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오늘은 타이완 설 연휴의 셋째 날입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 외에, 9일간의 긴 휴가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아 타이완 문학계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며 색다른 새해맞이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중 문화부 산하의 타이완문학관과 타이완문학기지가 지난 14일부터 2월 25일까지 타이난과 타이베이에서 일련의 행사를 선보여 애서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설 기간 동안 두 박물관은 섣달 그믐날인 내일 28일과 정월 초하루인 모레 29일을 제외하고 모두 정상적으로 개관합니다. 음력으로 <포르모사 문학관> 새해 첫 방송인 오늘, 설 연휴에만 즐길 수 있는 문학 활동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타이완 유일 국가급 문학박물관 '타이완문학관' 📖
우선 타이난에 있는 타이완문학관은 타이완 최초의 국가급 문학박물관으로, 타이완 문학의 연구와 전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뱀의 해를 맞아 원주민 부농족(布農族) 문화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 ‘백보사(百步蛇)’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하이라이트인데요. 시민들은 해당 전시회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덕담이 적힌 한정판 춘련(春聯)을 받을 수 있고, 또 미션게임에 참여하면 푸짐한 선물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부농족 문화에서 신성한 존재로 숭배되는 백보사 - 사진: 타이완원주민족문화산업발전협회
서양인과 중국 한족이 타이완에 오기 훨씬 전부터 원주민은 이 섬에 살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문자 기록은 부재하지만 원주민의 신화, 전설, 종교, 역사 등이 구전되어 내려오며 타이완 문학의 프롤로그가 되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호랑이처럼 타이완 원주민 문화에도 숭고한 존재로 숭배되는 동물들이 있는데요. 앞서 언급된 백보사는 부농족뿐만 아니라 루카이족(魯凱族), 파이완족(排灣族) 문화에서도 신성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부농족 신화에서는 악령을 쫓고 마을을 수호하는 힘과 용기의 상징, 루카이족과 파이완족 신화에서는 비늘이 아름다운 유리구슬처럼 보여 권력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전통의상, 식기, 조각에는 항상 백보사의 토템이 있습니다. 추가로 백보사는 타이완 6대 독사의 하나로, 최근 몇 년간 서식지가 심각하게 파괴되어 타이완 정부로부터 멸종 위기에 처한 2등급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뱀의 해에 적합한 행사 외에도, 설 음식을 주제로 한 이벤트가 매련되어 있습니다. 홍아이주(洪愛珠) 작가의 음식 에시이집 《올드걸의 쇼핑 코스(老派少女購物路線)》에 수록된 글 〈성대한 튀김(隆重炸物)〉을 바탕으로 향기가 폴폴 나는 행사인데요. 오는 30일부터 2일까지 좋아하는 설 음식을 SNS에 공유하면 〈성대한 튀김〉에 나온 음식의 일러스트가 담긴 춘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새해 행사와 함께 선보인 기념 도장도 수장할 만합니다.
▲관련 프로그램:
포르모사 문학관 “인생의 맛은 곧 어머니의 손맛” 홍아이주(洪愛珠) 《올드걸의 쇼핑 코스(老派少女購物路線)》
할머니와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글로 담은 이 책은 음식문학이라고 하지만 실은 가족의 기억을 남기기 위한 기록물입니다. 〈성대한 튀김〉에는 외할머니의 특기 요리인 오징어튀김과 할머니가 가장 잘 했던 명절음식인 토란튀김(芋棗, 위짜오) 의 레시피가 담겨 있는데요. 저자는 해당 글에서 음식이 서구화되면서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언제든지 튀김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음식을 튀기는 것 자체가 성대한 가족 행사였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설과 같은 큰 명절에만 맛볼 수 있는 위의 두 가지 요리를 소개했죠. 또한 어머니의 요리 솜씨에 대해 저자는 “국제튀김대회가 있었다면 어머니는 분명 국가대표였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저자는 역시 튀김의 전문가입니다.
우선 첫 번째 요리 오징어튀김은 신선한 오징어에 전분가루를 입힌 후 약한 불에서 20초 동안 튀겨 건져내고 센 불에서 다시 튀기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설탕, 간장, 흑초, 파, 마늘, 고추, 고수, 참기름으로 만든 소스를 뿌리면 가족 마음을 사로잡는 오징어튀김가 완성됩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요리 토란튀김은 부유함을 의미하며 타이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명절 요리입니다. 먼저 토란 껍질을 벗기고 찐 후 설탕, 식물성 기름, 밀가루와 전분가루를 넣고 섞어 동그랗게 빚어 완자 모양으로 만듭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계란 노른자, 팥소 등을 넣을 수도 있지만 저자는 순수한 토란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소를 넣지 않습니다. 오징어튀김처럼 두 번 튀기면 완성합니다.

타이완 설 음식인 토란튀김(芋棗, 위짜오) - 사진: https://www.hucc-coop.tw/recipe/newyear/21988
저자는 튀김 과정을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큰 잔치로 묘사하며, 음식이 흰색에서 황금색으로 변하고 뜨거운 기름에서 튀기는 소리가 나는 것은 설날 분위기가 짙은 요리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튀김요리를 배우고 설날에 가족에게 요리를 해주면 반드시 이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며, 맛있는 튀김요리로 어른들의 입을 막고 결혼과 출산, 월급 등 곤란한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튀김요리를 소개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군침이 돌네요. 이어서 설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노래를 띄워드립니다.
일본식 건축 개조한 타이완문학기지 📖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 일본 식민지 시대 숙소를 개조한 타이완문학기지에서도 설 연휴 기간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문학기지의 모든 기념 도장을 엽서에 찍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엽서를 무료로 보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 따듯한 글로 새해를 보내자는 취지이죠. 뿐만 아니라 2월 1일과 2일에는 스페셜 가이드 서비스가 제공되며 모든 참여자에게는 기지 주변의 도시풍경과 역사를 주제로 한 보드게임이 증정됩니다.

타이베이에 있는 타이완문학기지 - 사진: 문화부
2014년 타이완문학관이 문학기지의 관리를 맡은 후, 국내외 작가들을 기지로 초청해 일주일에서 한 달간의 창작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인 최초로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를 수상한 양솽즈(楊双子) 작가도 지난 2021년 이곳에 머물며 창작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전시회, 북마켓, 공연을 통해 문학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문학과 대중 간의 거리를 좁히고자 합니다. 긴 연휴에 유서 깊은 건물을 방문해 문학의 매력을 맛보는 것이 새해를 시작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관련 프로그램:
양솽즈 《타이완 만유록》, 타이완 최초로 美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
최근 한국 정부가 주말과 설 연휴 사이 끼어있는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올해는 6일간의 설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되었죠. 타이완의 경우 1월 27일도 임시공휴일이지만 연휴가 끝나는 첫 토요일인 2월 8일은 대체근무일로 출근해야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연휴에 푹 쉬시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春蛇迎新慶豐年 臺文館、臺文基地2025新春活動開跑」,文化部。
2. 〈隆重炸物〉,洪愛珠。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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