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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있는 황금의 삼각지대’ 타이완 첫 번째 권촌(眷村), 중전신촌(忠貞新村)

  • 2023.03.29
랜드마크 원정대
중전신촌 문화단지에 있는 이역이야기관(異域故事館) - 사진: 중전신촌 문화단지 페이스북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이번주부터 함께 떠날 곳은 외국분들이 타이완에 와서 첫 번째 도착한 도시, 타이완 국제 공항이 소재하는 타오위안(桃園)입니다. 신베이시 아래에 위치한 타오위안은 청나라 시절 때 개발이 시작되었고 당시 복숭아꽃, 한자어로는 도화를 많이 심어 ‘도원’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타오위안은 타이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직할시입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미얀마와 태국에 남아있던 중화민국 군인, 이른바 고군(孤軍)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고군들이 미얀마에서 철수한 후 타이완에서 정착한 곳, 타오위안 중전신촌(忠貞新村)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949년 장제스 정권을 따라 타이완으로 온 약 200만 명의 군인과 그들의 가족을 정착시키기 위해 1950-1960년대에 중화민국 정부가 300여 개의 외성인 마을 ‘권촌(眷村)’을 건설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권촌은 바로 중전신촌입니다. 명칭 중 ‘신촌’이 들어가는 마을은 거의 모두 권촌인데요. 지난달에 소개해 드린 ‘화난신촌’은 군인이 아닌 비교적 특별한 문인권촌입니다. 

1953년 태국으로 이주한 군인 외 나머지 고군 모두 타이완으로 철수했습니다. 총 만여 명의 고군은 조국에 충정을 다한다는 의미를 지닌 ‘중전(忠貞)부대’에 편성되었고 타오위안 룽강(龍岡)에 있는 중전신촌에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중국 윈난(雲南) 출신인 고군들이 윈난의 전통요리, 문화, 풍습, 언어 등을 타이완으로 들여와 곳곳에 윈난 특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전신촌은 ‘윈난촌(雲南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또한 미얀마, 라오스, 태국의 접경지대는 ‘황금의 삼각지대’라 불리는 것처럼 룽강은 타오위안의 3개 지역인 중리(中壢), 핑전(平鎮), 바더(八德)에 위치해 ‘매력있는 황금의 삼각지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중전신촌 문화단지 - 사진: 안우산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 중전신촌과 같은 마을은 지어진 지가 오래됐고 어느 정도 안정상의 위험이 존재했는데 중화민국 국방부와 지방정부가 권촌 개건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해당 정책으로 중전신촌은 2004년 철거되어 주상복합건물로 개건되었고 주민들은 국민주택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중전신촌 옆에 있었던 성당과 유치원도 원래  재건하기로 했는데 뜻있는 인사들의 노력으로 권촌 문화를 살리는 ‘중전신촌 문화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현재 단지에 고군을 기념하는 광장 및 공원, 윈난 요리를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교실, 윈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민속박물관, 그리고 2022년 개관한 ‘이역이야기관(異域故事館)’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이역이야기관의 창립자 왕건선(王根深)이 미얀마 화교로서 15살 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공산당에게 대항하는 ‘광우부대(光武部隊)’에 가입했습니다. 1979년 타이완으로 이주해 중전신촌에서 정착하게 된 그는 점차 잊혀진 고군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이역이야기관의 창립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왕건선 관장은 안내했을 때 “어떤 전쟁도 결코 위대하지 않고,  어떤 전쟁도 결코 찬양할 가치가 없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무기상들은 더 많은 무기를 팔기 위해 여전히 무기를 생산하며 정치인들은 권력을 쥐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추구하는데 전란에 고초를 당한 백성들은 폐허 속에 자신의 아이와 가족을 찾기만 할 수 있다”며 전쟁의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언급했습니다.

