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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이주하고 싶다!” 살기 좋은 도시 1위 타이중

  • 2023.10.18
랜드마크 원정대
타이중(台中)의 랜드마크 '미야하라 안과(宮原眼科)' - 사진: 안우산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이번주부터는 타이완 중서부에 있는 타이중(台中)로 떠납니다. 지난주 국경일 불꽃축제에 이어 재즈음악 페스티벌, 쇼핑 페스트벌, 록 페스티벌, 플라워카펫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 활력찬 도시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2022년 중화민국 내정부가 발표한 인구조사보고에 따르면, 타이완 6개 직할시인 6도(六都) 중 타이중과 타오위안(桃園)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는 모두 인구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신베이 옆에 위치한 타오위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과 지리적 위치의 우세로 타이베이와 신베이의 인구를 많이 끌어들이며, 6도 중 인구가 두번째로 많은 타이중은 쾌적한 날씨, 합리적인 집값, 편리한 공공시설 등으로 타이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힙니다.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난터우(南投), 장화(彰化)와 함께 수도권에 못지않은 ‘타이중 대도시권(臺中都會區)’을 형성하여 타이완 중부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타이중에 가면 수량이 많고 규모가 큰 백화점에 감탄할 건데요. 2022년 타이완에서 연매출액 1위 백화점은 바로 타이중에 있습니다. 타이중 시내에 위치한 신광미츠코시(新光三越)백화점 중강(中港) 지점과 위안둥백화점(遠東百貨) 타이중 지점은 각각 245억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1조 290억 원 , 2023/10/13 기준), 202억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8500억 원 , 2023/10/13 기준)로 1위,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타이중은 활발한 소비 수요와 막대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다만 청나라 시대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타이중은 당시 중국과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였던 장화 루강(鹿港)만큼 번창하지는 못했고, 일본 식민지 시대에 들어야 철도의 준공과 함께 현대화 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타이중 도심을 관통하는 녹천(綠川)과 유천(柳川)을 정비해 타이중을 타이완의 교토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현재 녹천과 유천은 서울 청계천처럼 시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친수공간입니다. 


일본 식민지 시대의 녹천(綠川) - 사진: 위키백과 


타이중 시내를 관통하는 녹천(綠川) - 사진: 타이중시정부관광국 

또한 타이중 시내에는 다양한 일본식 건축물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곳은 타이중기차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미야하라 안과(宮原眼科)’입니다. 미야하라 안과는 일본 안과 의사 미야하라 타케쿠마(宮原武熊)의 병원으로 일본 식민지 시대에 타이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립병원이었습니다. 1945년 일본 패배 후 미야하라 의사의 귀국과 함께 타이중 보건위생국이 되었고, 1950년대 타이중 보건위생국의 이전으로 타이중 다야(大雅)의 명문가 장씨가문의 재산이 되었습니다. 당시 건물의 소유인은 현재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장쥔닝(張鈞甯)의 할아버지 장뤠이전(張瑞楨)이었습니다. 그러나 1999년 타이완 중부에 큰 피해를 입혔던 921대지진과 2008년 7호 태풍 갈매기 때문에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습니다. 다행히 2010년에 펑리수, 치즈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으로 유명한 타이중 제과 브랜드 ‘일출(日出)’이 건물을 구입해 1년반에 걸쳐 새로운 미야하라 안과를 구축했습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붉은 벽돌을 그대로 유지하고 하늘이 보이는 투명 유리 천장을 설치해 자연광을 끌어들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마치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온 듯이 나무로 만들어진 책장과 캐비닛으로 둘러싸입니다. 1층에는 선물하거나 기념하기엔 아주 좋은 타이중 토산품이 판매되고 있고, 2층은 타이완식 요리를 제공하는 고급 레스트랑 ‘취월루(醉月樓, 줴이웨루)’입니다. 취월루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타이중 문학예술 인사들의 소규모 모임 장소로 위대한 역사 현장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목재 책장과 캐비닛으로 둘러싸인 미야하라 안과(宮原眼科) 1층 로비 - 사진: 타이중시정부관광국

