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타이완인은 타이완책을 읽어야 한다!” 금정장(金鼎獎) 특별공로상 수상자 린원친(林文欽)

  • 2024.01.01
포르모사 문학관
2023 금정장(金鼎獎) 특별공로상 수상자인 린원친(林文欽) 전위(前衛)출판사 사장 - 사진: CNA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정 연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청취자 여러분들의 2024년 첫날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하네요. 오늘 이른 아침부터 타이완 곳곳에서 국기게양식이 열렸는데, 취주악대가 선보인 멋진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미니 중화민국 국기, 용 모양의 교통카드도 제공되었습니다.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2024년 첫 해돋이를 맞이했습니다.

2024년이 오기 전인 지난주 수요일(12/27) 타이완 출판업의 성대한 행사인 ‘금정장(金鼎獎)’ 수상식이  열렸습니다. 소설, 에세이, 시 등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 타이완문학상 금전장(金典獎)과 달리, 금정장은 중화민국 문화부가 주최하는 출판문화상으로, 과거 일 년 동안 뛰어난 성과를 보인 출판종사자들에게 상을 수여합니다. 잡지, 도서, 정부출판물, 디지털출판물 4개 부문으로 나뉘고 4개 부문의 심사위원들이 공동으로 특별공로상 1명을 선정합니다.

잡지 부문에는 인문예술상, 재정경제상, 아동 및 청소년상, 학습상, 생활상, 신잡지상(신인상), 특집보도상, 칼럼상, 촬영상, 편집장상, 디자인상, 도서 부문에는 문학도서상, 논픽션도서상, 아동 및 청소년 도서상, 편집상, 일러스트상, 번역상, 정부출판물 부문에는 도서상, 디지털출판물상, 잡지상, 디지털출판물 부문에는 디지털콘텐츠상, 디지털혁신상이 있습니다. 문학작품과 작가 외에 독자들이 비교적 접하기 어려운 편집자, 번역자,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출판종사자들을 위한 상은 적지 않습니다.

금정장 명칭 중에 ‘정’자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솥을 의미하는데, 옛날 중국에서 신에게 바치는 음식을 담는 예기(禮器)로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조상의 공덕을 기록하기 위해 정에 글을 새겨 놓기도 했습니다. 중국 주나라 시대에 군주만 9개 정을 쓸 수 있었는데, 사자성어 ‘일언구정(一言九鼎)’은 바로 여기서 비롯됩니다. 일언구정이란 한 마디의 말이 아홉 개의 정만큼 무게가 있고 값지다는 뜻으로 말에 위신이 있거나 약속을 잘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타이완의 역사, 문화, 지식이 담겨져 있고 9개 정보다 값진 출판물을 후세에 전한다는 취지로 금정장은 1976년 설립되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억눌렀던 출판의 자유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타이완의 출판업을 진흥시키도록 전면적인 상의 종목을 세워 우수한 출판종사자를 장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특별공로상은 전위(前衛)출판사 린원친(林文欽) 사장이 받았습니다. 린원친은 1982년 전위출판사를 설립해 중국문학이 아닌 타이완문학의 출판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독재정권 아래 출판의 자유가 부재함에도 불구하고 타이완 본토 작가, 반정부 인사, 민주화 운동가 등 당시 주류가 아니었던 작품을 잇달아 출판했습니다. 쟝펑졘(江鵬堅), 야오쟈원(姚嘉文), 쉬신량(許信良),  스밍더(施明德) 등 훗날 민진당 당대표가 된 여러 당외인사(黨外人士)의 저작, 그리고 1984년 중화민국 국방부와 협력한 폭력조직에게 살해당한 타이완계 미국인 작가 류이량(劉宜良, 필명 江南 쟝난)이 작성한 《장징궈 전기(蔣經國傳)》등도 전위출판사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출판사에 전위라고 이름 붙인 것은 진보적 사조가 타이완에서 뿌리를 내려 타이완인을 계몽하고 타이완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의도였습니다. 린원친은 도서출판을 민주화운동의 수단으로 독재정권에 용감하게 반항했습니다.


전위출판사 사장 린원친(林文欽) - 사진: CNA

타이완 본토의식이 담긴 작품을 대대적으로 출판한 후 린원친은 타이완어 문학의 출판에 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1945년부터 1980년대까지 실시했던 국어운동 때문에 타이완어, 하카어, 원주민어 등 사투리가 금지되었고 심지어 저속한 언어로 여겨졌는데요. 타이완인의 모국어를 되찾고 타이완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깨뜨리기 위해 린원친은 타이완어운동에 투신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타이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면서 관련 서적에 대한 욕구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출판의 자유가 보장됨에 따라 출판사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다양한 문화콘테츠의 등장도 출판업을 불황에 빠지게 했습니다. 더 이상 전위를 맡지 않은 전위출판사는 새로운 에너지가 시급히 필요했죠. 린원친의 아들 린쥔팅(林君亭)이 2006년 전위출판사에 입사했는데, 그의 첫번째 업무는 바로 《장징궈 전기》를 비롯한 명작의 재출판 계획이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책표지, 디자인, 광고카피, 마케팅 수단을 과감히 버리고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게 프로젝트를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어린 왕자》, 그림 동화 등 고전작품의 타이완어판을 출판해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지만 전위출판사의 정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전위란 기존의 관념이나 형식을 깨뜨리고 혁신적, 실험적인 행동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린원친은 〈버스(Verse)〉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남이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지만 남이 하면 되고, 남이 할 수 없거나 할 능력이 없는 일은 내가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출판업의 선구자로서 린원친은 앞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총 50권, 189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타이완문학을 집대성한 《타이완작가전집(台灣作家全集)》에 이어 현재 전위출판사는 타이완 정성공 시대부터 일본 식민지 시대까지, 총 100권이 있는 《타이완경전보고(台灣經典寶庫)》의 출판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기록한 책들은 후세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식의 바다가 될 것입니다.

금정장 시상식에서 시상자를 맡은 정원찬(鄭文燦) 행정원 부원장은 “린원친에게는 이 특별공로상이 많이 늦었다”며 “민주화 이전 설립된 전위출판사는 타이완문학을 진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린원친은 “이 상은 나에게 너무 늦게 온 것이 아니고 40년 넘게 해왔기 때문에 이 상을 받을 수 있다”며 “출판업은 ‘현명한 자’가 선택할 직업이 아니고 특히 최근 몇 년 간 출판업의 환경이 좋지 않아 모두의 관심, 응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국력은 바로 문화력”이라며 “타이완인은 타이완책을 읽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금정장 시상식에서 시상자를 맡은 정원찬(鄭文燦, 좌) 행정원 부원장이 린원친(林文欽, 우)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 사진: CNA

2024년 첫날, 저는 타이완문학의 독자로서 린원친의 정신을 이어받아 타이완 문학을 계속 사랑하겠습니다! 또 모든 타이완인이 타이완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타이완 문학을 많이 읽기를 바랍니다. 엔딩곡으로 타이완을 잘 대표하는 노래 ‘앞으로 나아간다(向前走)’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第47屆金鼎獎得獎名單今揭曉,林文欽先生獲特別貢獻獎」,金鼎獎。
2. 「第47屆金鼎獎頒獎典禮,持續挺出版,支持臺灣文化力的源頭」,文化部。
3. 郭振宇,「不能只有台灣意識,還要有『智識』:前衛出版社40年後依然『前衛』」,Verse。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