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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지하상가 예술 갤러리(中山藝文廊) 사진작가 마오용정의 작품전

  • 2023.08.23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중산 지하상가의 예술 갤러리. 8월 2일부터 30일까지 사진작가 마오용정(茆庸正)의 타이완 지역 산업에 관한 사진전을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공개 전시 중이다. - 사진: Rti 한국어방송 서승임

지난 주 젊음을 상징하는 동취를 소개하면서 동취 도시개발 이야기뿐만 아니라 지하차도를 소개해드렸죠. 그러면서 타이베이의 또 다른 대표적인 지하상가 중산을 언급했었는데요. 오늘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는 중산 지하상가의 끝에 있는 예술 갤러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높은 마천루가 가득차있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 속에서 빠른 시간의 흐름속에 나를 맡긴 채 살다보면 우리는 때때로 ‘나'를 잊고 살 때가 있죠. 삶의 생동감과 색채감은 표준화된 현대인들의 삶에서는 보기 힘든 희소한 가치가 되버렸는지도 모릅니다. 타이베이 지하철 레드라인과 그린라인이 만나는 중산역(中山)의 지하상가에 있는 예술 갤러리는 흑백의 모노톤이 된 도시인들의 삶에 화려한 색채감을 더해줍니다. 바로 사진작가 마오용정(茆庸正) 씨의 사진전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8월 2일부터 ‘타이완의 이미지: 인문, 전통산업'이란 주제로 중산역 지하상가 예술 갤러리에서 자신의 사진작품을 전시한 마오 작가는 무려 70점의 사진을 통해 중산역 지하상가를 지나가는 수많은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삶의 생동감을 선사합니다. 

이곳에 걸린 사진들의 주인공은 모두 타이완의 여러 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역 고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뻥튀기 기계 앞에서 귀를 막고 뻥튀기가 터지기를 기다리는 많은 어르신들, 타이완 남부 지역 해안가에서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할머니들, 석탄 대신 대나무를 새까맣게 태워 연료를 제작하는 할아버지들, 타이완 중부 윈린(雲林)이란 지역에서 타이완의 대표 먹거리인 도우피(豆皮)를 하나하나 찌고 있는 할머니 등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마오 작가는 타이완의 각종 지방에서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전승되어 오는 지역 고유의 산업을 자신의 사진 한 장 한 장을 통해 소개합니다.  

사자머리(獅頭) 제작

“수공예로 직접 사자머리를 제작하는 사진이다. 얇은 종이를 사용해 천천히 한겹 한겹 붙이고 그 다음 색을 입힌 후, 직접 사자머리 탈을 써 시범을 보이면 작업 완성이다”

수공예로 제작한 형형색색의 사자머리 탈들이 진열되어 있고, 제작자가 완성된 탈을 쓰려는 찰나를 사진에 담음. 정지되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사자머리 탈의 생동감이 돋보입니다. 

사탕수수즙을 끓임

“타이완 농업사회에서 사탕수수는 주요 경제 자원이다. 장작을 이용해 고체가 될 때까지 태운 후 햇볕에 노출시켜 말려야 소위 흑설탕이 되는데 그 과정이 참 고되다.”

1960년대까지 설탕이 타이완 수출총액의 70%를 차지할 만큼, 사탕수수는 타이완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작물이었으나, 이후 공업화와 생산원가 상승으로 생산량이 계속 감소했습니다. 과거 타이완의 사탕수수 자급률은 90%가 넘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34%, 2010년에 들어서자 10% 이하로 떨어졌을 만큼, 사탕수수 농업은 하락세를 찍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이완의 상징인 버블티의 버블, 쩐쭈나이차의 그 쩐쭈를 만드는 원료인 흑설탕을 생산하려면 이렇게 고된 수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사진 한 장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향 제작

“사원에서 절을 하는 타이완의 문화는 매우 경건하고 정성을 요하는 일. 손으로 직접 향을 제작하는 작업 역시 많은 사람들이 직접 감상할 만함”

대도시 타이베이에도 골목 사이사이에 타이완식 도교 사원이 있고, 사원 안은 늘 향이 타는 냄새가 납니다. 그만큼 현대 도시 사회를 살아가는 타이완인에게도 도교 사원은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중요한 일이 있을 때 항상 들러 안녕과 강복을 비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타이완인들은 향을 양손에 들고 여러 차례 목례를 하며 간절하고 정성되게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카메라를 통해 산과 바다 경관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노동, 삶과 애환을 기록해 타이완인들의 생명력을 미학적으로 표현합니다. 

타이완 전국 사방을 누비며 인간 고유의 노동의 아름다움을 색채감 있게 담은 사진작가, 마오용정(茆庸正)은 사실 50이 다되어서야 처음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타이완의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자신의 고향인 난터우 주산(南投竹山)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던 그는 뒤늦게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뒤 부인과 함께 타이완 전국을 다니며 순간적인 산과 바다의 자연미와 인간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근면하게 사진을 공부해 15년 만에 타이완 국내에서만 무려 60여 개 대상을 휩쓸었고, 타이완 사진계 최고 영예인 2010년 중국사진학회 추계 심사에서 인증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

 마오 작가는 말합니다. “시대는 진보했지만 타이완의 전통 산업은 쇠퇴했고 심지어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 산업이 점점 더 드물어지는 것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문제는 시골마을의 도시화와 시골 젊은이들은 보편적으로 전통 산업을 계승할 의지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이완의 전통 산업에 대한 정보를 알릴 수만 있다면 어려움을 무릎 쓰고 작품 하나하나를 완성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라고요. 그의 사진에는 타이완의 지역 문화를 사랑하고 그곳에 종사하고 계신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사진 한 장에 담긴 그 찰나에는 깊이 있는 감정과 특별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열정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마오 작가의 사진전은 8월 30일까지로 이제 일주일 뒤면 그의 사진 작품은 중산 지하상가에서 사라지겠지만,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지하상가를 오간 수많은 타이베이 시민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엔딩곡으로는 천스안(陳思安)의 ‘오래된 사진(舊照片)’을 띄워드립니다. 1967년생인 타이난 출신 천스안은 가수이자 성우, 라디오 진행자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예인입니다. 비교적 최근인 2007년에 발표한 노래, ‘오래된 사진’은 헤어진 연인과 오래전에 찍은 사진을 보며 그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그리는데요. 변해가는 모든 것들이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겨있을 때 그윽함과 소중함이 더욱 다가옴을 노래합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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