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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달]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의 집 ‘민슝 류씨 고택(民雄鬼屋)’

  • 2024.08.21
랜드마크 원정대
'민슝 고스트 하우스(民雄鬼屋)'라 불리는 류씨 고택 - 사진: CNA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드라마틱한 전개로 주목받은 경기가 있었는데요. 바로 타이완 체조 선수 탕자홍(唐嘉鴻)이 출전한 기계체조 남자 철봉 결승입니다. 첫 주자로 나선 탕자홍은 실수로 철봉에서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 동작을 완성했습니다. 메달을 놓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탕자홍을 포함한 총 8명 선수 중 6명이 실수를 했고, 심지어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중국 선수 장보헝(張博恆)마저 착지 실수를 범했습니다. 결국 탕자홍은 장보헝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파열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의 코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동메달은 금메달보다 더 값지다고 격려했습니다.


파림 올림픽 남자 철봉 결승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타이완 체조 선수 탕자홍(唐嘉鴻, 우)와 중국 선수 장보헝(張博恆, 좌) - 사진: CNA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개에 타이완 네트즌들은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까”, “떨어져도 웃으면서 경기를 계속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멘탈이 정말 강하다” 등 응원의 메시지 외에도 우스갯소리로 “귀신의 문이 열려서 그런가…”, “앞으로 경기장에 과이과이(乖乖)를 놔둬야겠다”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타이완의 국민과자 과이과이가 언급되는 것은 타이완에서 기계 근처나 행사장에 과이과이를 올려두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믿임에서 유래했는데, 특히 코코넛 맛의 초록색 패키지가 정상 상태를 상징하는 그린라이트와 비슷하기 때문에 행운의 부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댓글에 귀신의 문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경기 당일이 귀신의 문이 열린 다음날인 음력 7월 2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타이완에서 음력 7월은 귀신의 달, 음력 7월 1일은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입니다. 귀신의 문이 열리자 저승에 있는 귀신들은 이승으로 와 한 달 간의 여름휴가를 보낸다고 합니다. 네티즌의 댓글을 보면 귀신의 달 문화가 타이완인의 머리속에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죠. 이 달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하면 안되는 일이 많은데, 바닷가에 가지 말기, 밤에 옷을 말리지 말기, 이사하지 말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7월 15일 중원절에는 푸짐한 음식을 준비해 ‘푸두(普渡)’라는 큰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이러한 풍습은 대대로 전해 내려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을 쓰지 않고 평소대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집을 사거나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일부러 비수기인 음력 7월에 하는 젊은세대도 적지 않습니다. 겁이 없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버려진 흉가를 탐험하기도 합니다. 지난 18일 중원절을 맞아 타이완 곳곳에서 제사가 치러지는 동시에, 귀신이 살고 있다고 잘 알려진 자이(嘉義) 민슝(民雄)의 류씨 고택에는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타이완사람들이 귀신을 경외하면서도 궁금해하는 모순적인 심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타이완의 대표적인 괴상한 랜드마크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민슝 고스트 하우스(民雄鬼屋)’라 불리는 류씨 고택은 타이완에서 모른다면 간첩취급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요. 일본 식민지 시대 민슝 지역에는 허씨(何), 천씨(陳), 류씨(劉) 3대 명문이 있었는데, 천씨 집안의 천스화(陳實華)가 바로크식 단독주택을 지은 데 이어 류씨 집안의 류롱루(劉容如)도 1929년 3층짜리 양옥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잘 보존되어 있는 천씨 양옥과 달리, 류씨 양옥은 끊이지 않는 귀신 이야기 때문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고, TSMC가 지난 3월 자이 공장 설립을 발표한 후 주변 집값이 크게 올랐는데도 여전히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동산 중개는 건물 자체가 유명한 랜드마크인 만큼 마땅한 매수자를 찾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잘 보전되어 있는 천스화(陳實華) 양옥 - 사진:
타이완고속철도

이곳에는 과연 어떤 귀신 이야기가 있을까요? 지리풍수적으로 좋은 자리에 위치한 고택은 정원을 포함해 총 1,200평으로 약 축구장 0.6개 크기인데요. 시내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어 류씨 집안은 1945년 고택을 떠나 민슝 시내로 이사했습니다.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완으로 이전한 후 국군은 민슝의 싱중초등학교(興中國小)에 주둔했는데, 병사가 많아 일부 군인들이 인근의 류씨 고택에 묵었습니다. 당시 민슝은 전력시설이 낙후되어 밤이 되자 온통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깜깜한 밤에 아무도 없는 커다란 양옥, 이때부터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싱중초등학교의 역사기록에 따르면, 한 중대장이 고택에서 전선과 전구를 설치하다 화장실에 가는 병사를 귀신으로 잘 못 보고 총을 쏴 그를 죽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고택의 벽에는 여러 총알구멍이 남아 있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사건 외에 무엇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양옥 밖 우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과거 남자 주인과 하녀가 서로 호감을 가졌는데, 이를 알게 된 여자 주인이 하녀를 학대하고 결국 하녀는 우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이후 하녀 유령의 목격담이 떠들썩하게 퍼지면서 음력 7월이면 탐험하러 온 대학생과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민슝향공소가 고택 정원을 가꾸려 했으나 관광객들은 정리가 되면 무서운 분위기가 사라진다며 반대 입장을 표했습니다.   

2000년에 들어 민슝의 문화단체가 고택 활용 방안을 제시하며 인근 RTI 민슝지국인 국가라디오박물관, 술박물관 등 현지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류씨 후손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921대지진을 겪은 고택은 위태로운 존재가 되었고, 옆에 있는 ‘고스트 하우스 카페(鬼屋咖啡)’와 선명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카페가 위치한 곳은 과거 고택 정원의 일부였습니다.


류씨 고택 옆에 있는 고스트 하우스 카페 - 사진: CNA

고택의 귀신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면서 국내외 방송국과 언론들이 잇달아 현장으로 찾아가 납량특집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게임과 영화 각색을 통해 타이완 대중문화의 일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회사건도 가져왔는데요. 한 사기꾼은 여대생에게 “당신은 자살한 하녀와 궁합이 맞아 나와 함께 있지 않으면 귀신 들린다며 여대성을 속여 성추행했습니다.

사실 고택은 단지 그곳에 묵묵히 서있을 뿐, 이야기는 모두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거죠. 낡은 집은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혼은 사람을 해치지 않고 새 주인이 올 때까지 집을 지켜줄 뿐입니다.  다음주는 계속해서 더 많은 괴상한 랜드마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엔딩곡으로 올해 골든 멜로디 어워드(金曲獎) 최우수밴드상과 최우수앨범상을 수상한 ‘노 파티 포 차오동(草東沒有派對, No Party For Cao Don)’의 ‘귀신(鬼)’을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黎建忠,「唐嘉鴻體操單槓與中國張博恆並列銅牌 決賽8人出現6次失誤」,中央社。
2. 王瑄琪,「民雄鬼屋傳說 驅鬼誤殺同袍」,中國時報。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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