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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화와 정치의 새로운 장, 뉴 블룸(New Bloom)

  • 2023.02.08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1월 28일 뉴 블룸 8주년 행사 스페셜 칵테일, '시대혁명'과 '우크라니아에 영광을' - 사진: Rti 한국어방송 서승임

'국제화', 더 이상 사회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죠. 2017년 한 통계에 따르면 해외유학을 선택한 학생이 전 세계 500만 명 이상에 달했다고 합니다. 199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가 주요 유학생 공급원이라고 합니다. 해외유학이라고 하면 아시아 국가에서 소위 선진국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것을 일반적으로 생각하겠죠. 하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간다던지(바이시엔, Bai Xian Asia Institute), 미국이나 유럽 출신의 유학생들이 아시아 국가로 유학 오는 사례들이 2010년 이후로 빈번해지면서 아시아 지역 유명 대학들도 국제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영국 보험사 윌리엄 러셀(William Russell)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국가 순위에서 세계 여행객들이 꼽은 가장 안전한 도시로 바로 타이완의 수도인 ‘타이베이’가 선정된 바 있죠. 해외 관광객 유치로 타이완 도시를 주요 관광지로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젊은 외국인 학생들을 타이완에서 유학하게 해 타이완을 국제 인재들의 교류를 위한 주요 공간으로 위치시키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국제사회 안에서 타이완의 입지를 분명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타이완 국내의 두뇌 유출(brain drain) 위기를 타개하고, 정치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타이완의 선천적인 지정학적 위치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 할 수 있죠. 그래서인지 최근 국립타이완대학(國立台灣大學), 국립정치대학(國立政治大學)을 비롯해 타이완의 주요 도시, 타이베이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들은 국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적합한 교육 및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필수 과제로 삼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타이완의 국제화를 위해 정부와 교육기관과 같은 제도권에서 관광과 국제 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다면, 재야에서는 타이완과 국제사회의 관계를 보다 젊은이들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세상에 알리는 한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뉴 블룸(New Bloom)입니다. 

지난 1월 28일 토요일 뉴 블룸 8주년 기념 이벤트가 데이브레이크라는 작은 카페이자 바에서 열렸습니다. 완화(萬華) 기차역 주변인 타이베이 완화취(萬華區) 멍자다다오(艋舺大道) 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카페이자 바인 데이브레이크는 간판도 없어 구글 지도로 목적지를 찍어 놓고 걸어 가야 이 가게가 그 가게구나 하고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로 외관은 허름하고 어떤 장식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공간 안을 들어가면 타이완인 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 유학하고 있거나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득하고, 벽면에는 ‘우크라이나 화이팅(烏克蘭加油)’, ‘자유 홍콩(自由香港)’, ‘시대 혁명(時代革命)’ 등 민감한 국제 이슈에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내는 문구들이 붙어있습니다. 바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칵테일을 기다리며 바텐더의 솜씨를 가만히 살펴보면, 어딘가 아마추어 분위기가 납니다. 이들은 정식 바텐더가 아닌 뉴 블룸(New Bloom) 소속 기자들이죠.

뉴 블룸(New Bloom)은 타이완을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의 청년 문화와 정치를 다루는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타이완과 미국에 기반을 둔 학생들과 운동가들로 구성된 그룹으로 2014년 타이완 해바라기 운동 이후 설립되었습니다. 뉴 블룸이라는 이름 역시 1990년 야생 백합 운동(野百合運動)부터 2008년 야생 딸기 운동(野草莓運動), 2014년 해바라기 운동(太陽花運動)에 이르기까지 타이완의 사회 운동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데이브레이크 카페 안 바텐더이자 뉴 블룸 매거진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브라이언(Brian Hioe)은 타이완계 미국인으로, 미국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사까지 한 후 현재 타이완에 와서 뉴 블룸 매거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 블룸의 취지는 분명합니다. 뉴 블룸은 단순히 타이완의 국내 뉴스를 국제적으로 전한다거나, 국제 뉴스를 타이완으로 전달하는 일차원적인 공간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 국가 주권, 인권,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와 관련된 사회 문제와 사회 운동에 대한 정치적 분석을 통해 아시아 태평양으로부터 새로운 정치적, 지적, 초국가적 대화를 촉진하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뉴 블룸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에는 뉴 블룸이 정치적으로 추구하는 관점에 관한 설명히 보다 자세히 명시되어 있는데요. 

“타이완의 해바라기 운동을 계기로 타이완의 사회적 이슈를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온라인 출판물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뉴스를 외부 세계에 퍼뜨리기 위한 시도, 즉, 지역을 국제적으로 접촉시키기 위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는 반면, 그 반대의 시도는 매우 드물다. 그것은 국제적으로 현지 지역과 접촉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이 타이완의 지역 문제, 하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른 어떤 나라도 국제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해결될 수 없다. 종종 순수하게 지역적인 문제로 보이는 것은 실제로 국제적인 원인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지역 문제를 광범위한 국제적 맥락에 배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초국가적 수단(transnational means)을 숙고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지역과 접촉하는 것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아시아 태평양의 지역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8주년 기념일인 이 날 카페의 지하 공간에서는 DJ 천룽(陣容)과 Snoozy Carmichael (fka TARIRO) 등 DJ 들이 분홍색과 노랑색 조명 아래에서 자신만의 레퍼토리로 공간 안 사람들에게 비트감을 선사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날의 스페셜 칵테일인 ‘시대혁명’ (時代革命, Revolution of our time)과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Slava Ukraini 基輔榮光)을 한 잔씩 시켜 지하로 내려가 DJ의 음악을 즐겼습니다.뉴 블룸의 활동을 지지하는 각양각색의 인종, 국가, 성별의 청년들이 함께 이 자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앞으로도 뉴 블룸의 활동이 타이완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청년 문화에 새로운 의식과 사회 운동을 꽃피울 수 있기를 바라며, 엔딩곡으로는 지난 2월 4일 타이베이 클래퍼 스튜디오(CLAPPER STUDIO)에서 ‘진실된 사랑’(真美, TRUE LOVE)이란 주제로 단독 콘서트를 연 홍콩의 싱어송라이터 세리니(Serrini)의 2014년도 곡 ‘내 소원은 부자 이모가 되는 것’ (我的志願是做個闊太)을 띄워 드립니다. 

 

참고 자료

  1. 뉴 블룸(New Bloom)
  2. 바이시엔(Bai Xian Asia Institute)
  3. "推動國際學院 臺灣優勢與挑戰" 國立台灣大學
  4. "Where are the safest places to travel in 2023? It depends on how you define 'safe'", CNBC, Jan 17, 2023.

 

-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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