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10월 10일 내일은 중화민국 타이완 건국 112주년 국경일, 쌍십절(雙十節)입니다. 쌍십절을 맞이하여 타이완 곳곳에 중화민국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가 걸려 있고, 타이완 정부에서 주최하는 국기 게양식, 퍼레이드, 악대 공연, 불꽃축제, 드론쇼, 프로젝션 맵핑쇼 등 다양한 경축 행사가 넘쳐납니다. 올해 쌍십절은 ‘민주주의의 타이완, 지속가능한 회복력(民主台灣 堅韌永續)’을 주제로 타이완의 민주적 가치를 부각시킵니다. 저희 RTI 한국어 방송은 타이완 시간으로 내일 오전 10시부터 공식 유튜브를 통해 2023 쌍십절 행사를 생중계하며 청취자들과 이 특별한 날을 함께 보낼 예정입니다! (페이스북 링크/유튜브 링크)
올해 쌍십절 메인 비주얼은 미국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앨범 패키지 디자인상을 수상한 타이완 디자이너 리정한(李政瀚)과 위웨이(于薇)가 설계하며 쌍십을 의미하는 두 개의 한자 십(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이 서로 겹쳐지며 뻗어 나가고 마치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듯이 보입니다. 넓은 바다처럼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블루, 타이완 전통 사찰을 상징하는 레드, 그리고 ‘타이완 오페라’라 불리는 타이완식 연극 거자이시(歌仔戲)에 자주 사용되는 핑크 등 중화민국 국기에 있는 색상을 통해 타이완만의 미학을 선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국경일은 국가가 성립된 날을 의미하는데, 예상과 달리 중화민국은 10월 10일에 건국된 것이 아닙니다. 쌍십절은 1911년 10월 10일 청나라를 멸망시킨 신해혁명(辛亥革命)의 발단인 우창봉기(武昌起義)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창봉기가 일어난 후, 중국 각지에서 혁명 운동이 발생해 1912년 1월 1일 아시아 최초의 근대적 공화국인 중화민국이 성립되었습니다. 국가 건립에 대한 우창봉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화민국 정부는 10월 10일을 국경일(國慶日)로, 중화민국이 정식으로 건국된 1월 1일을 개국기념일(開國紀念日)로 지정했습니다. 타이완에서 서력기원 외에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민국기원(民國紀年)도 사용하는데, 계산할 때 서력기원에서 1911을 빼면 민국기원입니다. 올해 2023년을 예로 들자면, 2023에서 1911빼고 민국 112년입니다.
그러나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중화민국인지 타이완인지, 나라 정체성에 관한 이델올로기 대립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마잉주(馬英九) 전 중화민국 총통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 민진당이 중화민국 국경일을 영어 ‘타이완 내셔널 데이(Taiwan National Day)’로 번역한 데 대한 항의로 올해 국경일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경일행사준비위원회 화징췬(花敬群) 사무총장은 지난 2021년부터 사용된 영문 슬로건인 ‘타이완 내셔널 데이’는 대중의 호평을 받아서 올해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이라며, 중문 제목은 중화민국 112년 국경일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정치색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같은 날 천지엔런(陳建仁) 행정수반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경일은 온 나라가 단결하여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날로, 국민 모두가 참여해 중화민국 타이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과거 방송에서 소개해 드린 타이완 작가 주요우쉰(朱宥勳)은 ‘타이완 국경일’이 있다면, 타이완문화협회(臺灣文化協會, 이하 문협)가 설립된 10월 17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협은 타이완의 일본 식민지 시기인 1921년 10월 17일에 설립된 문화단체로 진보적인 이념과 가치를 전달하고 타이완인의 집단의식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의사 출신인 사회운동가 장웨이수이(蔣渭水), 일본 제국의회에 타이완의회 설치를 요구한 정치인 린셴탕(林獻堂)을 비롯한 타이완 지식인들이 타이완의 현대화와 사상계몽을 위해 일련의 사회운동을 펼쳤습니다. 타이난(台南)에 위치한 타이완 첫 국가급 문학박물관인 타이완문학관(臺灣文學館)에서는 문협의 정신을 이어나간다는 취지로 특별히 2003년 10월 17일을 개관일로 지정했습니다.
타이완이 일본 식민지가 되었던 1895년부터 마지막 한족(漢人) 무력 항일운동인 시라이안사건(西來庵事件)이 발생한 1915년까지 약 6600명 타이완인이 항일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수감되었습니다. 일본에서 현대교육을 받은 타이완 지식인들이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 윌슨(Woodrow Wilson)이 제시한 민족자결원칙 및 조선의 독립을 추구하는 3·1운동 등 글로벌 이슈에서 영향을 받아 무력봉기를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타이완의 정체성을 확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방식은 바로 타이완문화협회였습니다. 문협 창립총회에는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사자 직업을 비롯한 타이완 엘리트 1000여 명이 참여했는데, 교통이 불편했던 1920년대에는 매우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문협의 창립인인 장웨이수이(蔣渭水)는 의사의 시각을 통해 타이완을 환자로 여기며 당시 타이완의 병력을 작성했습니다. 타이완이 걸린 병은 ‘지식의 영양실조(智識的營養不良)’고, 치료방법은 ‘최대량의 정규교육, 학원교육, 유치원, 도서관’이었습니다(正規學校教育最大量、補習教育最大量、幼稚園最大量、圖書館最大量、讀報社最大量). 문협은 일간지 《타이완민보(台灣民報)》를 통해 역사, 법률, 경제, 공중위생 등에 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타이완 의회의 설립을 독촉했습니다. 또한 책,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타이완만의 문화를 형성시켰습니다.
타이완이라는 환자의 병력 상 직업란에 ‘세계평화 제일의 관문의 경비원(世界和平第一關的守衛)’이 적혀 있었는데요. 주요우쉰은 “세계평화를 자신의 소임으로 삼는 타이완인의 기백은 일본 식민지 시대를 관통했다”며, “억압에 시달렸던 시대는 오히려 타이완인에게 더 큰 포부를 갖게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치활동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문협은 설립 초기부터 타이완섬 내외 사회운동가의 거점이 되었고 회원은 개인 명의로 사회운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세계의 관점으로 타이완을 재해석해 타이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1920년대든 2020년대든 타이완해협의 평화는 곧 세계평화입니다. 100년이 지나도 타이완인의 정신은 변함없습니다.
엔딩곡으로 타이완 개그맨이자 가수 강강(康康)의 노래 ‘해피 버스데이(快樂鳥日子)’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중화민국 타이완, 생일 축하합니다! 내일 오전 10시 국경일 특별 생방송에서 뵙겠습니다. 또한 수요일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에서는 타이중(台中)에서 열리는 국경일 불꽃축제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馬英九拒參加國慶大會:Taiwan National Day臺灣國慶日「是偷渡臺獨」…籌委會這樣說」,今周刊。
2. 朱宥勳,<如果台灣將有一個國慶日:「文協」的誕生及其意義>。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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