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이번주부터는 타이완 중부지역의 첫번째 목적지 먀오리(苗栗)로 떠납니다. 먀오리는 타오위안(桃園), 신주(新竹)와 함께 하카인(客家人)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하카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산간지대가 전역의 80%를 차지해 ‘산성(山城)’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매년 4월부터 눈꽃처럼 피어나는 유동나무 꽃이 하카인의 기억과 정신을 담아 먀오리의 대표적인 관광 특점입니다.
이탈리아 도시 운동 기구 ‘치따슬로(이탈리어: Cittaslow, 영어: Slowcity)’가 2016년 2월 먀오리에 위치한 난좡(南庄)과 산이(三義)를 ‘슬로시티’로 지정한 바 있는데 현재 먀오리는 타이완 전역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슬로시티가 있는 도시입니다. 슬로시티는 ‘느리게 살자’라는 뜻이고 전통보존, 지역민 중심, 생태주의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이 중 다양한 자연경관, 독특한 다민족 문화, 풍부한 지방 특산물을 갖고 있는 난좡은 ‘느림의 철학’을 잘 실천하는 매우 타이완다운 마을입니다. 또한 난좡에서 시작된 민간기구 인펀촌(어르신 마을-銀粉村) 환경 예술협회가 올해 타이완 위안다(元大)금융홀딩 및 위안다 문교기금회(공익재단)가 주최하는 사회 공익 '드림빅(Dream Big)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관광객들을 초청해 현지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의 속도를 늦춥니다.
인폰촌이란 어르신을 상징하는 ‘은(銀)'자, 즉 실버색, 그리고 아이처럼 천진한 마음을 뜻하는 ‘분(粉)’자, 즉 분홍색의 합칭입니다. 인폰촌 협회는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는 난좡에서 예술창작을 통해 어르신의 순수한 마음을 깨웠습니다. 한국에 블랙핑크가 있다면 타이완에는 실버핑크가 있습니다. 지난 6월 29일에 열린 드림빅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인펀촌 협회 이사장 황샹링(黃湘凌), 사무국장 류잉화(劉英華)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인펀촌(銀粉村) 환경 예술협회 이사장 황샹링(黃湘凌, 좌)과 사무국장 류잉화(劉英華, 우) - 사진: 안우산
아이가 자라서 친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 황 이사장은 “연세가 높은 어르신들이 손이 떨리고 눈이 잘 안 보여서 점을 찍는 식으로 그림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년은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올해는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호박 작품을 주제로 하고 현지의 풍경, 랜드마크, 특산물과 결합해 난좡의 예술문화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해진 주제가 있지만 작품마다 어르신들의 성장 경험과 생활 흔적이 묻어있습니다. 황 이사장은 “어르신들에게 간단한 방향만 알려주고 창작 주제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작품은 어르신의 마음속에서 보내는 메시지로 단순한 명작 모사와는 전혀 다른 감정과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每個創作出來的東西,都是他們內在發出來的一個訊息,
如果只是模仿名畫,情感不會在裡面, 那個生命力就不一樣了。」
그런데 8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은 과연 어떻게 창작하기 시작한 건가요? 황 이사장은 수업이 막 시작되었을 때 어르신들은 항상 “괭이밖에 쓸 줄 모른다”면서 화필을 잡을 것조차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 공부는 커녕 일찍부터 일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협회는 학교와 같은 공간을 제공하며 어르신들이 공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했습니다. 황 이사장은 다음 단계의 목표는 어르신들을 진정한 예술가로 만들어내어 그들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我們給他們圓的第一個夢,就是讓他們實現上課的夢想;
現在第二個夢想是讓他們變成真正的藝術家,讓他們的畫作被更多人看見。」
협회측은 정기적으로 패션쇼,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여 어르신들이 작품에 대해 발표할 기회를 갖게 합니다. 예술을 통해 어르신들은 드디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고 스스로를 위해 살 수 있습니다. 황 이사장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예술치료의 일환으로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고 어릴 적의 기억이 힘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최대한 좋은 쪽으로 이끌며 감정의 탈출구를 대신 만들어준다”고 밝혔습니다.
「畫畫在很多程度上具有穩定情緒的作用,讓他們有一個分享的出口,
雖然小時候是很辛苦的,但也有甜蜜的時候,我們會導向正向的方向。」
이어 타이중(台中) 출신, 난좡으로 이주한 류잉화 사묵국장은 “앞으로는 학교, 미술관, 도서관 등과 협력해 예술 프로젝트를 계속 확대시키고 전 세계 예술가와의 교류를 촉진할 것”이라며 “늙었다고 해서 쓸모없는 것은 아니고 예술은 세월에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습니다.
「年紀大了不是老了、沒用了,
我們透過藝術讓更多人知道,變老可以提升自己生命的厚度。」
보는 관객에서 하는 예술가로 탈바꿈한 어르신들의 작품 속에서 깊은 연륜이 느껴집니다.
또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은 하카 어르신뿐만이 아닙니다. 보통 하카인의 마을이라 생각되는 난좡은 타이완의 다민족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카인, 원주민 싸이샤족(賽夏族)과 타이야족(泰雅族), 어르신들을 동반하는 신이민(新移民). 그들 모두 인펀촌 협회에 모입니다. 황 이사장은 “원주민의 작품은 독특한 색깔이 많이 사용되고 신이민의 작품은 동남아시아의 특색을 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되고 하루종일 앉아서 멍때리기만 해도 상관없고, 난좡은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명실상부한 슬로시티입니다.
한편 같이 드림빅(Dream Big) 프로젝트에 선정된 신베이시 핑시(平溪) 륭안(龍安)마을 발전협회도 지방 발전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핑시 륭안마을 발전협회 이사장 우밍셴(吳明賢)은 “15살 때 선택의 여지가 없어 핑시를 떠났다”며 “도시는 당기는 힘이 있고 농촌은 밀어주는 힘이 있어 농촌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도시로 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베이에서 배운 것으로 팡시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각종 행사를 거행해왔고 고향사람이 선택권을 갖게 해주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我那時候沒得選擇,好像城市有個拉力,家鄉有個推力,不停把你往外推,
你不出去都不行,我覺得現在應該要有選擇,這是我在做的事情。」

핑시(平溪) 륭안(龍安)마을 발전협회 이사장 우밍셴(吳明賢, 우1)과 현지 어르신들 - 사진: 안우산
핑시이든 난좡이든 타이완의 작은 마을들은 청년층이 유실되는 현실을 직면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땅, 혹은 제2의 고향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예술활동, 관광발전, 지역 문화 활성화를 통해 타이완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핑시에 가시면 천등 날리기를 체험하고 마을발전협회에 들어가서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천등 장식품들을 관람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핑시에 여러 번 방문하셨다면 어르신들의 작품으로 가득찬 먀오리 난좡으로 떠나는 게 어떠실까요?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國際雙慢城,苗栗觀光旅遊網。
2. 銀粉村環境藝術協會。
3. 嘻哈平溪。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