지지난주 <포르모사 문학관> 시간에서 소개해 드린 문화계몽단체인 ‘타이완문화협회(臺灣文化協會)’와 그의 관련 단체들이 타이중을 기반으로 활동해 취월루에서 수많은 모임을 열었습니다. 이 중 타이완문화협회 회원들이 설립한 서점이자 출판사 ‘중앙서점(中央書局)’, 타이완 최초의 정당인 타이완민중당(臺灣民眾黨)에서 분열된 우익단체 ‘타이완지방자치연맹(臺灣地方自治聯盟)’ 등이 취월루에서 창립대회 또는 총모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추가로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이 창당한 현 중화민국 제2야당 타이완민중당은 바로 1927년 설립된 타이완민중당에서 영향을 받은 겁니다.

현재 미야하라 안과 2층에 있는 레스트랑은 취월루의 이름을 빌려 타이완을 위해 분투했던 지식인들의 정신을 물려받아 계속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1층에 있는 제과 브랜드만 알고 있고, 2층에 세월을 넘나드는 레스토랑이 숨겨져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데요. 취월루는 타이중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미야하라 안과(宮原眼科) 2층에 있는 레스토랑 취월루(醉月樓) - 사진: 미야하라 안과(宮原眼科) 홈페이지

미야하라 안과 근처에 있는 ‘타이양빙(太陽餅, 태양병) 박물관’도 매우 대표적인 일본식 건축입니다. 타이중하면 타이양빙, 타이양빙 하면 타이중. 타이양빙은 태양처럼 둥글게 만든 간식으로, 얇고 파사파삭한 외피와 달곰한 맥아당의 소로 구성되어 있어 차와 매우 어울리는 디저트입니다. 타이양빙 외에 거의 타이완의 대명사가 된 펑리수도 타이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청나라 시대부터 중국에서 온 한족들이 고향의 전통 케이크, 과자 등 간식을 타이완으로 들여왔고 일본의 제과 기술과 접목시켜 타이완의 제과업을 형성시켰습니다. 이 중 특히 타이중에서 많은 유명한 가게가 생기며 ‘타이완 과자의 고향’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습니다. 매년 타이중시정부에서 ‘과자 페스티벌(臺中糕餅節)’을 개최하는데, 올해는 오는 21일 타이중윈신공원(文心公園)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타이양빙 박물관이 소재한 건물은 1909년 지어진 것으로 원래는 타이중 거부 루안(盧安)이 설립한 약방 ‘취안안당 상회(全安堂商會)’였습니다. 2014년 타이양빙 발명자 웨이칭하이(魏清海)의 후손 및 역사 건축 보존에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타이양빙의 역사와 제작과정을 담은 문화공간이 되었습니다. 원래 타이양빙은 단지 타이중사람의 후식이었는데 철도의 발전과 함께 타이완 전역에 알려지면서 타이중의 특산물로 부상되었습니다. 타이양빙 박물관 근처에 있는 자유로(自由路)는 타이양빙 가게가 많아 ‘타이양빙 대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타이양빙(太陽餅) 박물관으로 탈바꿈한 취안안당(全安堂) - 사진: 안우산

현지 인사들의 노력 덕분에 오래된 건물들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아 아름다운 모습으로 계속 타이중에서 우뚝 설 수 있고, 타이완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의 정신도 계속 이어나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엔딩곡으로 타이중 출신 가수 츄전저(邱振哲)의 노래 ‘태양(太陽)’을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타이완에 오시면 펑리수 뿐만 아니라 타이양빙도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陳布萊,「台北市人口外移擋不住『1都抵5都』桃園、台中人口正成長有眉角」,城市學。
2. 「2022年營業額超過100億的商場百貨」,購物中心情報站。
3. 「宮原眼科」,寫作中區。
4. 「醉月‧樓依在」,中城再生文化協會。
5. 醉月樓。
6. 臺灣太陽餅博物館。
7. 「從全安堂到太陽餅博物館​」,臺中舊城生活博物館。
8. 方梓/方秋停等,《呷餅人福氣:文學家的臺中糕餅之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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