밖에서 보면 이역이야기관의 첨탑과 부채꼴 이미지가 매우 눈에 띄는데요. 이는 과거 고군이 미얀마 불교 사찰에서 피신했던 모습과 불교의 수호신 공작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시관 바닥에서 많은 탄피와 지뢰가 전시되어 있는데 만약 지뢰를 잘못 밟으면 큰 소리가 날 것이고 언제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전쟁의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관람하면서 당시 고군들이 고립무원한 처지를 체험할 수 있고 전쟁의 잔인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군의 비장한 이야기를 듣고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죠. 다음에는 황금의 삼각지대 특색요리를 많이 맛볼 수 있는 중전시장으로 이동하시죠. 원래 중전신촌 근처에 시장이 없었고 주민들은 장보러 멀리 있는 시내에 가야 했는데 숭잉(宋英) 이장(里長)의 건의로 주민들은 스스로가 심는 작물을 팔기 시작했고 중전시장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민 외에 권촌에 살지 않는 본성인도 중전시장에 자주 가는데 외성인과 본성인의 교류를 촉진시키는 데 중전시장은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제가 대학교 때 학교봉사단과 함께 고군이 정착한 곳, 태국 도이매쌀롱(Doi Mae Salong)에 한 달 동안 가봤는데요. 당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려고 현지조사를 많이 진행했고 윈난, 태국, 미얀마의 특색요리도 마음껏 먹어보았습니다. 민박 바로 옆에 아침 시장이 있는데 가장 신선하고 다양한 요리를 먹고 싶으면 아침 6시반에 일어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요리를 사기 위해 아침 6시에 눈을 뜨자 양치와 세수를 하지 않고 직접 시장으로 달려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도대체 무슨 요리가 이렇게 매력이 있는가요? ‘매력있는 황금의 삼가지대’만큼 고군들이 들여온 음식들은 참말로 매력이 넘치는 미식입니다. 다행히 중전시장에서 이 미식들을 거의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태국 도이매쌀롱(Doi Mae Salong) - 사진: 안우산

중전시장에 들어가면 미간(米干)이라고 적혀있는 간판들이 눈에 띌 수 밖에 없는데 윈난에서 미간, 미셴(米線), 바바쓰(粑粑絲) 등 쌀로 만들어진 국수 요리가 많이 유명합니다. 제작 과정에 따라 국수의 모양, 굵기가 다르고 식감도 다릅니다. 넓적한 미간은 비교적 탄력이 없고 다른 국수보다 살짝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미셴은 가늘고 둥글둥글해서 식감이 가장 부드럽습니다. 마지막 바바쓰는 가늘한 미간으로 이해하시면 되고 보기에는 베트남국수와 비슷하고 식감이 좀 더 쫀득쫀득합니다. 국물의 경우 가게 마다 다 다르지만 대체로 돼지뼈와 간 돼지고기 조림(肉燥, 러우짜오)을 넣어 곤 곰탕이고 가끔 토마토도 넣습니다. 다음에 곰탕에 돼지 간, 얇게 썰은 고기, 계란을 넣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 취향에 따라 고추, 신 백김치처럼의 쑤안차이(酸菜), 레몬을 추가하고 식욕을 돋우는 국수 요리가 완성됩니다! 

문화단지 옆에 거리를 가득 메운 중화민국 국기의 물결을 볼 수 있는 ‘라오왕미간집(老旺米干店)’이 있는데 가게주인 라오왕이 평균 매년 10만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430만 원, 2023/3/20 기준)의 비용이 들고 국기 물결을 유지합니다. 사장님의 애국심으로 국기집(國旗屋)이라 불리는 미간집은 문화단지의 핫플레이사가 되었습니다.


국기집(國旗屋)이라 불리는 라오왕미간집(老旺米干店) - 사진: 안우산

한편, 타오위안시청이 2011년부터 매년 4월에 미간축제를 개최하며 올해 축제는 4월 22일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미간을 해먹을 수 있고 다양한 윈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완더우펀(碗豆粉)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완더우펀은 완두로 만들어진 요리인데 한국 반찬 도토리묵무침과 매우 비슷합니다. 완더우펀은 응결되기 전에 죽처럼 생기고 이때 시더우펀(稀豆粉)이라고 불리며 미간이나 미셴을 넣어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응결된 후 젤리처럼 탄력이 생기고 고추기름, 식초, 마늘기름, 깨, 땅콩가루 등 조미료를 추가하면 군침을 삼키게 하는 향기가 날 것입니다. 듣기로는 매우 자극적인 맛이지만 신기하게 입에 넣으면 매우 부드럽고 입맛이 당깁니다. 시고 매운 요리를 좋아하시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완두로 만들어진 완더우펀(碗豆粉)은 한국 반찬 도토리묵무침과 매우 비슷하다. - 사진: 안우산

고향을 잃어버린 고군들은 이역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을 겪었고 비록 조국을 되찾을 수 없지만 바다를 건너 타이완에서 아름다운 제2의 인생을 펼쳤습니다. 중전신촌 문화단지에서 고군의 이야기, 그들의 고향 음식과 문화를 살릴 뿐 아니라, 고군들의 정신을 우리에게 전승하고 역사를 잊으면 결코 안된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세계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빨리 가라앉고 생명을 경시하는 비극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忠貞新村文化園區。
2. 蔣彤雲,「異域故事館訴說戰爭 王根深:沒有一場戰爭是偉大更沒有一場戰役值得歌頌」,亞太新聞網。
3. 謝振寶,「異域故事館保存「異域孤軍」的悲壯歷史」,工商時報。
4. 國旗屋,桃園觀光導覽網。
5. 張哲生,「國民政府遷台後蓋的第一座眷村,你知道在哪裡嗎?」,關鍵評論網。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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