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함, 편리하고 빠른 환승, 질서정연한 탑승 문화, 매너좋은 탑승객들. 어디를 묘사하는 걸까요? 맞습니다. 바로 타이베이 지하철(台北捷運, Metro Taipei)입니다. 타이완의 문화를 소개하는 한 한국인 유튜버 ‘나는상미씨(挖系桑米西)'는 타이완에 여행 온 한국인이 가장 놀라는 타이완의 문화 중 하나로 타이베이 지하철을 꼽으며 여러가지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첫번째는 깨끗함입니다. 한국 지하철과 달리 음식물을 먹고 마시는 것이 금지된 타이베이 지하철에서는 음식 냄새도 없을뿐만 아니라 지하철 의자와 내부 시설마저 반지르르해 ‘너무 깨끗하다'라는 느낌을 절로 주죠. 두번째는 편리하고 빠른 환승입니다. 환승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그린라인과 레드라인이 교차하는 중정기념당역(中正紀念堂)에서는 그린라인에서 내린 승객이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고 바로 맞은편에서 레드라인을 환승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환승이 훨씬 용이합니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도처에 있어 여행 캐리어와 같은 무거운 짐을 갖고 있더라도 부담없이 위아래 층을 오르고 내릴 수 있죠. 여기에 타이베이 시민들의 매너와 여유로움, 그리고 질서정연함이 더해져 타이완에 처음오는 한국인들이라면 타이베이 지하철에 반할 수 밖에 없겠죠.
여기에 한국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작년 8월부터 시작한 타이베이 지하철 전 노선과 역 내 한국어 번역 작업이 최근 완성되었다는 점인데요. 타이베이 시내 중심 역인 타이베이 시정부역, 국부기념관역, 타이베이 101, 동문, 서문, 타이베이기차역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하철 역 이름의 한국어 번역 작업이 올해 들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타이베이 지하철의 전 구간과 역에서는 한국어 안내방송과 한국어 역 이름을 만날 수 있죠. 중국어, 특히 중국어 고유명사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늘 고민이 되든 지점이 있죠. 한자 발음 표기냐, 아니면 중국어 발음 표기냐인데요. 예를 들어, 레드라인과 오렌지라인이 만나는 ‘東門'역을 한자 발음인 ‘동문'으로 표기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어 발음인 ‘둥먼'으로 표기할 것인지 타이베이 지하철 측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텐데요. 타이베이 지하철은 많은 전문 번역사로부터 제의를 받아 최종적으로는 중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표기법을 택해 모든 역의 이름을 번역했다고 합니다. 다만, ‘국부기념관역(國父紀念館)'은 ‘궈푸지녠관'이 아닌 ‘국부기념관'이라고, ‘중정기념당역(中正紀念堂)'은 ‘중정지녠탕'이 아닌 ‘중정기념당' 등 한자 발음으로 번역되있는 예외도 있다는 점!
올해 2024년은 타이베이 지하철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94년 7월 타이베이 지하철 공사(台北大眾捷運脫份有限公司)가 설립되고, 2년 뒤인 1996년 타이완 최초 무인 지하철인 커피라인, 무자선(木柵線)이 10.5km 첫 운행에 성공, 이듬해인 1997년 지금의 레드라인의 전신인 단수이-중산선(淡水-中山線)이 31.8km 운행에 성공하면서 점차 지하철 노선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타이베이 지하철은 총 5 개의 메인 노선과 2 개의 지선, 117개의 역을 가진 타이완 북부 메트로폴리스의 주요 대중교통이 되어 타이베이를 포함한 신베이, 타오위안 시민들의 교통을 편리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타이베이 지하철에서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중산역 지하상가에서 30주년 회고전 ‘타이베이 지하철을 지나 이제 서른(穿越北捷,三十而立)’을 열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주요 사진들을 전시했습니다. 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개통, 도로망 확장, 운송량 성장 등 타이베이 지하철이 지난 30년 간 성장하면서 있었던 굵직한 역사적 순간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었는데요. 여기에 지하철 유지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수고해준 교통 관제 센터 직원, 청소 직원 등 지하철역에서 종사하는 다양한 유형의 직업들을 캐릭터로 소개해 시민들에게 보다 친근감있게 다가갔습니다.
타이베이 지하철은 개통 이래 연중무휴로 하루도 쉬지 않으며, 지금까지 누적 승객 수 135억 명의 라는 이정표를 달성하였고, 5개 노선은 하루 평균 약 200만 명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2023년에는 시스템 운영 신뢰도(MKBF, 1건당 5분 이상 운행 지연 사건 발생 시 평균 운행 객차 km 수)도 개통 이래 최고의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에 한국에 있는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도 축하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는데요. 특히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50년된 서울 지하철과 30년된 타이베이 지하철은 사람의 나이로 보면 이미 중년에 와있다며, 함께 보다 안전하고 혁신적인 지하철로 발전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이야기합니다.
타이베이 지하철은 지난 30년 간 다져온 견고한 초석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이념 아래 시민들에게 녹색교통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오는 10월 26일 단수이역에서 ‘타이베이 지하철 30주년 포크송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970년대 타이베이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포크송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을 한다고 하니, 타이베이 지하철의 30년 역사만큼이나 농익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데요. 엔딩곡으로는 ‘타이베이 지하철 30주년 포크송 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인 타이완 1세대 포크송 가수, 우추추(吳楚楚)의 노래를 띄워드립니다.
►참고자료
臺北大眾捷運股份有限公司 《北捷三十 榮耀前行》, 2024.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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