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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시 교통사고 1위... 공관 로터리(公館圓環) 철거 결정

  • 2025.03.26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공관 로터리. - 사진: 장완안 페이스북

공관 로터리(公館圓環)가 철거됩니다. 타이베이 중남부, 다안구(大安區)에서 원산구(文山區)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공관 로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량이 상당히 많은 타이베이의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입니다. 공관 로터리는 송산(松山), 신이(信義), 다안(大安) 등을 거쳐 타이베이 동부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주요 대로인 지룽로(基隆路)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로명을 지닌 루스벨트로(羅斯福路)가 교차하는 교차로에 위치해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차량이 밀집해있는 혼잡한 도로로 꼽히는 이 지역의 로터리가 철거된다고 합니다.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은 어제(25일) 공관 로터리가 7년 연속 타이베이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교차로 1위를 기록했다며 철거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장완안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로터리의 설계로 인해 자동차 및 오토바이 사고가 쉽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횡단할 때 단절되는 지점이자 고위험 구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통국 등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 로터리를 직각 교차로로 변경하는 것이 사고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해 철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관 로터리가 위치해있는 공관(公館)은 타이베이 역사에서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해온 장소입니다. 청나라 때는 공관 린가의 큰 터전이 있었고, 일본 식민 시기에는 현재 국립대만대학의 전신인 타이베이제국대학의 원예장이 있었으며, 1960년대 미군이 접수하면서 미국 공군 타이베이 통신기지 및 제327항공사령부 본부로 사용했던 장소이죠. 현재 해외 관광객들에게 ‘공관 야시장’으로 유명한 이곳이 실은 타이완의 굵직한 역사를 담고 있죠.     


1968년 타이베이 공관(公館) 항공사진. 1968년 촬영된 타이베이 공관 지역의 항공사진에서는 현재 루스벨트로와 지룽로 교차로 동쪽에 위치한 국립타이완대학 캠퍼스 일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 사진: 장저성(張哲生) 페이스북

‘공관(公館)’이라는 지명의 유래

‘공관’이라는 명칭은 원래 청나라 시기 지방 행정 관청을 가리키는 용어였습니다. 과거 청나라 정부가 이 지역에 세금을 거두고 곡물을 징수하는 관청을 설치하였으며, 이후 동치(同治) 연간에 ‘공관가(公館街)’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붙여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관 지역은 타이베이 분지 남단의 경계부에 위치한 구릉지대로, 분지를 감싸는 천연 장벽 역할을 하였습니다. 분지를 둘러싸는 지형적 요충지이자, 동시에 타이베이 분지와 남부 산악지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도 했습니다. 또한, 수로의 개통으로 인해 신뎬(新店) 산간지역의 많은 물자들이 타이베이 서쪽의 멍자(艋舺, 현 완화구 일대)로 쉽게 운반될 수 있었고, 이것이 공관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이처럼 공관은 인근 지역과 신뎬 산악지대 간 물자 유통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청나라 정부는 세금 징수와 행정 관리를 위해 이곳에 관청을 설치했던 것이죠. 이후 사람들이 이 관청을 ‘공관’이라고 불렀고, 이 명칭이 결국 지역 전체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격자형 거리구조와 회전 교차로가 조화를 이루는 타이베이 

타이베이시는 한국 서울과 달리 가로세로가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격자형 거리 구조가 눈에 띄는 도시입니다. 격자형 도로망은 계획적인 도로 관리 체계를 상징하는데, 격자형 도로망 군데군데 있는 회전 교차로는 이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도로 체계를 만들어주면서 새로운 도시 미관을 더해줍니다. 일본 식민 시기 당시 일본 정부는 타이완 섬을 정복한 뒤, 타이베이의 성벽을 철거하고 성문만 남겨두는 과정에서, 성문을 회전 교차로의 중심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타이베이뿐만 아니라 청나라 때부터 중요한 도시였던 타이난, 신주 같은 곳에는 이러한 회전 교차로가 남아 있었습니다. 타이베이가 점차 대도시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에서 격자형 도로망 속에 일부 회전 교차로를 유지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타이베이 서부에 있는 ‘젠청 교차로(建成圓環)’입니다. 

공관 로터리와 지룽로, 루스벨트로의 변천

타이베이 시장이 이번에 발표한 철거 계획 예정인 공관 로터리 역시 둥근 회전교차로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길이 방사형으로 뻗어나갑니다. 여기에 더해 위로는 지롱로 고가도로가 지나가죠. 1960년대까지만해도 사실 이곳은 자갈길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과 같이 고가는 물론이고 로터리도 없었습니다. 1971년, 하천을 경계로 구분되는 타이베이시와 신베이시를 연결하는 푸허교(福和橋)가 건설되면서 이와 맞물려 지룽로 남쪽 구간이 연장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전 구간이 확장되어 포장도로로 정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73년 신설 도로가 개통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공관 로터리의 동서축인 루스벨트로의 경우, 1978년 미국과 타이완이 단교하면서 공관 지역에 주둔하던 미군이 철수했고, 원래 미국 공군 부지였던 루스벨트로 주변은 중화민국 국방부의 공관 군영(營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국립타이완대학교 내부에서 교내 부동산 정리를 진행하면서, 당시 루스벨트로 주변 부지들을 모두 회수하죠. 그래서 국립타이완대학교 캠퍼스와 야시장을 중심으로하는 지금의 공관 도시 전경이 생겨났습니다.  

 ‘안전제일’ 공관 로터리 철거 결정과 이견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공관 로터리가 지난 7년 연속 타이베이시의 교통사고 발생지점 1위에 올랐다며, 철거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원형 모양의 도로를 꼽으며, 차량과 오토바이가 사고를 쉽게 일으킬 수 있으며, 심지어는 보행자가 지나갈 때도 상당히 위험한 구간이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해 공관 로터리를 원형 모양의 회전교차로가 아닌 직선 교차로로 개조하는 것이 사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베이시정부의 철거 결정에 많은 사람들은 찬성하지만, 직선 교차로가 과연 사고율을 감소시킬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타이베이시에서 이번 철거 결정과 동시에 오토바이 통행을 제한하고 신호 체계를 통해 좌회전을 두 차례 감행해야 한다는 점은 반직관적일뿐만 아니라 오토바이에 대한 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관 로터리는 다섯 개의 차로가 뻗어나가고, 여기에 더해 상단에는 고가도로까지 위치해있어 출퇴근 시간 매우 많은 교통량을 가진 주요 도로인 만큼 철거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관 로터리가 철거되면 타이베이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도시 풍경이 펼쳐지겠지요. 철거 과정이 시민들의 이동에 큰 불편함을 끼치지 않기를, 그리고 이번 철거 결정으로 우려했던 교통사고 발생이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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