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월요일 6월 10일은 춘절, 중추절과 더불어 타이완의 3대 명절로 꼽히는 단오절입니다. 단오절을 맞아 타이완에서는 내일 8일부터 10일까지 연휴를 보내는데, 단오절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는 단오절과 관련된 노래 3곡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오절은 애국시인 굴원(屈原)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 왔습니다. 굴원은 중국 전국시대의 초(楚)나라 사람입니다. 그는 간신들의 모함으로 관직을 박탈당한 뒤 자신의 결백과 지조를 보이기 위해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는데 그날이 양력 5일 5일 단오절이었습니다. 그 후로 해마다 굴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제사를 지냈는데 이것이 단오절의 유래라고 합니다.
굴원의 고사를 모티브로 한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타이완 출신의 실력파 여가수 차이친(蔡琴)의 <굴원>이라는 노래입니다. 1957년 생으로 올해 67세인 차이친은 22살이던 1979년에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1990년대 중반까지 타이완과 홍콩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벨벳처럼 부드럽고 매끈해서 ‘벨벳 디바’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차이친이 1983년에 발표한 6번째 정규앨범 《어젯밤의 불빛(昨夜之燈)》에 수록된 <굴원>이라는 곡은 가사에 “사람들은 당신이 외로운 시인이라고 해요(他們說你是一個孤獨的詩人)/ 사람들은 당신이 우울한 영혼이라고 해요(他們說你有一顆憂鬱的靈魂)/ 멱라수에서의 세월은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외로운 걸까요?(汨羅的歲月是否像我所想像的那般寂寥)/ 물속의 당신의 마음은 천천히 헤매는 물고기와 같나요?(是否水中你的心思像一尾魚緩緩徘徊)” 등 내용이 나오며 작사가 천원링(陳文玲)의 굴원에 대한 숭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곡입니다.
차이친(蔡琴) - <굴원(屈原)>
또, 음력 5월 5일 단오날 하면 떠오르는 사랑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백사전(白蛇傳)입니다. 백사전은 중국의 4대 민간고사 중 하나로,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해 인간 세상으로 놀러 온 흰뱀요괴 백소정(白素貞)이 젊은 서생 허선(許仙)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함께 지내지만, 결국 법해(法海)라는 고승에게 들켜 뇌봉탑에 봉인 당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백사전은 중국의 대표적 고전으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꾸준히 각색되어 왔는데, 이 중 1992년 방송을 시작한 ‘신백낭자전기(新白娘子傳奇)’라는 타이완 드라마는 타이완과 중국에서 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드라마의 국내외 흥행과 함께 드라마의 주제가 <천년을 기다려(千年等一回)>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천년을 기다려>는 ‘OST장인’으로 1980년대, 1990년대 중화권을 풍미했던 타이완 원주민 여가수 가오성메이(高勝美)가 불렀습니다. 이 노래는 천년을 수련한 백사 백소정이 전생에 유생 허선의 구명지은(救命之恩)에 보답하기 위해, 인간의 형상이 되어 속세로 내려와 허선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는 드라마의 스토리에 맞춰 제작한 곡이며, 2019년 새롭게 리메이크된 드라마 ‘신백낭자전기’에서는 여주인공을 맡은 쥐징이(鞠婧禕)가 불렀으며 오프닝곡으로 사용됐습니다.
가오성메이(高勝美) - <천년을 기다려(千年等一回)>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단오절 관련 노래는 타이완의 뉴웨이브 영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감독 허우샤오시엔(侯孝賢)의 ‘연연풍진(戀戀風塵, 1987)’, '희몽인생(戲夢人生, 1993)’ 등에 음악을 맡은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천밍장(陳明章)의 <단오를 축하해(慶端陽)>라는 노래입니다.
<단오를 축하해>는 천밍장이 왕밍훼이(王明輝), 천주훼이(陳主惠), 린웨이저(林暐哲) 등 음악인들과 함께 결성한 음악그룹 블랙리스트 (黑名單工作室)가 1989년에 발표한 첫 앨범 《미친 노래(抓狂歌)》에 수록됐습니다.
《미친 노래》는 가사가 타이완어로 된 노래 9곡으로 구성됐으며, 애절하고 구슬픈 멜로디에 삶이나 사랑의 애환을 그리는 슬픈 가사가 특징이었던 전통적 타이완어 노래의 패턴을 뒤집고 힙합, 포크, 록 등 다양한 스타일로 각종 민감한 정치적과 사회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뤘으므로 신타이완노래운동의 선구자로 여겨지며 지금까지 타이완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쳐 왔습니다. 이에 블랙리스트는 타이완의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 제30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특별공헌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앨범의 수록곡 중 몇 안 되는 ‘엄숙하지 않은’ 노래 중 하나로, <단오를 축하해>는 단오절에 사람들이 종즈(粽子, 고기찹쌀밥) 먹기, 용선경기 보기 등 다양한 풍습을 즐기며 단오절을 활기차게 보내는 정경을 묘사했습니다. 가사는 계속 듣다 보면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게 될 정도로 무척 생생하므로 단오절마다 이 노래가 저절로 생각납니다. 천밍장은 1990년 개인 앨범을 내서 다시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단오를 축하해>를 포함하여 오늘은 곧 다가올 단오절을 맞이하여 단오절과 관련된 노래 3곡을 소개해 봤습니다. 그럼 엔딩곡으로 블랙리스트의 <단오를 축하해>를 띄어드리면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블랙리스트 (黑名單工作室) - <단오를 축하해(慶端陽)>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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