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2025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은 타이완!

  • 2024.07.15
포르모사 문학관
2024 서울국제도서전의 타이완관 - 사진: 타이베이도서전 기금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하 서울도서전)이 지난 30일 막을 내렸지만 타이완 출판계는 벌써부터 내년 서울도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5 도서전의 주빈국은 타이완이기 때문입니다. 타이완이 해외도서전의 주빈국을 맡은 것은 2007년과 2018년 방콕국제도서전, 2012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이는 타이베이도서전기금회가 2008년부터 서울도서전에 ‘타이완관’을 설치하여 타이완문학을 한국 출판사와 독자들에게 적극 알린 덕분입니다. 올해 타이완관에는 역시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요. 타이베이도서전기금회 관계자는 “천쓰홍(陳思宏)의 소설 《귀신들의 땅(鬼地方)》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독자들이 어떤 책에 관심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내년 서울도서전을 계기로 양국의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타이완관의 추천작가는 그림책 작가 황이원(黃一文)인데요. 《동물원의 비밀(動物園的祕密)》, 《옛날 옛날 기차가 작은 섬에 왔어요(從前從前,火車來到小島)》, 《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討厭綠色毛毛蟲的王子)》 등 어른도 읽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마음속의 해답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동물원에 간 경험부터 타이완의 군사독재 시절인 백색테러까지… 황이원의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타이완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서울도서전에서는 대담, 낭독, 사인회, 개인 전시회 등 방식으로 한국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타이완관의 추천작가 황이원(黃一文, 좌)의 사인회 현장 - 사진: 타이베이도서전 기금회

최근 몇 년 동안 타이완과 한국 간의 문화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지난해 서울도서전에 참여한 타이완 출판계 관계자 수가 신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等一個人咖啡)》,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月老)》 등 소설 원작 영화의 흥행과 타이완 남배우 쉬광한(許光漢)의 인기 폭발로 많은 한국 독자들이 타이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타이완 출판사들은 서울도서전에 적극 참여해 타이완관에서 타이완문학을 홍보했습니다. 또한 쉬충마오 스튜디오(徐宗懋圖文館)가 지난해 서울도서전에서 《일제 조선 사진집 1910-1945》을 선보여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한국 출판업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타이완 독립출판사 콤마북스(逗點文創) 천샤민(陳夏民) 편집장이 지난해부터 번역가 천위루(陳雨汝), 사진가 랴오젠화(廖建華)와 함께 서울도서전을 찾아 취재하고 한국 독립출판사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는데, 인터뷰 내용은 지난 6월 출판된  《책을 만든 사람(做書的人)》에 수록되었습니다. 천샤민은 책 서문에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노래를 전혀 접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서울도서전에 들어가자마자 뜻밖에 막강한 에너지에 매료되었고, 눈앞에 펼쳐진 것이 사람이나 책이나 모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며, “특히 독립출판사 부스가 창의적인 전시 방식으로 한계를 넘은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천위루는 책 후기에서 “거의 모든 출판사가 인터뷰 과정에서 꼭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출판사를 차렸다고 말했는데, 이는 공동체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매우 소중한 정신”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콤마북스는 지난 6월 다시 서울도서전으로 가 한국 독립출판사의 두 번째 취재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향후 《책을 만든 사람》의 속편을 출판할 예정입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최근 양국 간 음악계의 교류도 굉장히 많은데요. 특히 요즘 타이완과 한국의 대표 인디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와 혁오가 콜라보하는 것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2년 전 타이완 신세대 여가수 9m88과 한국 프로듀서 수민(SUMIN)이 함께 제작한 노래 ‘sleepwalking’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 노래를 틀어드리겠습니다.

타이완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도서전은 서울도서전뿐만이 아닌데요. 지난 1일 시작된 제25회 중유럽 작가 독서의 달(Authors' Reading Month)도 타이완을 주빈국으로 하여 서로 다른 세대·성별·민족·문체를 가진 타이완 작가 31명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초청했습니다. 아시아나라를 주빈국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유롭 최대 문학축제로 꼽힌 작가 독서의 달은 한 달 동안 매일 두 차례씩 낭독회를 열어 주최국과 주빈국 작가가 함께 작품을 낭독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식행사 전 몸풀기로 타이완 작가 리앙(李昂)과 천쓰홍(陳思宏)이 지난 26일 프라하에서 열린 타이완문학 포럼에 참석해 타이완문학과 체코문학의 발전 비교, 중국 공산당이 타이완문학에 미친 영향, 각 문화에서의 ‘귀신’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우선 문학과 출판에 관해 리앙은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가 1980년대 타이완에 소개되었을 때 성, 권력, 정치를 다룬 작품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쳐 타이완 여성, 성, 권력에 관한 소설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천쓰홍은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을 엄격히 규제하는 정부가 여전히 있어 이야기의 힘이 막강하다고 믿는다”며, “타이완과 체코가 영원히 창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리앙 작가의 작품은 이미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타이완의 이야기를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귀신의 달’이라 불리는 음력 7월이 다가오면서 귀신에 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천쓰홍과 리앙의 작품을 보면 귀신을 묘사한 내용이 많은데요. 대표 작품으로는 과거 방송에서 소개해 드렸던 일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천쓰홍의 소설《귀신들의 땅》, 그리고 타이완 설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자 귀신들을 묘사한 리앙의 소설 《보일 수 있는 귀신(看得見的鬼)》 등이 있습니다. 리앙은 “여자 귀신은 자신한테 상처를 준 남자에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며, “여자 귀신 외에도 최근 남자 귀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독일에 정착한 천쓰홍은 “나치, 세계 대전, 베를린 장벽 등 중요한 역사를 가진 베를린에는 귀신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귀신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독일인들은 귀신을 전혀 믿지 않기 때문에 귀신도 존재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포럼 진행자도 자신은 귀신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귀신은 일종의 초자연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사람 마음이 외부로 투영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먼저 믿어야 존재할 수 있죠.


타이완 작가 리앙(李昂)과 천쓰홍(陳思宏)이 지난 26일 프라하에서 열린 타이완문학 포럼에 참석했다. - 사진: CNA

한편, 독서의 달 개막식에서 리앙은 무대에 오른 첫 번째 타이완 작가로, 228사건을 배경으로 한 그의 대표작 〈화장한 피의 위령제(彩妝血祭)〉를 낭독했습니다. 리앙은 행사 후 중앙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는 30년 넘게 참여한 교류 활동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타이완에 대한 중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느낄 수 있다”며, “30년 넘게 국제 문학 행사에 참여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많은 젊은 타이완 작가들이 이번 교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도서전과 같은 해외 교류활동을 통해 타이완문학은 국제 무대에 오르게 되어 더욱 많은 글로벌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기다리면서 방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劉郁葶,「作家閱讀月捷克邀31位台灣作家 李昂、陳思宏開講」,CNA。
2. 「首爾國際書展今開幕宣布 台灣將成為2025主題國」,TiBE台北國際書展。
3.  陳雨汝,《做書的人:探訪十家韓國獨立出版社快樂的生存之道》。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