체만을 위한 파티가 글로우볼 페스티벌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명, ‘I형 인간’을 위한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도 준비해 혼자서도 댄스 음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헤드폰을 쓰고 채널을 돌리면, 자신만의 조용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것이죠.
A/V 라이브, 테크 아트, AI 댄스 퍼포먼스, 파티 베테랑 VJ까지…
음악 공연 외에도, 테크놀로지와 비주얼이 어우러지는 감각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올해는 특히 2024년 타오위안 테크놀로지 아트 어워드에서 수상한 두 팀을 초대해 생성형 AI, 모션 캡처, 사운드 재구성을 통해 다중 인터페이스가 중첩된 공연 현장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베를린 아티스트 Max Dahlhaus와 미술관과 파티 사이에서 활약 중인 비주얼 팀 XTRUX는 날카로운 A/V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의 미학을 깊이 파고들며, 초대형 LED 월에 전자 사운드에 대한 감각을 투사합니다.
‘핑퐁핑퐁’ 탁구의 리듬을 테마로
이번 2025 글로우볼 페스티벌은 탁구공이 튕기면서 내는 소리, ‘핑퐁’을 테마로 합니다.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며 내는 소리와 그 리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데요. 페스티벌 현장에는 실제 탁구장도 마련하여 ‘글로우볼컵 탁구 챔피언십’도 함께 진행된다고 합니다. 열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 결승전이 열린다고 하니, EDM의 비트가 함께 울려 퍼지는 공간에서의 탁구 경이, 벌써부터 흥미진진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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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일렉트로닉 음악 씬은 대형 페스티벌의 성장과 언더그라운드 씬의 다양성, 그리고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타이베이는 아시아의 주요 일렉트로닉 음악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글로우볼 페스티벌은 돌아오는 주말, 5월 17일 밤부터 시작해 18일 이른 아침까지 난강구에 위치한 타이베이 뮤직센터(台北流行音樂中心, Taipei Music Center)에서 진행됩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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