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60년 전통 우육면 맛집이 숨어있는 낡은 골목, 옛 마을과 타이베이101이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 풍경, 밤 12시가 넘어도 사람들로 붐비는 야시장. 이런 것들이 ‘대만감성’입니다. 한국에서 타이완 여행이나 문화 콘텐츠를 소개할 때 흔히 쓰는 용어인데요. 예로부터 이민사회인 타이완은 중국대륙,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 미국 등의 영향을 받아 다문화, 다민족이 공존하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융합은 타이완의 건축, 거리 풍경, 음식, 예술, 영화 등에 반영되어 타이완의 고유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타이완 관광서가 지난 29일 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출연한 타이완 관광 홍보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낭만은 가까운 곳에’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타이완의 아침 가게, 야시장, 전통시장, 찻집, 웨딩화보 명소, 유적지, 절, 자연풍경 등을 포함한 101가지 대만감성 요소가 부각됩니다. 홍보모델 규현은 타이완을 자주 방문하는 단골 여행객으로서 아침 가게 사장과 인사를 나누며 나홀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규현 외에 청춘영화처럼 해외여행을 떠난 젊은 여성 3명과 웨딩화보를 촬영하러 타이완을 방문한 부부도 영상에 등장하여 비행기 2시간 만에 만날 수 있는 대만감성에 대만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대만족입니다!’ 관광서가 2019년 선보인 이 슬로건처럼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 타이완 여행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행 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2024년 트래블 트렌드에 따르면, 전년 대비 검색량이 증가한 여행지는 베트남 달랏(3336%), 일본 오키나와(2175%), 일본 삿포로(2126%), 타이완 타이베이(1906%), 일본 나고야(1820%)의 순이었습니다. 4위를 차지한 타이베이의 검색량은 2023년 동기 대비 무려 1906% 증가했습니다. 실제 상황은 어떤가요? 타이완 관광서의 통계를 보면,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타이완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 수는 홍콩(804,202), 일본(795,285), 한국(621,417)의 순이었는데, 이 중 한국은 62만 명으로 전년(411,791) 대비 20만 명 이상 늘었습니다.
나만의 대만감성 찾기 🌟
타이완 여행 열풍이 불면서 한국 그룹 뉴진스와 아일릿도 올해 초 타이완에서 뮤직비디오와 화보를 촬영해 성지순례의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 활동 중인 치어리더 이다혜는 오타바이로 타이완섬 한 바퀴 돌기 여행을 떠났다고 지난 4일 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대만감성이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만족 여행’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타이완인의 입장에선 한국인이 생각하는 대만감성 명소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풍경 뿐인데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타이완인들이 서울에 가면 남산타워, 명동 거리에서 사진을 찍듯이 이러한 풍경이야말로 외국여행의 본질이죠. 제가 타이난을 떠나 타이베이에 막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신기했고, 타이베이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해가 지기 전의 타이베이 - 사진: 안우산
대만감성 가득한 타이베이 난강 👈︎
저는 2014년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고향 타이난을 떠나 타이베이에 왔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주로 정치대가 위치한 원산취(文山區)에서 활동했고, 수업이 없을 때만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궁관(公館)이나 백화점이 즐비한 신이취(信義區)를 찾았습니다. 졸업 후 보다 저렴한 자취방을 찾기 위해 이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난강(南港)에 갔는데, 결국 신이취가 있는 타이베이시청역에서 지하철 3개 역 떨어진 군양역(昆陽站)에서 생애 첫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지리적으로 편리하기는 하지만 6층에 있는 옥타방인 데다가 바퀴벌레가 많아 2년 후 근처에 주방이 있는 집으로 이사해 고등학교 동창 두 명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겨 새 집을 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운 좋게 같은 길에서 세 번째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근처에는 타이베이의 대표 야시장 라오허제(饒河街)가 있고, 지하철역과 기차역을 겸비한 송산역(松山)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행정 구역으로는 여전히 난강취에 속합니다.
타이베이 생활 10년차, 난강 생활 5년차. 최근 10년간 난강소프트웨어단지의 발전으로 난강 집값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교적 늦게 개발되어 타이베이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행정구역입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도 지하철이 그다지 혼잡하지 않고 살기 편합니다. 게다가 지하철, 버스, 기차, 고속철도 등 교통편이 잘 갖춰져 있어 고향에 가는 데 굉장히 편리합니다. 또한 타이베이뮤직센터가 2020년 개관하면서 문화 예술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해 풍부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편리하면서도 퀄리티가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게 제가 난강에 반한 이유입니다.
한국인의 타이완 필수 코스 '라오허제 야시장' 🦐
그렇다면 난강에서 대만감성을 찾으려면 어떤 곳이 있을까요? 앞서 언급한 라오허제 야시장은 난강에 속하지 않지만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첫 번째 장소로 꼽겠습니다. 37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오허제 야시장은 완화(萬華) 화시제(華西街)에 이어 타이베이의 두 번째 관광 야시장입니다. 지룽강(基隆河)과 기차역 근처에 위치해 예로부터 화물터미널로 타이베이 서쪽의 번화가입니다. 그러나 토사 퇴적과 인근 도로의 개발로 인해 중요성이 크게 떨어졌는데, 정부는 현지의 상업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7년 야시장을 설립했습니다.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라오허제는 타이베이의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비록 타이완인에게는 가격이 비교적 비싼 ‘외국인 전문 야시장’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맛집이 많고 구경하기 편해서 여전히 인기입니다. 버섯튀김, 치즈감자, 탕후루를 사서 야시장 뒤 강변공원에서 먹는 것이 저의 루틴입니다. 또한 야시장 입구에 있는 마주묘(松山慈祐宮)는 2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중요한 문화 랜드마크로 함께 구경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타이베이 대표 야시장 라오허제 - 사진: 관광서

라오허제 야시장 입구에 있는 250년 역사의 마주묘 - 사진: 안우산
팝 음악의 중심 '타이베이뮤직센터' 🎵
라오허제는 타이베이 서쪽의 발전을 지켜봐 온 장소라면, 이어 소개하는 타이베이뮤직센터는 타이베이의 트렌드를 이끄는 랜드마크입니다. 팝 음악 산업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곳은 가오슝뮤젝센터와 함께 타이완 양대 복합형 팝 음악 공연장입니다. 저와 서승임 아나운서가 <신박한 MZ세대 둘>에서 소개한 혁오와 선셋롤러코스터의 콜라보 콘서트가 바로 여기서 열렸고, 그 외에 타이완 3대 시상식인 금곡장(金曲獎), 금마장(金馬獎), 금종장(金鐘獎)의 행사장이기도 합니다. 공연장 기능뿐만 아니라 밤이면 조명이 환하게 켜지는 건물도 볼 만하고 산책에 안성맞춤입니다.

난강에 있는 타이베이뮤직센터 - 사진: 타이베이뮤직센터
제가 사는 동네 난강의 가볼 만한 두 곳을 소개해 드렸는데, 솔직히 타이완인으로서 아직도 대만감성의 정의를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인들 눈에는 특별한 정취가 있는 곳이 저에게는 일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제가 좋아하는 곳이 바로 대만감성이 강한 곳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만감정은 타이완인들이 대대로 쌓아온 모든 것의 결정체일 거겠죠?
엔딩곡으로 정싱(鄭興)의 ‘타이베이에서 내리는 비(台北下的雨)’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交通部觀光署觀光觀光統計資料庫,來臺資料。
2. 동기부엉이, 2024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간 해외 여행지 소개
3. 尤聰光,「李多慧機車環島被台東美景驚豔 瞌睡蟲都趕走」,聯合新聞網。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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