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멜로디가든 시간에 저는 타이완 원주민 루카이(魯凱)족 출신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가오로우언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해 봤는데,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는 제가 청취자분께 소개해드리려고 할 음악인도 원주민족 출신인데요. 바로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이완의 남성 2인조 음악그룹인 동력화차(動力火車, Power Station)입니다.
동력화차는 루카이족과 비슷한 문화를 가진 파이완(排灣)족 출신인 유추칭(尤秋興)과 엔즈린(顏志琳)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핑둥(屏東)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에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같은 취미로 인해 친구가 되었습니다. 20대 초반에 두 사람은 ‘처남합창단(處男合唱團)’을 구성해 펍(PUB)에서 노래 부르기를 시작했고, 이후 그룹명을 여러 번 바꾸다가 ‘Power Station’이란 영어 이름으로 번경한 후 지금까지 사용해 왔습니다. 그들은 1996년 왓츠뮤직(What's Music, 上華唱片)에 발탁돼 ‘동력화차’라는 중국어 그룹명을 얻고 이듬해 1997년에 1집 무정한 러브레터(無情的情書)를 발행하며 데뷔했습니다.
동력화차는 데뷔한 지 26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규앨범 9장, 미니앨범 1장을 발표하며 타이완 최고 권위의 음악시상식 금곡장(金曲獎) 최우수보컬그룹상 후보에 9번이나 올랐으며 1번 수상했습니다. 그들은 이미 50대를 넘었음에도 목소리는 여전히 우렁차고 호소력 있으며, 매번 콘서트를 개최할 때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며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주 유튜브 채널에 다른 가수의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을 올리는데, 최근에는 한국 노래도 도전하며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국 대세 신인 걸그룹 뉴진스의 ‘Ditto’라는 노래 전곡을 불렀는데, 익숙하지 않은 언어여도 원곡의 감성을 살리면서 동력화차의 컬러를 녹일 수 있었던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어서 동력화차의 대표곡들에 대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동력화차의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노래 중 하나인 <중샤오둥로를 아홉 번 걸으며(忠孝東路走九遍)>라는 곡입니다. 중샤오둥로는 여러 세대 타이완인들의 추억을 담은 길입니다. 이 길은 1967년 타이베이시가 직할시로 지정된 후 타이베이시 정부가 중점적으로 개발했던 지역에 위치해 있으므로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는 타이베이인과 꿈을 쫓기 위해 고향을 떠나 타이베이로 올라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던 도로였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입법원, 행정원 등 정부기관들이 많이 설치돼 있으므로 민주화가 진행되던 시기인 1980년대 후반으로부터는 타이완인들이 시위나 퍼레이드를 자주 하는 길이 되기도 했으며, 오늘날은 젊은이들이 가장 즐겨 찾아가는 상업 지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타이베이의 발전 역사와 수많은 타이완인들의 이야기를 간직한 길로, 중샤오둥로는 타이완 가수들의 음악작품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동력화차의 <중샤오둥로를 아홉 번 걸으며>는 헤어진 연인과 자주 걸었던 길을 혼자 걷고 또 걸으면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동력화차가 팬의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노래입니다. 이 곡은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DailyView 인터넷 온도계(DailyView網路溫度計)’가 2023년에 통계하여 발표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력화차의 노래’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노래 가사의 일부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忠孝東路走九遍 중샤오둥로를 아홉 번 걸으며
腳底下踏的曾經你我的點點 발밑에는 나와 당신의 지난날들이 깔려 있죠
我從日走到夜 아침부터 밤까지 걸으며
心從灰跳到黑 내 마음은 회색에서 검은색으로 물들었죠
我多想跳上車子離開傷心的台北 날 슬픔게 하는 이 타이베이를 정말 떠나고 싶네요.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중샤오둥로를 아홉 번 걸으며>를 제치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력화차의 노래’ 1위에 등극한 <난 정말 잘 속아(我很好騙)>입니다. <난 정말 잘 속아>는 2021년에 발표된 9집 정규 앨범 《다 사랑 때문이야(都是因為愛)》의 수록곡으로, 한번 사랑에 빠지면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심지어 너무 외로워서 속임당하거나 이용을 당해도 사랑하고 싶어하는 남자의 심정을 묘사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가사가 공감될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 주연 남배우의 여자에게 이용을 잘 당하는 순진한 남자의 연기가 너무 생생하다며 팬들의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노래 가사의 일부를 번역해서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我很好騙 난 정말 잘 속아
對愛太渴望變成死穴 사랑에 대한 과도한 갈망은 약점으로 되어버려
所有防備 전부 대비를 해봐도
全都防不了孤單侵略 외로움의 침략을 막을 수 없어
隨便個誰 누군가가 나타나면
就迫不及待又掏心掏肺 또 쉽게 마음을 내줘버려
我 難道已寂寞到 渴望被騙 난 설마 속고 싶을 정도로 외로운 걸까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지난 3월 하순에 개봉된 타이완 드라마 《일하는 사람(做工的人)》의 영화판의 주제가 <우리 사이(我們之間)>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공사감독이자 작가 린리칭(林立青, 필명)의 동명산문집을 각색해서 만든 드라마로 건설노동자의 애환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판은 주로 건설노동자끼리의 우정과 건설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리고 영화판의 주제가 <우리 사이>는 아들이 집안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실은 유추싱과 엔즈린은 동력화차로 데뷔하기 전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하도 청소원 같은 알바도 한 적이 있고, 심지어 돈을 아끼기 위해 라면 하나를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의 어려움과 신산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그들이 영화를 위해 부른 <우리 사이>는 정말 마음에 와닿고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노래의 후렴부분의 가사를 번역해서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你和我之間 沒什麼可以省略 너와 나 사이에는 생략할 수 있는 게 없어요
歡笑或淚⽔ 想再回味⼀遍 웃음이든 눈물이든 다시 회상하고 싶어요
看你的側臉 哪怕些許的憔悴 너의 옆얼굴을 보면서 조금 초췌하게 느껴져도
只要想你還在⾝邊 就滿⾜⼀點 就放心一些 지금 네가 내 곁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난 만족하고 안심돼요
오늘은 원주민 파이완족 출신 타이완 남성 2인조 음악그룹 동력화차의 관련 정보와 대표곡들에 대해서 소개해 봤습니다. 그럼 마무리곡으로 동력화차가 부른 <우리 사이>를 들려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진옥순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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