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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인류의 수요에서 비롯된 타이완 요괴문학!

  • 2023.08.14
포르모사 문학관
타이완문학관에서 열린 타이완 요괴문학 특별전시회 - 사진: 타이완문학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이번주 수요일은 바로 귀신의 달(鬼月)이라 불리는 음력 7월 1일입니다. 최근 몇 주 동안 <랜드마크 원정대>에서 계속해서 타이완의 전통 요괴 ‘모신아(魔神仔)’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주로 산지와 구릉지로 구성된 타이완에는 예로부터 다양한 요괴전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전설들은 구전, 글자, 그림 등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져 왔고 타이완의 독특한 요괴문학을 구성했습니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타이완 첫 국가급 문학 박물관인 타이완문학관(臺灣文學館)에서 열린 타이완 요괴문학 특별전시회가 타이완의 요괴전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좋은 시작입니다. 전시회가 끝난 지 꽤 오래됐지만 타이완문학관의 홈페이지에서 언제나 전시내용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해당 전시회를 바탕으로 타이완의 요괴문학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세계 무대에 오르기 전에 대륙의 변두리에 위치한 타이완은 탐험가들의 눈에 매우 신비롭고 기이한 미개지였습니다. 원주민들이 타이완 섬의 첫 주민으로서 8,000년 동안 아름답고 풍부한 문화를 보유하지만 문자 기록의 부재로 정확한 자료를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 타이완에서 요괴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타이완 원주민이 아닌 섬 밖에 있는 사람들에서 비롯된 겁니다. 

대항해시대에 들어 이 작음 섬은 점차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때 요괴전설들이 대부분 중국 관리나 외국인 여행자의 기록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타이완 현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엽기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어 쉽게 과장하거나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6-17세기 타이완 요괴에 관한 기록들은 외국인의 상상에서 기초해 중국이나 서양 나라의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또한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미지의 땅에 대한 궁금증이 상상력으로만 채워질 수 밖에 없었고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당시의 이야기들은 늘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심지어 타이완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여전히 소문에 의거해 여행기를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포르모사’라고 불리던 타이완은 요괴로 가득찬 신비스러운 섬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외래문화가 세상과 떨어져 있던 이 작은 섬에 들어오면서, 타이완 원주민의 문화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타이완의 대표 요괴 모신아에 관한 전설이 원주민 사이, 중국에서 타이완으로 온 한족(漢人) 사이, 그리고 중국 푸젠(福建)에서도 전해진다는 것은 바로 좋은 예시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상무역의 활발로 인해 중국, 타이완, 일본, 베트남, 말레이사이 등지에도 비슷한 바다괴물의 전설이 존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민족들이 타이완에 정착하게 되어 현지의 문화, 민속 신앙, 생활 습관과 접목시키는 유일무이한 타이완의 요괴전설을 만들어냈습니다.  

타이완으로 온 이주민들이 가장 먼저 직면해야 할 도전은 지진, 태풍, 수해, 산사태 등 자연 재해인데요.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는 환경에서 사람들이 자연 재해를 귀신 또는 요괴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속에서 길을 잃게 되면 모신아가 친 장난으로 여기고, 지진이 나면 “땅속에 있는 소가 몸을 뒤친다(地牛翻身)”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념과 용어들은 오늘날의 타이완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연 재해를 설명하는 것 외에 귀신과 요괴의 존재는 인류의 수요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귀신은 죽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또는 살았을 때 이루지 못한 한에서 유래한다면, 요괴는 사람의 행위를 단속하기 위한 도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죠. 겉으로 보면 귀신과 요괴는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지만 실은 개인의 마음과 사회의 구조를 조율하는 윤활제입니다. 이러한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설명하고 사람을 안심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위를 단속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귀신과 요괴를 통해 한 사회의 문화, 생활 환경, 사고 방식 등을 알 수 있죠.

1980년대 민주화 이후 타이완을 중심으로 한 타이완 본위의식이 대두되면서 창작자들과 학자들이 타이완 요괴 문화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체계적인 연구와 다양한 작품들이 대대적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괴담 소설로 유명한 스마중위안(司馬中原, 사마중원)이 매우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군인 출신인 그는 국공내전에 참여한 바 있고 중화민국 국군에 따라 타이완으로 온 뒤 군대에서 홍보업무를 맡았습니다. 전역 후 주로 작가로서 활동하고 티비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심야 괴담(午夜奇譚)>이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괴담꾼의 이미지를 확립해 1990년대 군대 괴담의 풍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2013년 중원절(음력 7월 15일) 타이완 최대 마트 취안리엔(全聯)이 스마중위안을 홍보모델로 선정했습니다.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야 하는 이날에 사람들이 항상 마트에 가서 제물을 구입합니다. 스마중위안은 광고에서 과거 프로그램을 진행한 장면을 재현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환기시켰습니다. 또한 성씨 스마(司馬)의 발음과 비슷한 스마트(smart), 이름 중위안(中原)의 발음과 비슷한 중원절의 중원, 합치면 ‘스마트 중원절’의 광고 멘트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십여 년이 지나도 스마중위안은 여전히 타이완의 가장 대표적인 괴담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요괴에 관한 연구도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랜드마크 원정대>에서 언급한《모신아에 대한 인류학적 상상(魔神仔的人類學想像)》을 비롯한 연구들이 타이완 요괴 기록의 공백을 채웠습니다. 2015년 출판된 《타이완 요괴 연구실 보고(臺灣妖怪研究室報告)》도 매우 재미있는 작품인데요. 이 책은 동물도감처럼 타이완 요괴의 정보를 자세하게 나열하고 정교한 일러스트를 통해 요괴들의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모신아에 대한 인류학적 상상》의 작가 린메이룽(林美容) 교수는 타이완 중앙연구원이 발행하는 출판물에서 “우리가 타이완의 요괴전설을 문화자산로 활용해 타이완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전설과 이야기를 잘 간직해 후손에게 물려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 덕분에 타이완의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겠죠.

소설과 연구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음악, 연극 등 미디어를 통해 타이완 요괴의 이야기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타이완 헤비메탈 밴드 치토닉(CHTHONIC, 閃靈)의 3번째 앨범 ‘영겁윤회(永劫輪迴, Relentless Recurrence)’가 바로 타이완 괴담 ‘린터우 아가씨(林投姐)’를 주제로 제작되었습니다. 린터우 아가씨는 남편이 죽은 후 남편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결국 린터우(林投)라는 나무에서 목매어 자살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치토닉의 보컬이자 현 중화민국 입법위원 린창줘(Freddy, 林昶佐)는 “해당 앨범의 컨셉은 악귀가 복수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옛날 타이완의 사회상황을 부각시키는 데 있다”며, “중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타이완 현지인을 속이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린터우 아가씨처럼의 이야기를 많이 가져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엔딩곡으로 해당 앨범에 수록한 노래 ‘悲命格’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수요일에 방송될 <랜드마크 원정대>에서 계속해서 타이완 요괴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魔幻鯤島・妖鬼奇譚──臺灣鬼怪文學特展,臺灣文學虛擬博物館。
2. 鬼怪奇談,文學好臺誌。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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