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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아메이족 문화 보존 및 홍보에 전념해 온 '바닷가의 아이' - 수미언

  • 2023.06.30
멜로디 가든
타이완 원주민 가수이자 배우, 프로듀서 '수미언(舒米恩, Suming)' – 사진: 누농• 푸하이(Nunung Puhay 努儂•布海) 제공

어제 연예계소식 시간에 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타이완 원주민 영화 <태양의 아이들(太陽的孩子)>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마무리곡으로 영화 주제가 <포기하지 마(Aka Pisawad不要放棄)>를 띄어드렸는데,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는 이 노래의 가창자인 타이완 원주민 가수이자 배우, 프로듀서인 수미언(舒米恩, Suming)에 대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미언은 타이둥 아메이(阿美)족 출신이며 전체 이름은 수미언•루피(舒米恩•魯碧, Suming Rupi)입니다. 데뷔 20여 년 이래 음악 창작과 행사 참여를 통해 타이완 원주민 문화 보존 및 홍보에 전념해 왔습니다. 그는 2002년 원주민 친구 아신(阿新)과 ‘토템밴드(圖騰樂團)’를 결성하여 데뷔했고 모어로 음악 창작하기를 시작했으며, 2007년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악시상식 제18회 금곡장(金曲獎) 밴드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2010년에 수미언은 1집 《수미언(Suming)》을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전개했는데, 그는 이 앨범으로 제22회 금곡장 시상식에서 원주민 앨범상을, 인디음악 창작자를 대상으로 장려하는 이벤트인 제1회 금음장(GIMA, 金音獎) 시상식에서 최우수 앨범상과 라이브 퍼포먼스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태양의 아이들> 영화 주제가 <포기하지 마>로 타이완 최고 권위의 영화시상식 제52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다음해인 2016년에 제27회 금곡장 시상식에서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베스트송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는 또한 배우 신분으로 단편 TV 영화 ‘사방치기(跳格子)’로 제45회 금마장 신인배우상을 거두었습니다.  

두란산(都蘭山)을 배경으로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타이둥현 둥허향 두란부락(台東縣東河鄉都蘭部落)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미언은 ‘바닷가의 아이’라고 자칭하며, 부락 내 청소년의 문화 교육 강화를 위해 ‘바닷가의 아이’ 콘서트를 개최하여 청소년을 데리고 모어로 노래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콘서트 개최로 획득한 수입과 자원을 소속 부락의 청소년 문화 교육 훈련에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부락 사람에게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며, 동시에 아메이족 전통 문화를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해 수미언은 2013년 자신의 고향인 두란부락에서 타이완 최초의 원주민 음악축제인 제1회 ‘아미스 음악 페스티벌(阿米斯音樂節)’을 거행했습니다. ‘아미스’란 아메이족인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아미스 음악 페스티’에서는 타이완 각 원주민족 대표들이 호주, 일본, 모로코, 타히티, 투발루 등 국가에서 온 현지 원주민 대표들과 음악, 춤, 전통기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에 대해서 상호 교류를 진행합니다. 행사의 독특성과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미언은 상업적 후원이나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티켓 판매 수입에만 의존하며 이 행사를 열어 왔는데, 지금 아미스 음악 페스티벌은 이미 타이완 최대 규모의 원주민 음악축제가 됐고, 올해로 제6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 수미언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원주민 가수 중 하나로서 해외 공연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 남태평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한 바 있어 타이완 원주민 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원주민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는 수미언의 개인 정보에 대해서 소개해 봤는데, 이어서는 그의 대표곡 중 3곡을 골라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두란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別在都蘭的土地上輕易的說著你愛我)>라는 노래입니다. 수미언은 2010년에 1집 《수미언》을 발표하며 데뷔한 지 2년이 지난 2012년에 2집 《아미스(阿米斯Amis)》를 내놓았습니다. 《아미스》는 1집과 마찬가지로 아메이족어를 주요 언어로 쓰는 앨범이며, <두란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는 이 앨범에 수록된 유일한 중국어 노래입니다. <두란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는 제목을 보고 “사랑에 관한 노래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곡은 원주민 토지 강제 수용을 규탄하는 노래입니다. 2011년 1월, 교통부 관광국 동부 국가 풍경구 관리처는 두란부락의 성지인 두란비(都蘭鼻)를 개발하고 그 곳에 관광호텔을 세울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이 나오자마자 두란부락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하며 항의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고향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수미언은 항의운동에 참여하기는 물론, <두란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를 만들어내며 이 노래를 통해 이 사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노래의 일부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읽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別在都蘭的土地上輕易的說著你愛我

두란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

這份感情太過朦朧,我還不能夠承受

이 감정은 너무 몽롱하여 나는 아직 감당하지 못해

別在海洋的土地上輕易的說你愛上我

바다의 땅에서 쉽게 나를 사랑하게 된다고 말하지 마 

在破壞來臨之前,先別說出口

파괴가 들어닥치기 전에 말하지 말아줘

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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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수미언의 대표곡은 <포기하지 마(Aka Pisawad不要放棄)>입니다. <포기하지 마>는 원주민 영화 ‘태양의 아이들’의 주제가로 수미언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곡입니다. 이 곡은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하나는 모어, 즉 아메이족어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한어(漢語), 즉 중국어 버전입니다. 수미언은 이 노래로 금마장 주제가상과 금곡장 올해의 베스트송상을 획득하였는데, 원주민 노래가 금마장 올해의 베스트송상을 수상한 것은 <포기하지 마>가 처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원주민 음악의 중대 이정표로 여겨져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이 곡의 모어 버전에 첨부된 중국어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no tala’ayaw 如果生命繼續向前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mafohat ko lalan a misi’ayaw 總能看到前方的路會開

언젠가 앞길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야

ano tala’ayaw 如果生命繼續向前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tatiih to , fancal to , sahto nga’ayay 不論遇到壞的、好的,都是值得經驗的

향후 닥치게 될 일은 나쁜거든 좋은거든 다 경험할 가치가 있을 거야

aka sawaden ko tileng 不要放棄自己

나 자신을 포기하지 마

o olip caay ka mi liyaw patatikol 生命不會重來

인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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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수미언의 노래는 <오랜만이야(Halafinto caay ka sasoaraw kita好久不見了)>입니다. <오랜만이야>는 수미언의 정규 5집이자 가장 최근의 음악 작품인 《가창자(O Milaladiway 詠歌者)》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수미언이 코로나 팬데믹 동안 작성해 놓은 노래들을 수집하여 2022년 1월에 발표한 앨범 《가창자)》는 마지막 수록곡 <다 지나갈 거야(Mamalakowit 都將過去)>를 제외하고 모든 노래는 아메이족의 전통 음창(吟唱) 방식인 ‘호 하이 얀(ho hai yan)’을 사용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 방식으로 만든 노래는 가사가 구체적인 의미가 없는 허사(虛詞)로 이루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듣는 사람은 스스로 노래에 의미를 부여해도 됩니다. 수미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취자가 꼭 들어줬으면 하는 노래”로 <오랜만이야>를 선택했으므로 이 노래를 방송 엔딩곡으로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수미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말이 떠올립니다. 아메이족어를 알아듣지 못해도 수미언의 진지한 노랫소리에 늘 감동을 받고 가슴 뭉클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 멜로디가든 방송에 수미언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는데, 그럼 엔딩곡으로 수미언이 부른 <오랜만이야>를 띄어 드리면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옥순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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