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설 연휴가 끝나자 타이완 문학계의 최대 행사인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열린 2025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은 아시아 최대, 세계 제4대 국제도서전으로, 주제는 문학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고자 하는 ‘책을 통한 이세계(閱讀異世界, Follow Your Fancy in Reading)’입니다. 주빈국으로는 강한 소프트 파워를 지닌 이탈리아가 초청되었으며, 11명의 이탈리아 작가들이 타이완을 방문해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도서전 개막식 및 도서전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은 “문화는 나라의 뿌리이자 타이완의 영혼”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리위안(李遠) 문화부 장관도 문화는 반드시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야 하는데, 비록 문화부의 예산이 삭감되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지원하겠다며, 르네상스부터 네오레알리스모까지 주빈국 이탈리아의 문화가 타이완을 비롯해 전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올해는 특별히 이탈리아의 신세대 작가, 만화가, 일러스트 작가를 초청해 다양한 교류 활동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윈이(吳韻儀) 타이베이도서전기금회 이사장은 국제도서전을 통해 타이완은 따뜻함을 전하고 꿈을 키우는 문화대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파올라세(Paola Segh) 이탈리아 출판협회 국제관계부 주임은 이탈리아 도서를 적극 알리고 있는 출판협회는 아시아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타이완과의 보다 많은 교류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2025 타이베이국제도서전 메인비주얼 - 사진: 안우산
개막식 이후 라이 총통은 이탈리아 주빈국관, 문학전시구역, 타이완만화구역 등을 참관하며 총 48권의 책을 구입해 타이완 문학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습니다. 이 중 문학전시구역에서는 타이완어 작품을 직접 낭송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타이완만화구역에서는 출판사의 추천으로 남성 동성애 장르인 보이즈 러브(BL, Boys' Love)의 작품을 구매해 타이완의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부각시켰습니다. 타이완은 중화권 유일의 민주주의 국가로 100% 표현, 출판, 언론의 자유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은 문화 교류의 장으로서 타이완 문학을 세계와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5 타이베이국제도서전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성 동성애 장르인 보이즈 러브(BL, Boys' Love)의 작품을 구매한 라이칭더 총통 - 사진: CNA
일본 대표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 타이완 명MC 차이캉융 대담 🎤
올해 도서전에서는 총 1,000여 개의 행사가 펼쳐졌는데, 행사의 성과를 엿보려면 주최 측이 정리한 10대 코너가 좋은 기준인데요. 각각은 이탈리아 도서, 타이완 문학, 글로벌 작가,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베스트셀러 작가, 인플루언서, 다재다능한 연예인, 어린이책 대가, 그림책, 자녀교육입니다.
올해 도서전에서는 총 1,000여 개의 행사가 펼쳐졌고, 6일간 관람객 수는 57만 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전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성과를 엿보려면 주최 측이 정리한 10대 코너가 좋은 기준인데요. 지난 6일 열린 이 대담에서 두 사람은 막 타이완에서 출간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후키아게 기담(吹上奇譚)》을 바탕으로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2일 독감 합병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타이완 배우 쉬시위안(徐熙媛, 서희원)의 가까운 친구인 차이캉융은 이별에 관한 책 내용을 낭송하면서 여러 번이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최근에도 소중한 친구를 잃은 요시모토 바나나는 “나이가 들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등 나쁜 일만 생기는 것 같지만, 인생의 모든 만남은 마음의 꽃이 된다고 믿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차이캉융은 《후키아게 기담》의 후기를 인용해 아래 문구를 낭송했습니다. “그동안 겸손하고 열심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미 꽃밭이 되었다.”
차이캉융(蔡康永)과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 - 사진: Rti
다재다능한 연예인 코너도 큰 인기였습니다. 지난해 신곡 ‘금요일 밤’으로 재결합한 타이완 1세대 보이그룹 Energy의 멤버 토로(Toro)가 에세이집을 출판해 작가로 데뷔했는데요. 그는 도서전에서 신간발표회를 열어 가수에서 배우, 작가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또한 여러 편의 사진집을 출판한 배우 린위시(林予晞)도 도서전에 등장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린위시가 주연한 드라마 <한 연예 여기자가 죽은 후(死了一個娛樂女記者之後)>가 지난 9일 첫 방송을 하자 큰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는 작가 커잉안(柯映安)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연예계와 언론계의 어두운 내면을 다룬 8부작입니다. 지난 9일 열린 도서전 행사에서 린위시와 원작가는 소설 각색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다음 코너 소개에 앞서 좀 전에 언급한 Energy의 히트곡 ‘금요일 밤’을 띄워드립니다. 이 노래는 2024년 타이완의 대표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타이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후렴 부분에 16번 연속으로 쪼그려 앉는 안무가 특징입니다.
원나잇 스탠드 만화《T코의 섹스 여행》❤️
10대 코너에 포함되지 않지만 도서전 기간에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선 코너는 만화관인데요. 과거 방송에서 소개된 타이완 만화대상 금만장(金漫獎)의 수상작은 물론, 큰 팬덤을 갖고 있는 타이완 웹툰과 만화작품도 있습니다. 동시에 타이완-일본 만화 교류의 장이 마련되어 타이완 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려 했습니다. 독자는 사랑하는 만화가들을 직접 만나는 것 외에도 현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해 타이완 만화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완만화관 - 사진: 안우산
한편, 화제가 된 만화 행사가 있었는데, 바로 젊은 여성의 원나잇 스탠드를 주제로 한 타이완 만화《T코의 섹스 여행(T子%%走)》의 강연인데요. 만화가 구즈(穀子)는 취재를 위해 1년간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유흥업소를 방문한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T코의 섹스 여행》은 주인공 T코가 일본에 가서 데이팅 어플을 통해 낯선 남자와 섹스하는 이야기를 다루며, MZ세대의 원나잇 문화와 여성의 성욕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습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출판 6개월 만에 일본에서 출간되어 일본 SNS에서 관심을 모으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구즈는 강연에서 일본의 유흥업소를 사람들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이세계로 묘사했으며, 마치 올해 도서전 주제에 호응했습니다.

《T코의 섹스 여행》의 작가 구즈(우) - 사진: 안우산
성평등 의식이 대두되면서 여성의 성적 욕구에 대한 낙인 제거 운동이 한창이지만 잘못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남성은 대놓고 성적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여성은 안 된다는 전통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틀림없이 타이완 만화의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서전과 같은 큰 자리에서 성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자체가 큰 성과죠. 강연 후 Q&A시간에서 한 50대 독자는 이번 도서전을 통해 이 작품을 알게 되었고, 만화책을 사서 딸과 함께 읽으면서 올바른 성지식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구즈는 도쿄를 배경으로 한 제1권과 온천으로 유명한 아타미를 배경으로 한 제2권에 이어, 올해 출판 예정인 제3권은 교토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교과서 같은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여성의 성적 욕망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리는 《T코의 섹스 여행》은 타이완 만화뿐만 아니라 여성작가 연구 및 여성해방 운동의 연구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 도서전에는 한국 문학 관련 행사가 없지만 오는 6월 열릴 2025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은 타이완인데요. 이를 계기로 타이완과 한국 문학이 보다 많은 교류가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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