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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핸섬! 축구장 50개 크기 가오슝 불광산사(佛光山)

  • 2024.05.15
랜드마크 원정대
타이완 4대 불교 교단의 하나인 불광산 불타기념관 - 사진: 위키백과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최근 서울불교박람회가 “부처핸섬!”, “극락도 락이다” 등 MZ세대 감성에 맞는 슬로건과 이벤트를 내세워 젊은 세대들을 유치하고 불교를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중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뉴진스님’ 개그맨 윤성호가 국경을 넘어 지난 4월 27일 타이완 중부 타이중(台中)의 클럽 공연에서 불경을 리믹스한 EDM을 틀고 현장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오는 7월 13일 타이베이 다쟈 강변 공원(大佳河濱公園)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 S2O에도 초청되어 해외 무대에 스님계 아이돌의 힙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색적인 방식을 통해 기존 불교가 가지고 있던 지루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든 서울불교박람회와 마찬가지로, 타이완 불교단체 불광산(佛光山)도 불교 브랜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년 설 연휴부터 약 한 달 동안 가오슝(高雄) 불광산 불타기념관단지에서 열리는 등불축제가 대표적인 행사인데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좌불상에 아름다운 불교 음악과 현란한 불빛을 더해 타이완 등불축제와 신베이(新北) 반차오(板橋) 크리스마스 랜드에 못지않은 스케일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축제에서는 화려한 불꽃쇼는 물론, 500대의 드론이 밤하늘로 날아올라 불광산 스님, 대표 건물, 불경, 불교의 4대 미덕인 ‘비지원행(悲智願行)’ 등 다양한 모양을 이루었습니다. 비지원행은 불광산의 학교인 총림학원(叢林學院)의 교훈으로, 불광산 창건자 성운대사(星雲大師)가 불교 4대 보살의 정신, 관세음보살의 자비(慈悲), 문수보살의 지혜(智慧), 지장보살의 원력(願力), 보현보살의 공행(功行)을 바탕으로 제정한 겁니다. 또한 용띠 해를 맞아 원격조종 드래곤을 동원해 용이 하늘을 날고 있는 ‘비룡재천(飛龍在天)’을 구현했습니다. 푸드코트에서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취두부(臭豆腐), 후추빵(胡椒餅), 타이완식 파전인 총여오빙(蔥油餅) 등 채식 요리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의 면적은 축구장 50개 크기만큼 볼거리가 많고 온가족이 함께 떠나기 좋은 곳입니다.

가오슝시정부가 지난 7일에 열린 주례 시정회의의 장소를 불광산 불타기념관으로 옮겼는데, 이에 천치마이(陳其邁) 가오슝시시장은 “불광산은 가오슝의 중요한 불교 성지”라며, “오늘 회의에서 불광산이 소재한 다수구(大樹區)에 관한 의제가 있어 특별히 회의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광산은 올해 타이완 환경부로부터 환경교육공간 인증을 받았으며 시정부와 함께 넷제로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정부와 민간단체 간의 연대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열린 이번 시정회의에서 다수구구장은 현지 발전 상황을 보고했고, 불광산 측은 시정부 직원들을 안내하여 기념관을 참관시켰습니다.

불광산은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화롄(花蓮) 자제(慈濟, 츠지), 신베이 법고산(法鼓山), 난터우(南投) 중대산(中台山)과 함께 타이완 4대 불교 교단으로, 전 세계에 300여 개의 별원과 말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서래사(西來寺), 호주의 남천사(南天寺), 남아프리카의 남화사(南華寺), 브라질의 여래사(如來寺) 등이 모두 현지의 가장 큰 사찰입니다. 또한 불교의 생활화를 추구하는 ‘인간불교’를 주창하고 교육, 문화, 의료 등 분야에서 자선을 베풀며 대중들의 삶에 직접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총림학원 외에도 타이완 이란(宜蘭), 자이(嘉義),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필리핀 등에 불교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교를 세웠습니다. 1970년대부터 출판사, 방송국 등을 설립해 불교 보급에 힘써왔습니다.

불광산을 창건한 성운대사는 지난해 2월 5일 96세로 입적하셨습니다. 1927년 중화민국 대륙 본토 장쑤성에서 태어나 12살 때 어머니와 함께 실종된 아버지를 찾으러 난징에 갔는데요. 난징에서 일본군의 폭행을 목격하고 기연으로 서하사(棲霞寺)에서 출가해 임제종(臨濟宗) 48대의 법맥을 이어 받았습니다. 1949년 국공내전 기간에 승려구호대를 따라 타이완으로 건너와 우주 성운단의 광대함을 상징하는 법호 ‘성운’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다른 불교계 인사에게 공격을 당해 간첩죄로 체포되었다가 당시 중화민국불교회 이사의 협조를 받고서야 출소했습니다. 불교회 이사의 권유로 중국국민당에 입당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타이완 곳곳에서 불교 교육에 투신했고, 1967년 가오슝에 불광산사를 창건했습니다. 불광산을 전 세계로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 미국에서 국제불광회(Buddha's Light International Association, BLIA를 설립했는데, 2003년 유엔 비정부기구(NGO)의 일원이 되었고 현재 글로벌 멤버 수는 600만에 달했습니다. 그의 추진으로 타이완의 불교는 일본식에서 중국식으로 변했습니다. 

성운대사는 타이완 종교계에서 보기 드문 정당에 가입한 종교지도자인데요. 양안통일을 지지하고 국민당 자문위원을 맡은 바 있지만 민진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내 제자들은 정당을 가리지 않고 모두 불교 신자”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2006년 고향 장쑤 양저우시(揚州市)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과 화동한 후 양안교류에 적극 추진했습니다.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정치승려’로 조롱받았으나 “정치에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숭고한 절조로 인해 성운대사가 입적하셨을 때 양안 간 많은 정부 인사들이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공개적으로 애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광산 등불축제의 행사장 불타기념관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오슝에 위치한 불광산 불타기념관은 인도와 중국 사찰의 특색이 어우러진 박물관으로, 2011년 준공된 후 2014년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성운대사는 문예화, 영화화, 인간화, 국제화라는 4가지 발전목표를 세워 매년 석가탄신일 행사, 국제도서전, 채식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웅장한 좌불상 ‘불광대불(佛光大佛)’ 외에도 전 세계에서 3개만 있는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데,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볼 만합니다. 추가로 기념관은 무료 입장입니다. 색다른 타이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매년 1000만 관람객을 기록한 불타기념관을 추천드립니다. 

엔딩곡으로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불교 음악을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星雲大師略傳,佛光山全球資訊網。
2. 「【叢林風光】院訓──悲智願行 效法四大菩薩精神」,人間福報。
3. 蔡孟妤,「市政會議移師佛光山 陳其邁:高雄重要佛教聖地」,中央社。
4. 「星雲法師:台灣佛光山創辦人去世 遊走在海峽兩岸的政治宗教家」,BBC中文網。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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